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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스마트법원 4.0, SW개발·HW장비구입·유지보수비 모두 과대계상"

전문로펌·SW개발·계약전문가 분석…"시장조사·감가상각 반영 흔적 없어"

2018-10-29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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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영지 기자] 대법원이 차세대 전자소송시스템 구축 사업으로 추진 중인 ‘스마트법원 4.0’은 양승태 사법부 시절인 지난 2013년 계획돼 지금까지 진행 심사가 이뤄지고 있다.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 이후에는 ‘적정하고 충실한 재판을 지원해 ‘좋은 재판’을 통한 사법개혁 주도한다‘는 목표로 사업 추진이 가속화 하고 있다.
 
그러나 법원 안팎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검증이 안 되는 데에 돈을 막대하게 허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토마토>는 예산 편성의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들에게 분석을 의뢰했다. 전자소송 관련 소프트웨어 등을 개발했거나 개발을 진행 중인 전문로펌 2곳과 공공기관 소프트웨어 계약 전문 기업 관계자, 네트워크보안제품 개발업체 및 IT서비스업체 관계자 등 전문가 5명이 분석에 참여했다. 모두 현업 경력 10~20년차 전문가들이다.
 
대법원이 지난 1월 기재부에 제출한 '차세대 전자소송시스템 구축 사업계획 전체본'을 살펴본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보지 못한 역대급 사업"이라며 "소프트웨어 개발, 하드웨어 구입과 유지보수 비용이 대체적으로 모두 과대 계상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래픽/최원식 뉴스토마토 디자이너
  
금융계와 IT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민은행이 진행 중인 ‘비대면채널 재구축 사업’의 전체 예산 규모는 1500억원 상당으로 알려졌다. ‘스마트법원 4.0’ 예산의 절반 수준이다. 분석에 참여한 한 IT업체 소프트웨어 전문가는 “이 사업이 업계에서 큰 규모의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는데, 대법원은 이보다 2배 더 많은 예산을 편성했다. 역대급 규모”라며 “이 사업이 진행된다면 10개 이상 업체가 달라붙어 수년 동안 진행될 것인데 법원 내부에 이 모든 상황을 관리할 컨트롤타워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예산 편성 중 먼저 적정성 문제가 지적되는 항목은 소프트웨어 개발비다. '차세대 전자소송시스템 구축 사업계획 전체본' 587페이지를 보면 총 소프트웨어 개발비로 1183억원이 책정됐다. 이 금액을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가 제시한 2012년 소프트웨어기술자 등급별 노임단가’를 적용해 역산해 보니 ‘상주 기술자 1명당 월 800만원’이라는 평균단가가 나왔다. 평균단가는 ‘컨설턴트·특급·고급·중급·초급' 기술자들을 모두 투입하는 것을 산정해 계산한 값이다.
 
분석에 참여한 한 데이터 플랫폼업체 대표는 “시스템 구축 단계 3년 동안 투입되는 소프트웨어 총 개발용역비 1183 억원을 업계 인건비를 고려해 역산한 결과, 개발자 410명을 3년 동안 개발에 투입하는 수치가 나왔다”며 “1층에 개발자 40명씩 배치한다고 생각할 때 10층 건물을 통째로 사용해야 하는, 엄청나게 많은 인력이 투입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또 “표를 보니 감리비가 제외됐다. 법원행정처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일반 IT 개발자들을 투입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정한 사안에 대해 소프트웨어 유지보수 요율을 15%이상 받도록 법적 근거를 둔 경우도 있으나 통상 국내 소프트위어 회사 기준으로 갑에게 청구 되는 유지보수 비용은 구축 사업비의 7%~최대10% 이내에서 결정되는 것이 현실”이라며 “산술적으로 봐서 유지보수비율 14%는 다소 높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2025년부터 2028년까지 상용소프트웨어 유지보수비로 매년 47억5000만원을 책정한 것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 없다. 소프트웨어 구매계약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하드웨어 구입비도 과대계상됐을 가능성이 지적됐다. 분석에 참여한 한 기업 사업관리 담당자는 “하드웨어 구입은 제조사별 제품가격이 천차만별이다. 기업들은 정확한 예산 산정이 중요하기 때문에 보통 제조사 제품가격 조사를 먼저 마친 뒤 예산에 반영한다”며 “그러나 법원행정처 예산 내역에선 제조사 제품이 전혀 나와 있지 않다. 어떤 기준으로 산정한 것인지 의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하드웨어는 지금 발전 속도를 고려할 때 실제 사업이 시작되는 2020년이면 가격이 다소 하락할 수 있다. 세밀한 예산 수립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냈다.
 
반면, 하드웨어 관련 유지보수 비용은 부족하게 산정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부분을 분석한 한국IT전문가협회 정회원인 노종석 주식회사 토리랩 상무이사는 “하드웨어 유지보수 및 재투자 비용이 총 62억으로 책정됐는데, 5년간 매년 평균 12억원이다. 하드웨어 장비 총 획득비용이 228억인 것에 대비해 보면 약 5% 정도다. 사실상 재투자 의지가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노 상무는 또 “4년 구축 후 5년 운영이라는 기간을 놓고 볼 때 대체로 하드웨어 도입이 사업 초기에 집행될 수밖에 없다”면서 “하드웨어 도입이 1, 2차년도이고 5년 감가상각을 고려하면 유지보수 4년차부터는 본격적인 하드웨어 교체가 필요할 수도 있는데, 이런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예산 책정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 외에도 분석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대법원 계획에 따르면, ‘스마트법원 4.0’개발 소프트웨어는 용역 개발로 획득하는 방식이고, 이렇게 되면 개발 소프트웨어 소유권은 사업 발주처에서 가진다”며 “유지보수 주체가 법원이 되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개발자가 법원 관계자가 아니기 때문에 유지보수 자체를 또 외부 기업에 용역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영지 기자 yj11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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