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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와 '윈도 신화' 이룬, 아듀 폴 앨런

2018-10-16 15:12

조회수 :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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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와 함께 마이크로소프트(MS)를 공동 창업하고 90년대 '윈도 신화'를 이끌었던 폴 앨런이 향년 65세로 별세했습니다. 1983년 혈액암으로 회사를 떠났었고 완치됐다고 알려져 왔으나 같은 유형의 암인 비호지킨 림프종 치료를 시작하다 합병증으로 끝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포브스 억만장자 순위 44위에 이름을 올린 바 있던 그는 대학시절부터 "모든 가정과 책상에 컴퓨터"가 보급되는 세상을 꿈꾸며 '아이디어 맨'이라 불려왔는데, 1975년 '윈도 신화'가 된 PC 사업을 가장 처음 빌 게이츠에 제안한 것도 그 였습니다. 이후로는 스포츠, 자선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이름을 알려왔습니다. 그의 별세 소식과 함께 그가 걸어온 길에 관한 정보를 모아봤습니다.

1.암 재발 공식 발표 보름 만에 세상 떠난 앨런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설립자 폴 앨런 65세로 사망

빌 게이츠와 함께 1975년 마이크로소프트(MS)사를 공동 설립한 폴 앨런이 15일(현지시간) 숨졌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가족들은 앨런이 혈액암의 일종인 비호지킨림프종 투병 끝에 숨졌다고 밝혔다. 

=앨런은 2009년 비호지킨 림프종이란 병을 진단받고 투병한 적이 있습니다. 이 병은 림프조직 세포가 악성으로 전환돼 생기는 종양입니다. 앞서도 그는 1983년 혈액암으로 MS를 떠나 치료에 전념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는 완치됐다는 사실을 알리며 복귀했습니다. 하지만 2009년부터 이 종양이 재발했고, 최근에 이를 치료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린 바 있습니다. 그는 올해 1일 성명을 내고 "강력하게 병과 싸우겠다"고 발표했지만 보름 만에 합병증으로 끝내 사망하게 됐습니다.
 
폴 앨런. 사진/뉴시스

2."모든 가정과 책상에 컴퓨터를"

[월드피플]MS 세운 '아이디어맨' 폴 앨런, 세상을 떠나다
 
먼저 사업을 하자고 부추긴 건 앨런이었다. 게이츠보다 세 살 많은 그는 같은 시애틀 출신의 게이츠와 함께 1975년 MS를 세운다. 워싱턴주립대학에 재학 중이던 앨런은 22세, 하버드대에 다니던 게이츠가 19세 때였다. 둘 다 사업에 매진하기 위해 학교를 중퇴한다. 그들은 텔레타이프 단말기에서 프로그래밍을 가르치고 포춘지를 보며 사업의 기초를 닦았던 절친이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앨런은 수줍음이 많은 '아이디어 맨'으로 불렸고 게이츠는 이 아이디어를 사업으로 실현한 파트너였다고 평가했다. 

='아이디어 맨'은 앨런이 실제로 2011년 낸 회고록 제목입니다. 당시 앨런은 회고록에서 '개인 컴퓨터(PC) 혁명'은 자신의 비전과 게이츠의 사업 감각이 결혼(결합)됐기 때문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당시 상용화를 위해 하드웨어 부피를 줄이는데 골몰했던 경쟁업체에 비해 둘은 컴퓨터의 작동 프로그램, 즉 원리에 집중했습니다. 그리고 운영체제(OS) '윈도우'를 만들어내게 됩니다.
 
