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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호

dducksoi@etomato.com

쉽게 글쓰기
독자와 함께 하는 글쓰기 - '개요짜기'

2018-11-09 11:10

조회수 : 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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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독자와 함께 하는 글쓰기 입니다. 여섯번째 시간입니다. 오늘은 개요짜기를 함께 해요. 얼개라고도 하죠.
 
 
건물을 지을때 관찰해 보세요. 기초공사가 탄탄해야 합니다. 땅을 파는데만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한번 기초를 다지면 건물을 쌓아 올리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바닥공사가 오래 걸리고 나머지는 착착 진행되는 것입니다. 
 
 
글도 마찬가지 입니다. 기초공사. 개요를 잘 짜면 글을 쉽게 써내려 갈 수 있습니다. 한가지 기억하실 것.
글은 짓는 것이 아닙니다. 과거 글짓기라고 불렀었는데요. 글쓰기로 바꾼 이유가 있습니다. '글을 짓는다'라고 하면 글쓰기를 어렵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글을 쓰는 것. 정확히는 글을 써내려가는 것입니다. 
 
 
개요를 중심으로 글을 자신있게 써내려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생각을 마음껏 종이위에 뿌리십시오. 어색하거나 문법, 어법에 어긋난 부분은 퇴고에서 바로 잡으면 됩니다. 
 
"글을 어떻게 써내려가지? 일필휘지 말인가요?"
 
 
일필휘지. 어려운 개념의 일필휘지가 아닙니다. 짧은 문장을 계속 써내려 갑니다. 자기만의 생각을 담담하고 간결하게 써내려가면 금방 일필휘지가 됩니다. 그래서 개요가 중요합니다. 
 
 
"개요짜기가 글쓰기의 80%다"
 
 
움베르트 에코의 말입니다. 글을 쓰는 것은 실제 10% 밖에 되지 않습니다. 글감을 모으고 개요를 짜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나머지는 퇴고입니다. 
 
 
"아니! 글을 쓰는 시간이 그렇게 밖에 안된다고요? 글은 출산의 고통과 같다던데?'
 
 
 
 
 
맞습니다. 윤동주 시인은 '풍화작용'이라는 단어를 시에서 써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했다고 합니다. 너무 많은 고민을 해서 친구들이 괴로울 정도였다죠. 풍화작용을 대신할 수 있는 우리글을 찾지 못해 괴로웠다고 합니다. 
 
 
하지만 실제 글을 쓰는 시간은 많지 않습니다. 이는 작가들이나 기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색하고 생각하고 경험하는 시간에 비하면 아주 적습니다. 실제로는 준비하고 생각하는 시간이 실제 글을 쓰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주의하세요! 글을 쓰면서 쓸 것을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미 책상에 앉아 펜을 든 순간 80%는 다 쓴 것입니다. 축구공을 드리블 하듯이 툭툭 쳐나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무엇을 쓸 것이지 어떻게 쓸 것인지 뼈대를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삶이 곧 글을 쓰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글쓰기는 옮겨쓰기 정도. 물론 쓰면서 새로운 생각이 나오기도 합니다. 사유라고 부릅니다. 그것은 쓰기도 하고 다음번에 쓰기도 합니다. 쓰면서 다음에 쓸 글의 글감을 모으는 작업이죠.
 
 
"서론과 본론, 결론을 짜놓으면 너무 프레임에 갖히는 것 같아요.
쓰고 지우고를 몇번했는지..쓰다가 내용이 바뀌면 어떻하죠?"
 
걱정마십시오. 서론과 본론, 결론은 정해진 것이 아닙니다. 형태만 있습니다.
 
 
서론은 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힌트.
 
본론은 쓸 글의 자료와 논거. 그리고 반대 의견을 실어줍니다. 의견이 다른 사람의 말을 포용하면서 부정하는 것이죠. 씨름과 같은 원리입니다. 힘을 역이용해서 들어매치기.
결론은 여운을 주면서 마무리. 결론에서는 읽는 이가 생각을 하도록 화두를 던져주면서 끝냅니다. 
 
서론, 본론, 결론을 쓰다보면
 
 
"아차! 이건 결론에 들어가야 하는데!"
 
 
상관없습니다. 그냥 써내려가십시오. 지나간 버스에 미련을 가질 필요없습니다. 만약 서론에 넣을 내용을 결론에 넣어버렸다고 수정을 하면 안됩니다. 그러면 의도했던 글과 전혀 다른 내용이 됩니다. 뒤죽박죽 되는 것이죠. 개요를 짜고 글을 써내려가는 것은 연습입니다.
 
