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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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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선 운임 초강세…LNG선 보유한 해외주식 어때요?

한달여만에 하루운임 10만달러에서 17만달러로 급등…영업이익률 상승 기대

2018-11-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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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전 세계적인 액화천연가스(LNG) 수요 증가로 LNG선물가격 상승은 물론 LNG선박 신규주문과 LNG선박의 용선료 상승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 영향으로 LNG 선박 건조 기술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업체들은 신규수주가 증가하면서 모처럼 활기를 찾는 모습이다. 숫자로 나타나는 실적은 아직 회복하지 못한 상태지만 주가는 기대감에 이미 들썩이고 있다.  
 
하지만 조선업체보다 더 빨리, 더 직접적으로 LNG 가격 상승의 수혜를 받는 기업들도 있다. 대규모 LNG 운반선을 보유하고 있는 LNG 전문 해운업체들이다. 아쉽게도 국내 해운업체들이 보유한 LNG 운반선은 많지 않아 가격 상승의 수혜를 크게 누릴 수는 없지만, 여기에 주목하는 투자자라면 해외로 눈을 돌리기만 하면 된다. 글로벌 시장에서 LNG 물동량을 과점하고 있는 글로벌 해운업체들이 주로 미국 증시에 상장돼 있으므로 이들의 주식을 매수·매도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LNG 용선료 신고가 행진 
 
최근 LNG를 실어 나르는 LNG 운반선의 운임이 큰 폭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LNG를 저장하는 공간인 화물창 용량 기준 16만㎥급 운반선(160K CBM LNG캐리어)의 하루 용선료는 지난주 15만달러를 넘어서 이번주엔 2만달러나 급등한 17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011년, 2012년 LNG 연료에 대해 세상이 큰 관심을 보였을 당시에도 글로벌 LNG 수요가 폭발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LNG선 용선료가 급등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그때 기록한 최고가는 14만달러를 살짝 넘어서는 수준이었다. 이후 기대만큼 시장이 형성되지 않으며 가격도 하락 반전해 내내 약세를 보이다가 다시 상승한 것인데 이번엔 6~7년 전보다 훨씬 뜨거운 오름세를 탄 것이다. 
 
사실은 지난 9월말까지만 해도 16만㎥급 LNG선의 용선료는 하루 9만8000달러로 10만달러를 밑돌았다. 그런데 한달만에 53%나 급등한 15만달러로 올라선 것이다. 그리고 불과 며칠만에 17만달러가 됐다. 신형 선박의 용선료가 급등하자 이보다 사이즈가 작고 연료도 많이 소모하는 선박들의 용선료도 따라서 뛰고 있다. 전체적으로 LNG 운임이 초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운임이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는 이유는 하나다. LNG 운반선이 LNG 물동량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확하게는 LNG 물동량 속도를 LNG선을 새로 건조해 선주에게 공급하는 인도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LNG선박은 한국 기업이 제일 잘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한국 조선소들도 LNG선 한 척을 건조하는 데는 평균 17개월이 걸린다. 지금 새로 배 건조를 주문하면 조선업체는 수주잔고 즉, 앞서 주문받은 배를 먼저 만들고 건조에 들어가야 하니까 이것을 기다리는 기간까지 포함하면 지금은 총 27개월 정도가 소요된다고 한다. LNG 운반선이 모자른 상황에서 지금 주문해도 2년3개월이 걸려야 새 배가 나오는 것이다. 시장에 운반선이 충분하지 상황에서 물동량이 증가하는데 운임이 오르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기다리는 기간이 길어져도 주문을 하지 않을 수는 없다. 업계에서는 배를 건조할 때 들이는 건조비용을, 용선료를 받아서 회수하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여부로 투자가치를 가늠하는데, 2011~2012년 용선료가 14만달러일 때 건조비용 투자회수 기간이 10년으로 줄었다며 좋아했던 일이 있다. 최근 자료를 참고하면, 현재 LNG선의 투자회수 기간은 4년으로 크게 단축된 상황이다. 
 
