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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록

비리 유치원, 25일까지 명단 공개…주홍글씨 될까

2018-10-19 14:04

조회수 : 1,5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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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원장이 국가 지원금을 유용해 고급 외제차, 명품백 등을 구입하는 등 최근 전국 사립 유치원 1878곳의 비위가 드러났습니다. 한 유치원은 횡령액이 무려 7억원에 달했는데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1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16~2018년도 감사 자료를 공개하면서 시작된 이번 파문은 MBC 홈페이지에 등록된 비리 유치원 명단 다운로드 건수가 순식간에 100만 건을 넘기기도 했습니다.
비리 유치원 명단 공개내용을 정리했습니다.
 
1. 비리 유치원 명단, 이달 25일까지 공개키로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전국 시·도 부교육감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교육부 “비리 유치원 25일까지 실명 공개”
 
교육부가 이달 25일까지 17개 시·도교육청 홈페이지에서 사립유치원에 대한 감사 결과를 실명으로 모두 공개합니다.
교육부가 이례적으로 감사 결과를 실명으로 공개하는 것은 학부모들의 알 권리차원에서인데요.
현재는 부산·울산·세종·충북·전남·경남 등 6개 교육청만 실명을 포함한 감사 결과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교육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시정조치 미이행 유치원, 비리 신고 유치원, 대규모 유치원, 고액 부담금을 걷는 유치원 등을 대상으로 종합감사를 펼칠 예정입니다. 구체적인 감사 대상과 세부 계획은 시·도 교육청별로 정합니다.
더불어 각 교육청과 함께 19일인 오늘부터 유치원 비리 신고센터도 운영합니다.
 
=비리 유치원 명단 공개 파장으로 규정 위반의 경중이나 시정 여부와 상관없이 학부모들이 모든 유치원이 비리가 있다고 오해하는 등의 혼란이 커지자 교육부가 정면 돌파에 나선 것으로 풀이됩니다.
단 공개 대상에 유치원 실명은 포함되지만, 설립자와 원장 이름은 나오지 않습니다.
 
2.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즉각 반발
 
한국유치원총연합회가 16일 오후 경기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광교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사립유치원 감사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유총, 교육부 '비리 유치원' 명단 공개 결정에 반발
 
한유총 "감사결과 공개 금지하라"…가처분 소송 제기
 
교육부의 이 같은 결정에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이하 한유총)는 즉각 반발했습니다.
한유총 측은 "최근 17개 시·도교육청은 사립유치원을 상대로 시행된 특정감사의 법적 근거를 '공공감사에관한법률'이라 주장해 왔는데, 확인서 작성은 의무사항이 아니며 오히려 동법 제23조의 절차 위반 소지가 다분하다"고 말했는데요. 
이어 "(유치원 감사결과를 실명으로 공개하려면)국·공립 초·중·고등학교의 최근(2013~2018) 감사결과 또한 실명과 함께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한유총은 지난 15일 법무법인 광장과 함께 전국유치원 감사결과를 실명 공개한 MBC를 상대로 명단 공개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한유총은 유치원 실명이 공개되는 것만으로 유치원들이 학부모들의 신뢰를 잃는 등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또 과거 비리 유치원으로 고발돼 사법심사를 받았지만, 유치원 중에 감사결과의 부당함이 인정돼 무혐의·불기소 처분을 받거나 승소 판결을 받은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에 명단 공개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이들의 주장입니다.
 
3. 명단 공개 부작용 없을까?
 
사진/JTBC 뉴스 보도 화면
 
사진/JTBC 뉴스 보도 화면
 
오늘 비리 유치원 공개여부 확정…'폐원' 으름장까지
 
환희유치원 차량에 침 뱉고, 욕하는 주민… 아이들 “사람들이 쳐다봐요”
 
비리 유치원 명단 공개에 불똥이 엉뚱한 곳으로 튀기도 하는데요.
비리 유치원 설립자로 낙인찍힌 기존의 유치원 운영자들이 갑자기 폐업 통보를 날리는 일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학부모 입장에서는 현재로서 이렇다 할 대안이 없어 속수무책으로 통보를 받을 뿐입니다.
 
이들이 유치원을 계속 운영하게 되도 피해는 고스란히 원생들의 몫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비리 유치원으로 적발된 한 유치원 통원 버스를 향해 일부 주민이 욕설을 하거나 심지어 침을 뱉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몇몇 원생은 사람들 시선 때문에 유치원 가방조차 들지 못하기도 합니다.
 
해당 유치원의 교사 A씨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사립 유치원의 제도적 문제이지 아이들 잘못은 없지 않느냐. 어른들 때문에 어린아이들이 상처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아주길 바란다며 울먹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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