서론에 할 얘기를 결론에 넣었다고요? 괜찮습니다. 결론처럼 보이게 바꿔주면 됩니다. 글에는 점수가 없습니다. 본론에 들어갈 내용을 서론에 썼으면 서론처럼 보이게 표현을 바꿔주세요. 물론 다 뜯어고쳐서 본래 의도한 글로 재탄생할 자신이 있으면 상관없습니다. 
 
 
"아! 하고 싶은 말이 있었는데 이제 생각났어!"
 
 
서론에 넣고 싶은 문구가 생각이 안났습니다. 갑자기 결론을 쓰다가 생각났습니다. 우리가 많이 하는 실수입니다. 
 
 
"어머 이런 문구는 반드시 끼워넣어야해"
 
 
가급적 지양해야 합니다. 글을 다 써내려 간 다음에 갑자기 새로운 글귀를 집어놓으면 조화가 깨집니다.
 
벤치에 나란히 앉아있는 연인들 사이에 엉덩이를 들이밀고 끼어들면 어색한 것 처럼요.
 
 
글을 써내려가는 것은 호흡과 리듬을 가지고 달리는 것입니다. 뒤늦게 생각난 좋은 문구는 아껴두십시요. 끼워넣으면 망칠 확률이 높습니다. 끼워넣기전 생각과 끼워넣을때의 생각은 전혀 다른 상태기 때문입니다. 서론을 쓸때와 결론을 쓸때의 글은 다릅니다. 생각의 흐름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개요는 알겠는데. 막상 쓰려니 겁이나요"
 
 
비장의 무기. 서론은 화두를 던지는 것입니다. 유혹하는 글쓰기. 궁금하게 만드는 글 같이 해봐요.
 
 
"귀여운 백곰. 우리는 하얀곰을 볼 기회가 많지 않다.
동물원이 아니고서야. 동물원에서 하얀 북극곰을 본다는 것은 다행이다.
북극에 사는 곰을 보려면 북극에 가야 한다.
혹시라도 갈 기회가 있다면 곰을 찾지 못할 것이다.
귀여운 곰들이 설 자리는 더이상 없다.
곰들을 살릴 방법은 정말 귀뚜라미 밖에 없는 것인가"
 
 
 
 
왜 북극곰의 집이 사라지지? 사냥을 하나? 귀뚜라미는 뭐지?라고 독자의 궁금증이 유발됩니다. 귀여운 북극곰의 집이 없어지다니 에스키모인들이 무슨 일을 벌이나? 귀뚜라미가 북극에도 사나? 본론을 써봐요.
 
 
"귀뚜라미가 곰을 살릴 수도 있다니. 좋은 일이다..
기술의 발전은 환경을 망치지만 살리기도 한다..
콘덴싱 기술. 지구온난화를 막는 기술의 발전으로 환경오염 속도를 저지할 수 있다..
 
나라에서 이런 기술을 가진 기업들을 도와준다면 나무를
1000그루 심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살 곳을 잃어가고 있는 북극곰 가족. 그들은 죄가 없다.
생각없이 화석연료를 써온 인간의 잘못이다.."
 
 
 
 
결론은 여운을 남겨줍니다. 독자가 생각할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고개를 끄덕이면 그대가 승리한 것. 좌우로 저으면 논리와 자료, 근거의 부족으로 실패한 것입니다. 글쓰기는 독자의 감정을 저격하는 것입니다. 감정이 심장에서 뿜어져 나와 이성이 표출되도록 유도하는 저격수가 글쓰는 사람입니다. 
 
 
주장하지 마십시오. 감정을 표현하지 마십시오. 간접적으로 우회해서 독자가 스스로를 설득하도록 유도하십시오. 결론!
 
 
"북극곰이 새끼를 물고 얼음사이를 뛴다. 뒷발이 빠진다.
겨우 올라온 곰 가족. 나무를 심어 지구온난화를 막자.
나무하나가 충분한 양의 산소를 배출하기 까지는 50년이 걸린다.
기술의 발전은 이를 대신할 수 있다. 나무가 무럭무럭 자라기 전까지"
 
 
개요를 짜고 글을 써내려가는 연습을 해봅시다. 글을 지으시면 안됩니다. 쓰는 것보다 써내려가는 것이 맞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짧게, 간결하게 그리고 진솔하게 쓰면 됩니다. 다음 시간에는 퇴고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다음 시간에도 만나요~오늘 강의는 마음속에 꼭 저~장~!
 
 
박민호 기자 dduckso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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