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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휘

문 대통령 "강정마을 사태 깊은 유감…주민 사면·복권 검토"

직접 주민들 찾아 위로…국제관함식도 참석

2018-10-1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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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이제 제주 강정마을의 치유와 화해가 필요하다”며 해군기지(민군복합형관광미항) 반대집회로 사법처리 된 주민들의 사면·복권을 적극 검토키로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2018 국제관함식’ 참석차 제주를 방문, 서귀포시 강정마을 커뮤니티센터를 찾아 주민들의 이야기를 청취하고 의견을 나눴다. 강희봉 마을회장은 “강정마을은 해군기지라는 국책사업으로 인해 지난 10여년간 공동체 파괴의 갈등과 고통을 겪었다”며 “특히 기지 건설과정에서 순수하게 강정을 지키고자 했던 주민들은 공사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사법처리되는 아픔을 겪었다”고 울먹였다.
 
이에 문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 시절 강정마을 문제해결을 약속했고, 지금도 그 약속을 잊지 않고 있다”며 “가슴에 응어리진 한과 아픔이 많을 줄 안다. 정부가 사업을 진행하면서 주민들과 깊이 소통하지 못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들이다. 국가안보를 위한 일이라고 해도 절차적인 정당성과 민주적 정당성을 지켜야하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정부의 구상권 청구는 이미 철회가 됐다. 사면·복권이 남은 과제인데 관련된 재판이 모두 확정돼야 할 수 있다”며 “관련 사건이 모두 확정 되는대로 적극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공동체 회복을 위해 제주도가 지난달 공동체 회복사업이 포함된 ‘지역발전사업계획안’을 제출했는데, 검토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정마을은 노무현정부 시절인 2007년 5월 해군기지 입지로 결정됐지만, 이후 11년 동안 해군기지 건설을 두고 지역주민들이 찬성과 반대로 갈려 갈등이 이어졌다. 여기에 보수정부가 반대 주민 상당수를 구속하거나 벌금형을 부과하면서 마을공동체가 붕괴위기에 몰렸다. 이러한 상황을 문 대통령이 치유하려 한다는 것이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2018 국제관함식’에 참석한 자리에서도 강정마을에 대한 위로와 유감을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이곳 해군기지를 전쟁의 거점이 아니라 평화의 거점으로 만들겠다”며 “제주도에 해군기지가 건설되면서 제주도민들이 겪게 된 아픔을 깊이 위로한다. 강정마을 주민들의 고통과 상처를 치유하는 데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관함식은 국가통치권자가 군함의 전투태세와 장병들의 군기를 검열하는 해상사열 의식으로, 12개국 19척의 외국 군함과 46개국 대표단이 참가했다.
 
문 대통령은 ‘일출봉함’에 올라 함상연설을 하고 참가 함정들의 사열을 받았다. 강정마을 주민을 비롯한 제주도민과 국민사열단에 선정된 일반국민 500여명은 ‘독도함’과 ‘천자봉함’에 각각 탑승했다. 사열이 시작하자 일출봉함에는 조선시대 삼도수군통제사가 사용했던 ‘조선수군 대장기’가 게양됐다. 우리 해군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미래 해양강국 대양해군의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독도함에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태극기 ‘데니 태극기’가 게양돼 의미를 더했다. 독도함은 임진왜란 당시 병선 간 신호체계로 사용했던 이순신 장군의 ‘전술비연’(신호연)도 재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제주민군복합형 관광미항 일대에서 열린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 관함식에 참석해 좌승함인 일출봉함에서 함상연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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