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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범

kjb517@etomato.com

영화 같은 삶을 꿈꿨다가 진짜 영화 같은 삶을 살게 된 이란성 쌍둥이 아빠입니다....
마동석과 ‘팀고릴라’는 심각한 착각에 빠져있다

2018-10-30 15:37

조회수 : 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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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지만 마동석은 심각하게 착각을 하는 중입니다. 대중들은, 기자들은, 영화 관계자들은 그의 심각한 이미지 소비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1년 평균 5편 이상의 마동석 출연영화가 개봉 중입니다. 지난 해 말 개봉해 마동석을 최고의 흥행 배우로 만든 범죄도시부터 올해 개봉 예정인 성난 황소까지 포함하면 7편입니다. 촬영 중인 악인전’ ‘나쁜 녀석들: 더 무비중 한 편 혹은 두 편 모두가 올해 말 배급이 확정된다면 최대 9편까지 늘어납니다. 1 12달 가운데 마동석의 얼굴은 극장가에 한 달 반에 한 번 꼴로 걸리게 되는 셈입니다. 이건 완벽한 이미지 소비입니다. 배우에겐 가장 치명적인 지점입니다.
 
 
 
우선 이미지 소비의 위험성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영화는 일종의 포장된 거짓말입니다. 거짓말은 그 비밀이 드러나기 전까진 그것을 듣는 이에게 기묘한 상상력을 전달해 주는 매개체 입니다. “정말 그럴까?” “진짜 그렇게 되는 거야?” “! 저럴 수 있어?” 등의 반응을 이끌어 내야 성공한 거짓말이 되는 셈이죠. 그리고 마지막에 반전을 주게 됩니다. “아니 내가 알고 있던 그게 전부 사실이 아니었다고?”라는 생각이 들면 거짓말을 한 당사자는 통쾌함과 짜릿함을 느끼게 됩니다. 물론 그 감정은 듣는 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여기서 거짓말은 영화’, 거짓말을 한 당사자는 배우’ ‘감독’, 거짓말을 듣게 된 이는 관객입니다.
 
하지만 거짓말이 반복된다면 그것을 듣는 이들은 점점 믿지 않게 됩니다. 간단하게 양치기 소년의 우화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결국 아무리 그 어떤 멋들어지고 완벽하고 기가 막힌 거짓말을 만들어 온다고 해도 믿음을 얻을 수 없게 됩니다.
 
 
 
이걸 영화로 대입하면 답은 아주 간단합니다. 배우들은 짧게는 1년 길게는 10년까지도 새로운 이미지 변신을 위해 작품을 고르고 또 고릅니다. 대표적으로 영화계가 아직도 뜨거운 러브콜을 보내지만 묵묵 부답인 원빈이 있습니다. 2010년 영화 아저씨의 성공 이후 그는 아저씨의 아우라를 깰 차기작을 고르는 중입니다. 하지만 그 강렬한 이미지를 깰 작품이 사실 나올 수 있을까란 우려와 기대치가 낮아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원빈은 현재까지도 차기작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원빈이 차기작으로 아저씨를 연상케 하는 또 다른 액션을 선택한다고 해도 실패할 확률이 클지는 모르겠습니다. 이미 시간적 요소가 워낙 길게 늘어졌고, 원빈이란 배우의 대중적 희소성이 최대치로 올라와 있기 때문이죠. , 원빈을 예로 들었지만 그 외에 여러 배우들도 많습니다.
 
그럼 마동석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그는 데뷔 당시부터 무지막지한 피지컬을 앞세운 캐릭터를 도맡아 해왔습니다. 전직 트레이너 출신의 장점을 앞세워 액션에 특화된 캐릭터는 거의 그의 몫이었습니다. 하지만 워낙 센스가 있는 순발력으로 인해 코미디 장르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영화 통증’ ‘범죄와의 전쟁’ ‘이웃사람’ ‘군도속 연기를 떠올리면 간단합니다. 액션과 코미디의 기묘한 교집합을 짚어내는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그 능력의 정점이 바로 범죄도시였습니다. 영화 범죄도시를 통해 그는 자신의 장기를 유감없이 발휘했습니다. 연출과 시나리오를 맡은 강윤성 감독도 이 지점을 잡아내고 마동석을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범죄도시는 마동석에겐 최고의 독약이 된 셈입니다. 결과적으론 그렇습니다. 그는 범죄도시성공 이후 장르가 마동석이란 언론의 찬사에 취한 듯 보였습니다. 스스로 팀고릴라란 창작집단을 만들어 전면으로 등장시켰습니다. 사실 범죄도시역시 팀고릴라의 기획이 들어간 작품이긴 했습니다.
 
