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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북 앞둔 폼페이오, 비핵화 첫 단추 꿰맬까

2018-10-05 16:00

조회수 : 8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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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7일 북한 방문을 앞두고 있습니다.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진전된 성과를 이뤄낼지 주목됩니다. 그러나 이를 앞두고 5일 미국이 추가 대북제재에 나서며 압박적 분위기를 이어가는 모습입니다. 북한 역시 이번 제재와 관련 노동신문을 통해 강경한 태도로 대응하거나 북한 외무성의 북, 중, 러 방문 협상을 하는 등 맞불작전을 쓰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현재 양측의 외교전에 숨긴 의미는 무엇이고, 앞으로 폼페이오 방북 시나리오는 어떻게 전개될지, 북미간 비핵화 협상의 성과는 날 수 있을지 등에 관한 정보를 모아봤습니다.

1.대북 추가 독자 제재 나선 미국

美, 폼페이오 訪北직전 對北독자제재
(문화일보 읽어보기)

미국 정부가 마이크 폼페이오(사진) 국무장관의 방북을 이틀 앞두고 또다시 대북 제재를 단행했다. 

미 재무부는 4일 북한과 무기 및 사치품 불법 거래를 한 터키 기업 한 곳과 터키인 2명, 북한 외교관 1명을 제재 명단에 추가했다. 미국의 독자 제재는 지난달 13일 정보기술(IT) 기술자 국외 송출과 관련해 북한인 1명과 중국·러시아 기업 2곳에 대한 제재를 가한 지 21일 만이다. 이번 제재는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한국시간 7일)을 이틀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전날 단행한 미국의 대북 추가 독자제재는 북한의 무기, 관련 제품 거래 때문에 단행됐는데요. 리성운 경제상무참사관이 올해 관련 거래의 협상을 위해 터키를 방문한 일을 문제 삼았다고 합니다. 이번 미국 재무부 측에서 단행한 이번 제재 조치로, 미국은 해당 개인 및 법인의 자산을 동결하고 미국민이 이들과 거래하는 행위도 금지시킬 것이라 합니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사진/뉴시스

2.미국·북한, 팽팽한 신경전 줄다리기

폼페이오 방북 앞두고 팽팽한 신경전…美 제재 vs 北 맞받기
(연합뉴스 읽어보기)

북한 역시 맞불을 놓는 기색이 역력하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4일 "제재 문제로 말하면 조미(북미) 협상의 진전과 조선반도 비핵화를 바라는 미국이 알아서 스스로 처리해야 할 일"이라며 "미국이 제재로 얻을 것은 하나도 없으며 불리해질 것은 다름 아닌 그들 자신"이라고 주장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4일 평양에서 출발해 중국에 이어 러시아를 방문해 북·중·러 3자 협상을 하려는 것도 미국을 압박하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에 앞서 우군과의 연대 강화 차원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제재는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것보다 내재적인 의미에 집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왜 이 시기에 이런 제재를 단행하는가, 에 주목해 살펴야 한다는 뜻이지요. 빅딜을 앞두고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기싸움'을 시도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입니다. 반대로 북한 역시 미국이 가하는 압박에 눌리지 않기 위해서 다양한 방식으로 '맞불'을 놓는 모양새입니다. 협상 직전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크고 작은 '카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란 분석입니다.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태운 미국 측 전용기. 사진/뉴시스

3.'당일치기' 폼페이오 4차 방북, 전환점 될까 

폼페이오, 내일 4차 방북길 오른다…일본 먼저 들렀다 평양行
(연합뉴스 읽어보기)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은 이번이 네 번째다. 미국 측 북미대화 실무 사령탑을 맡은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도 동행한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평양 방문에서 북한 비핵화 조치와 종전선언을 맞교환하는 '빅딜' 담판을 벌이는데 주력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방안을 중점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여정은 7일 하루입니다. 6일 일본을 거쳐 다음날 평양에서 회담 후 서울에서 방북결과를 설명합니다. 현재 일각에서는 북한 영변 핵시설 폐기와 미국의 종전선언 참여를 맞바꾸는 안도 거론되고 있지만 이것이 실제 협상 테이블에 오를지는 미지수입니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협상하는 굳은 표정의 김영철 부위원장과 최선희 부상. 사진/뉴시스

4.영변, 종전 우선 협상, 폼페이오 움직일까?

“영변·종전 빅딜 먼저” 강경화 장관 중재안
(중앙일보 읽어보기)

정부가 북한의 핵 신고를 보류하고 ‘종전선언-영변 핵시설 폐기’부터 맞교환하는 중재안을 내놨다. 북핵 협상에 속도를 붙이기 위해 최우선 순위에 놓여 있던 북한의 핵 능력 파악을 뒤로 미루자는 변칙적 접근이다. 

=영변 핵시설 폐기는 비핵화에 중요한 단계이긴 하나, 통상 비핵화는 '신고(핵 리스트 제출)- 검증- 폐기' 세 단계를 통해 완료되고, '신고'라는 첫 단추를 꿰매야만 진전이 있다고 보는 신중론도 우세합니다. 강경화 장관은 폼페이오 장관에게 이런 중재안을 제안한 상태인데,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입니다.

하지만 북핵을 놓고 11월 중간선거 전 가시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면 미국 역시 이런 중재안에 관심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핵 리스트 신고와 이에 따른 검증을 후순위로 돌리자는 정부의 제안은 과거의 북한 비핵화 협상이 검증 단계에서 번번이 틀어졌던 점을 감안한 것이다. 강 장관은 WP에 “과거의 경험을 보면 핵 리스트와 그에 대한 검증은 협상의 많은 부침을 초래한다. 지난번에도 우리가 리스트를 제출받은 뒤 리스트 검증의 구체적인 절차를 논의하다 협상이 깨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 측 역시 현재 중간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해선 이런 중재안을 수용할 수도 있다는 분석입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폼페이오 장관이 2021년까지 신속한 비핵화를 이루겠다고 합의한 남북 간의 합의가 미국이 정한 시간이 아님을 재차 확인한 점을 고려할 때 중재안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으리란 전망도 제기됩니다.

 
북한 영변 핵시설 단지 내의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시설을 촬영한 영상. 사진/뉴시스

5.미국이 원하는 현실적 접근은?

북미 ‘영변 핵시설 폐기+α ↔ 종전선언+제재 완화’ 빅딜 가능성
(한국일보 읽어보기)

북한이 앞서 공언한 영변 핵시설 폐기 외의 과감한 추가 비핵화 조치들을, 미국은 이에 따른 대북 안전보장 조치로 종전(終戰)선언뿐 아니라 제재 완화를 서로 약속하는 ‘빅딜’도 불가능하지만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외교전략연구실장은 “영변 핵시설 신고ㆍ폐기에 추가로 핵 동결(활동 중단)과 사찰단 복귀 또는 국제검증단 감시 아래의 ICBM 해체, 핵탄두 분리 보관 등을 하는 데 북한이 동의한다면 제재 일부 완화가 포함된 빅딜이 성사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며 “이럴 경우 두 번째 북미 정상회담이 11월 6일 미 중간선거 전인 10월 20~25일에 열릴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영변 핵시설 폐기 외의 플러스 알파가 이번 회담에서 논의돼야 하는 게 미국이 원하는 현실적인 접근이란 분석도 있습니다. 그래야만 이번 폼페이오의 4차 방북의 실질적 의미가 있다는 것이죠. 핵 폐기의 첫 단추인 '검증'에 관한 사항이 그 플러스 알파 항목에 추가될지를 지켜보는 게 이번 회담의 핵심사항일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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