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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안나

반도체 고점론?…"메모리 중요성 더욱 커져"

"데이터 폭발적 성장이 메모리 반도체 성장 견인"

2018-10-25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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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이석희 SK하이닉스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이 최근 제기된 '반도체 고점론'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견해를 내놨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들어서면서 처리해야 할 데이터의 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이를 처리하기 위한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이 '반도체대전'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권안나 기자

이 사장은 2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 대전' 기조연설을 통해 "인류가 생산하는 데이터의 양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이를 충분히 담을 만큼 반도체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디지털 변환(Digital Transformation)은 다양한 방면으로 일어나고 있지만 그 중심에는 반도체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디지털 변환'이 흔히 말하는 '4차 산업혁명'과 동일한 의미지만 용어 활용의 논란이 있어 '디지털 변환'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고 부연했다.

이 사장은 메모리 시장을 이끄는 컴퓨터와 모바일이 등장한 시기를 비교하며 "문명이 시작되고 2003년까지 축적한 데이터가 5EB(엑사바이트) 였는데 지금은 이틀만에 같은 양의 데이터가 생산되고 있다"며 "2016년 이후 모바일(스마트폰)이 주도하는 디지털 변환에 의해 메모리가 폭발적인 성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향후 처리해야 할 데이터의 양이 더 늘어나게 되면 메모리의 역할과 중요성은 훨씬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사장은 "방대한 양의 데이터가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에 모이고, 거기서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돌려서 새로운 응용을 해내고 있다"며 "올해 나타난 반도체 시장의 성장을 이미 지켜봤겠지만, 데이터의 폭발적 성장과 그걸 서포트 하는 데이터센터의 성장이 견인했다"고 말했다. 데이터와 데이터센터, 여기에 들어가는 메모리 반도체의 성장은 필연적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2016년 이후 데이터(왼쪽 그래프)와 데이터센터(오른쪽 그래프)의 성장이 폭발적으로 일어났다. 사진/권안나 기자

이 사장은 메모리 반도체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극복해야 할 과제를 기술적인 측면과 생산성 측면으로 나눠 설명했다. 기술적 측면에서는 메모리가 미세화되면서 각종 어려움에 직면했고, 생산성 측면에서는 투자와 수율, 관리 등에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고 전했다.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협력'을 강조했다. 이 사장은 "에코시스템(생태계)이 같이 협력해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있다"며 "데이터나 지식, 방향성을 놓고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직면한 문제들을 함께 풀어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사장은 업계에서 제기된 '고점론'과 관련해, 향후 실적 하락의 우려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이미 3분기까지 누적 실적이 지난해 전체를 뛰어넘지 않았냐"며 "올해 전체로 볼 때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D램과 낸드플래시 반도체 이후의 차세대 반도체로는 "인텔의 '3D크로스포인트'와 유사한 메모리, 'STT-M램' 반도체를 우리도 개발하고 있다"면서도 "우리 엔지니어들이 더 열심히 해서 (D램과 낸드플래시를 대체하는 시기를) 딜레이 시킬 것"이라고 자신했다.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금융투자 업체들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하락세에 접어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도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D램, 낸드플래시 가격이 내년에 각각 올해보다 20%, 30% 수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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