마동석과 팀고릴라는 이후 천편일률적인 기획력을 쏟아냅니다. 사실 얼핏 따지고 보면 꽤 돋보이는 아이디어들이 담겨 있습니다. ‘챔피언’ ‘원더풀 고스트’ ‘성난황소그리고 며칠 전 언론시사회를 가진 동네사람들까지. ‘챔피언은 국내 최초의 팔씨름 스포츠 영화입니다. ‘원더풀 고스트는 마동석의 코미디 감각이 돋보이는 기획이 담겨 있었습니다. ‘성난황소는 흡사 아저씨와 할리우드 영화 테이큰을 연상케 하는 아우라였습니다. ‘동네사람들은 코미디와 드라마 스릴러 그리고 액션이 총망라된 기획으로 충무로에서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챔피언원더풀 고스트는 처참한 실패를 맛봤습니다. ‘동네사람들도 그 전철을 밟을 듯 합니다. 이렇게 되면 성난황소도 별반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이미 영화를 보지 않았고 시높시스초차 모르지만 내용이 눈에 들어올 정도입니다.
 
이건 몇 가지 큰 문제를 스스로 파악하지 못한 결과물이고 또 따라 올 결과물입니다. 먼저 마동석이 몇 년째 이끌고 있는 창작집단 팀고릴라의 안일한 시장 판단력입니다. 성공의 범주를 너무 간단하고 간결하게 파악한 것입니다. 영화란 소재의 독특함도 있고, 연출의 독특함과 특별함도 있고, 스토리의 색다름도 돋보여야 합니다. 하지만 가장 큰 것은 배우의 존재감일 것입니다. 이건 누구도 부인 못할 지점입니다. 배우의 스타성은 결국 그 영화의 성패를 좌우하는 킬링 포인트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필수조건이 아닌 충분조건이란 점에서 설득력을 얻는 것입니다. 팀고릴라는 마동석이란 아이템 하나가 필수조건인양 모든 기획을 집중시킵니다. 그거 마동석이면 모든 스토리의 설득력과 흥행성이 보장된다고 판단하고 달려드는 기획만 쏟아냅니다. ‘챔피언원더풀고스트의 실패가 그 예입니다.
 
두 번째는 동어반복입니다. 기획자와 연출자는 같은 재료라도 조리법에 따라 다른 결과물을 내놓을 줄 알아야 합니다. ‘범죄도시이후 팀고릴라는 천편일률적인 결과물만 내놓았습니다. ‘마동석이란 좋은 재료를 두고 매번 같은 조리법만 사용한 것입니다. 맛있는 요리도 하루 삼시세끼 1년 열 두 달, 365일을 먹는다면 질리지 않을 사람은 없습니다. 대중들의 취향을 고려했다지만 이건 고려가 아닌 강요일 뿐입니다.
 
 
 
사실 가장 큰 문제는 마동석의 착각입니다. 그는 동네사람들언론시사회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미지소비를 묻는 질문에 잘하는 것에 대한 단련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는 본인의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는 것을 다작에 방점을 둔 것으로 착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프로 배우입니다. 관객들의 관람료를 대가로 자신의 연기를 판매하는 프로입니다. 그런 프로의 입에서 나올 발언이라고 하기엔 사실 예상 밖이고 실망스런 대답이었습니다. 관객의 관람료를 자신의 연기력 단련의 수업료로 착각한다는 말처럼 들렸으니까요.
 
결과적으로 그는 팀고릴라의 안일한 안목과 시장흐름 판단조차 결정 짓지 못하는 결정력 및 기획력 그리고 본인 자체의 커리어 관리에 심각한 문제점을 결국 드러냈습니다. ‘범죄도시이후 이어진 영화들의 연이은 참패가 그 결과를 말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이쯤 되면 동어반복 혹은 이미지 소비 또는 팀고릴라의 안일한 기획력을 문제 삼는 것도 무리입니다. 이건 그냥 마동석이란 배우의 작품 선구안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이미 촬영 중이거나 촬영을 마친 작품은 어쩔 수 없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라도 올해의 연이은 참패의 교훈이 앞서 언급된 모든 문제점을 스스로 인식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대중들의 인내심이 이제는 한계점을 넘어선 상태인 것을 빨리 깨닫기를 바랄 뿐입니다. 스스로가 대중들의 선택과 관심을 먹고 사는 프로 배우라면 말이죠. 혹시 모르죠. 이미 대중들에겐 양치기 소년으로 낙인 찍혔는지도.
 
김재범 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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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같은 삶을 꿈꿨다가 진짜 영화 같은 삶을 살게 된 이란성 쌍둥이 아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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