 
◇LNG 재고 증가…“초강세 꺾일 것” vs. “계속 간다” 
 
이처럼 LNG 운반선 주문이 크게 늘어나면서 국내 조선업체들도 대규모 적자와 부실을 딛고 회생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하지만 조선업체만 좋은 것은 아니다. 운임이 뛰면 조선업체보다 먼저 웃는 곳은 LNG 운반선 선단을 보유한 해운사가 먼저 수혜를 누리게 된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용선료가 하루에 7만5000달러였을 때 LNG선사들의 4개 분기 영업이익률이 40%를 넘었다. 지금은 용선료가 17만달러가 됐으니 영업이익률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LNG 운임 초강세가 이어질 수 있을까? 
 
중국이 미국산 LNG 수입가격에 10%의 관세를 부과했지만 아시아로 가는 미국의 LNG 수출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미국산 LNG 가격이 저렴해 관세를 붙여도 유럽산보다 가격메리트가 있어서다. 한국과 일본, 멕시코도 미국산 LNG 수입을 늘려가고 있다. 
 
하지만 LNG 주요 수입국들이 모여 있는 아시아 시장을 보면 강세가 계속될지 의문이 들 만하다. SK증권에 따르면 지난주 아시아 LNG 스팟가격(12월물)은 재고 증가로 거래량이 줄어들며 2개월래 최저치인 10.2달러/mmbtu를 유지했다. 일본은 평년보다 따뜻한 겨울이 될 것이라고 하는 데다 핵발전소까지 재가동해 동절기 가스 수요는 제한될 전망이다. 한국과 일본의 LNG 재고는 지난 3년 대비 높은 수준이며 중국도 10월말 기준 사상 최대치의 가스를 지하 저장탱크에 쌓아두었다고 한다. 재고가 많아 LNG창고도 매물로 나와 있는 상황이라는 것. LNG를 많이 쓰는 유럽 주요국의 재고도 벨기에를 제외하곤 거의 채워지는 분위기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이를 근거로 운임과 LNG가격이 동반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수요가 늘어도 공급이 모자라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던 2011년 당시와 지금은 차원이 다르다는 점을 지적하고, LNG 가격과 운임은 재고 상황만으로 움직이지 않기에 계속해서 최고가 기록을 써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 연구원은 “일본에서는 연료소비량이 많은 구형 LNG선박들을 해체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티케이LNG·골러가스 등 주목 
 
전망은 엇갈려도 지금 LNG 운반선들은 운임이 급등한 덕분에 모두가 상당한 이익을 거둘 것이라고 쉽게 예상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배를 많이 갖고 있는 해운사가 누구인지, 투자할 만한지 살펴보자. 
 
국내에는 적은 수의 LNG 운반선을 가진 곳은 있어도 의미 있는 선단을 이룬 해운업체 또는 선주가 없다. 투자를 제대로 하려면 해외증시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지닌 기업을 찾아야 한다. 
 
하나금융투자 자료를 참고하면, 선복량 기준으로 글로벌 1위사는 일본 증시에 상장돼 있는 미쯔이O.S.K상선이다. 2017년 자료이긴 한데, 수주잔고 포함 38척을 보유하고 있다. 평균 선령은 11년이 넘는다. 다만 LNG선을 전문으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체 매출에서 LNG가 기여하는 부분은 다른 LNG 전문 해운사에 비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보유선박 수(35척)와 배의 나이(4.04년)를 보면 3위 그리스의 안젤리쿠시스그룹 산하 LNG 전문인 마란가스가 돋보인다. 하지만 비상장기업이라서 투자할 방법이 없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캐나다의 티케이LNG파트너스(티커기호 TGP)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규모도 있고 실적도 나쁘지 않다. 이 회사의 주식은 미국 뉴욕증시에서 거래된다. 선단의 규모는 조금 작아도 자산 규모와 주식은 비슷해 보이는 골러가스(GLNG)나 가스로그(GLOG)도 관심에 둘 만하다. 영업이익에서는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데 업황이 돌아서는 것에 맞춰 주가가 뛸 가능성만 보면 적자기업도 무시할 수는 없다.  
 
참고로, 티케이LNG파트너스와 마란가스는 대우조선해양의 주요 고객사이기도 하다. 골러가스와 가스로그는 삼성중공업에서 주로 배를 만들었는데 작년부터 주문의 절반 정도를 대우조선해양으로 돌렸다고 한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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