폴 앨런은 음악, 기타에 대한 애정도 각별했다. 1969년 우드스톡페스티벌에서 그는 지미 헨드릭스가 사용했던 기타 등을 소장품으로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뉴시스

3.빌 게이츠와 틀어진 후 '괴짜 행보'
[His 스토리] MS 성공 神話 쓴 ‘아이디어 맨’ 폴 앨런
 
그러나 게이츠와 앨런의 우정은 오래가지 못했다. 앨런은 2011년 자신의 자서전 ‘아이디어 맨: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의 회고록’에서 게이츠와 사이가 틀어진 이유를 밝혔다. 1982년 비호지킨 림프종에 걸린 앨런이 회사에서 자신의 몫을 줄이려는 게이츠와 스티브 발머 전 MS CEO의 대화를 엿들은 것이다. 게이츠와 발머는 다른 주주들에게 스톡옵션을 발행해 앨런의 지분율을 낮추자고 했다고 한다. 이는 앨런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앨런은 게이츠를 '돈밖에 모르는 기회주의'라 평했고, 이후 MS를 나오게 됩니다. 이후 서로 왕래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는 말도 있지만 이후로 그는 '괴짜' 사업가이자 자선가로 변신하게 됩니다. '괴짜'란 별칭은 워낙 여러 방면에 걸쳐 사업을 벌였기 때문에 붙었다고 합니다.

그는 30대 시절인 1988년 NBA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를 인수해 미국 프로스포츠 역대 최연소 구단주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으로 2003년 뇌과학을 위한 '앨런뇌연구소'를 설립하고 거액을 투자했고, 우주산업에 대한 관심으로 2004년 최초 민간 유인우주선 '스페이스십1'을 쏘아올리거나 2017년 미식축구 경기장에 버금가는 비행기 '스트래토런치'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이 외에 시애틀 '팝(POP) 박물관, 바이오테크 연구센터를 설립하고 2차 세계대전 때 침몰한 미국 군함을 발견하는 등 다양한 사회, 과학적 활동을 이어왔습니다.

4.기부 활동 그리고 별세 후 전 재산 기부 

[His 스토리] MS 성공 神話 쓴 ‘아이디어 맨’ 폴 앨런
 
그는 1986년 ‘폴 앨런 가족재단’을 만들면서 기초 과학 기부 및 사회 공헌 활동을 시작했다. 2014년 서아프리카에 에볼라 바이러스가 창궐하자, 앨런은 퇴치 프로그램에 1억900만달러(약 1230억원)를 내놓기도 했다. 이밖에도 평생 교육과 야생보호·환경·예술 등을 위해 20억달러(약 2조2500억원)가 넘는 돈을 지원했다. 그는 2010년 사후 자신의 재산 대부분을 기부할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포브스가 집계한 올해 8월 기준 앨런의 재산은 MS 주식을 포함 총 202억달러(22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018년 억만장자 순위 44위에 오르는 부호로 그가 생전에 밝힌대로 전 재산은 사회에 돌아갈 것으로 보여집니다. 

앨런의 생애 인간다움은 그의 가족 입을 통해서도 잘 드러납니다. 앨런의 여동생 조디 앨런은 이날 많은 사람이 앨런을 기술자이자 자선가로 알고 있지만 우리 가족은 그의 재치와 따뜻함, 관대함, 깊은 배려심을 느낄 수 있는 축복을 받은 사람들이었다고 밝혔습니다.
 
폴 앨런과 빌 게이츠. 사진/뉴시스

5.빌 게이츠 등 IT 거물들의 애도 물결

=앨런의 타계 소식에 IT 거물들은 일제히 애도 물결을 보이고 있습니다. 빌 게이츠를 비롯해 제프 베조스, 팀 쿡 등도 동참하고 있는 걸 보면 그의 업적이 새삼 얼마나 대단했는지 실감할 수 있는 듯 합니다.

폴 앨런 별세에…빌 게이츠 "비통하다, 가장 오랜 소중한 친구"

빌 게이츠가 15일(현지시간) 암투병 중이던 마이크로소프트(MS)의 폴 앨런 공동창업자의 별세 소식에 "비통하다(heartbroken)"고 밝혔다. 가디언에 따르면 빌 게이츠는 이날 성명을 통해 "나의 가장 오래되고 소중한 친구 중 한 명이 세상을 떠나게 됐다"며 이 같이 밝혔다.

게이츠와 마이크로소프트 세운 앨런 림프종으로 타계
 
앨런의 타계 소식에 게이츠는 “그가 없었으면 오늘의 개인의 컴퓨터 사용은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죽음을 애도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아마존, 애플의 최고경영자(CEO)들도 일제히 트위터로 추모의 글과 함께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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