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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출국길 그만! '입국장 면세점' 문 연다

2018-09-28 11:38

조회수 :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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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입국장 면세점을 내년 인천공항에 설치하겠다고 27일 발표했습니다. 입국장 면세점은 관광수지 악화, 조세 형평성 등의 이유로 지난 15년간 논란이 돼 왔었는데요. 정부는 그보다 '국민 편의'에 초점을 두고 도입 검토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소비자와 중소 면세사업자들은 이번 설치를 환영하고 있으나 일각에선 우려도 상존합니다. 입찰에서 배제된 대기업 면세사업자들은 면세업계 판도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면서도 향후 영향을 주시하는 분위기입니다.
 

인천공항 출국장 면세점. 사진/뉴시스

1.15년간 이어온 논란에 종지부

해외 공항 '허겁지겁 쇼핑' 사라진다…입국장 면세점 도입
(연합뉴스 읽어보기)

입국장 면세점 설치는 2003년부터 약 15년간 논란이 된 사안으로 그동안 수차례 국회에서 입국장 면세점 설치 법안이 발의됐으나 모두 처리되지 못하고 자동 폐기됐다. 

입국장 면세점 도입은 국민 다수가 찬성했으나 조세 형평성 등을 내세운 정부 일각의 반대와 기내 면세점을 운영하는 대형항공사와 출국장 면세점 운영 대기업 등의 반발 때문에 도입되지 않았다.

관세청 등은 그동안 입국장 면세점이 ▲ 소비지 과세원칙 상충 ▲ 세관 단속기능 약화 ▲ 입국장 혼잡에 따른 불편 증가 ▲ 시내 면세점 조기 정착에 부정적 영향 등을 우려하며 반대해왔다.

=15년간 논란인 사안이었으나 최근 해외 여행객이 증가하면서 '국민 편의'를 위해 정부가 입국장 면세점 설치로 방향을 틀었다는 내용입니다. 실제로 기획재정부와 관세청이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의뢰해 국민 1000명의 의견을 조사해본 결과 81.2%가 동의했습니다.

입국장 면세점 설치는 현재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한데, 전 세계 88개국(333개 공항) 중 73개국(149개 공항)에서 여행객의 편의를 위해 입국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지난해 4월 입국장 면세점을 최초로 도입했고 중국도 2008년 최초 허용한 뒤 2016년 19개 입국장 면세점을 추가 허용했습니다.

 

인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 면세점 예정부스. 사진/뉴시스

 
2.허겁지겁 쇼핑 안해도 된다…담배·과일 제외

'무거운 출국길' 그만…내년 6월 입국장 면세점 도입
(SBS 영상 뉴스 보기)

해외 나갈 때만 이용할 수 있었던 인천공항 면세점을 내년 6월부터는 입국할 때도 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 출국할 때 산 면세품을 여행 내내 가지고 다녀야 하는 불편이 줄어들게 됩니다.

면세 한도는 출국장과 입국장 모두 합해 지금처럼 1인당 600달러로 제한되고 담배나 과일, 축산가공품 등은 판매하지 않습니다.

[Q&A]입국장 면세점, 담배는 안 되고 양주는 된다
(서울신문 읽어보기)

Q: 입국장 면세점에서 살 수 있는 것과 살 수 없는 것은.

A: 담배는 내수시장을 교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판매하지 않는다. 이건 싱가포르와 홍콩공항도 마찬가지다. 과일·축산가공품 등 검역 대상 품목도 취급하지 않는다. 마약 탐지견의 후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향수 등은 밀봉해서 판매할 수 있다.
국민의견 조사에서 높은 구매 의향을 보인 화장품과 향수(62.5%), 패션 및 잡화(45.9%), 주류(45.5%) 등이 주로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관련 법이 순조롭게 개정된다면 도입 시기는 이르면 내년 5월 말에서 6월 초 입니다. 실제로 도입되면 출국 때의 '허겁지겁 쇼핑 문화'가 해소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는 출국 수속절차를 거친 뒤에만 면세품 구매가 가능했기에 비행기를 놓치거나 면세품을 두고 오는 사례들이 많았지요. 다만 면세 한도는 이전과 같이 1인당 600달러로 제한되고 담배, 과일, 축산가공품 등은 입국장에서 판매가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또 중소, 중견기업만 면세점 사업에 참여할 수 있어 정부는 해외 소비가 국내로 전환되고 일자리가 창출되는 순기능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만 중소, 중견기업의 제품만 판매되는 것은 아니고 매장 면적의 20%이상을 중소, 중견기업 제품, 나머지는 중소기업의 명품관을 설치할 예정입니다.

 
정부가 공항 입국장 면세점 도입키로한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 면세점 예정부스 앞에서 여행객들이 짐을 찾고 있다. 사진/뉴시스
3.여전히 우려되는 사항은?

입국장 면세점 도입에 항공업계 우려 "기내 면세점 매출 급감할 것"
(조선비즈 읽어보기)

내년 인천국제공항에 들어설 입국장 면세점을 두고 각 업계가 엇갈린 입장을 보였다. 면세점을 운영하는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은 담배가 판매품목에서 제외돼 별다른 이점이 없다며 담담한 반응이지만, 기내 면세점 사업에서 타격을 받게 된 항공업계는 달갑지 않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담배 등 알짜상품이 빠짐으로써 대기업은 큰 타격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중소, 중견기업은 임대료 등을 따져 봤을 때 쉽지 않을거란 반응도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항공사들의 경우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기내 면세점 사업의 매출이 줄어들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국내 여행사 중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등이 현재 기내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업체들의 매출에서 기내 면세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1.5% 수준입니다. 때문에 항공업게에선 입국 면세장 설치로 기내 면세품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입국 심사와 수하물 처리 과정에서 혼란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한 대형항공사 관계자는 "입국장 면세점이 들어서면 세관검사 절차가 복잡해져 입국 시간이 늘어나고 수하물 회수장도 상당히 혼잡해질 것"이라며 "이는 장기적으로 인천국제공항의 국제 경쟁력이 저하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입국 절차가 복잡해지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있고 공항 보안, 세관·검역 등에서 구멍이 뚫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때문에 세관, 검역 인력 장비의 투입 필요성, 불법물품 전달 행위를 막기 위한 면세점 내 CCTV도 설치 필요성도 제기됩니다. 소비자들은 대체로 불편함이 해소될 수 있다며 반기는 분위기입니다. 특히 위스키 등 액체 종류의 상품을 귀국할 때 면세가에 구매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정책 수정의 좋은 혜택이라며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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