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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곤

"서울 공급 물량 생각보다 적어…집값 안정 효과는 기대"

그린벨트 해제 '숙제'…신도시는 입지가 관건

2018-09-21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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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해곤 기자] 정부가 21일 발표한 주택 공급대책을 두고 전문가들은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9·13 대책에 이어 실제 공급 대책까지 발표됨에 따라 집값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당초 예상보다 서울 공급 물량이 적고, 그린벨트를 해제하고 활용하겠다는 구체적인 내용이 없어 '미완의 대책'이라는 언급도 나왔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이번 대책을 두고 "지금까지 주택시장 안정에 3대 변수로 작용하는 공급, 세금, 대출규제 등이 모두 잇따라 발표된 상황으로 이번 대책은 교외 대규모 택지개발지구 뿐만아니라 도심 유휴지 등 지역, 규모별로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택 가격은 장기적인 안정성에서 결정되고 시장안정에는 공급이 효과가 가장 크다. 특히 서울과 1기신도시 사이의 대규모 택지 개발 공급시 수급불균형에 따른 서울주택  수요 일부분을  흡수해 시장 안정에 다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지금까지 신호만 주다가 실제 대책을 발표한 것은 긍정적"이라며 "종합부동산세와 대출 규제를 강화한 9·13대책과 더불어 시장 가격 안정에는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가 내놓은 실제 공급량이 당초 예상됐던 10만호에 미치지 못하고, 구체적인 내용 없이 청사진만을 제시한 상태라는 지적도 나왔다.
 
정부는 공공택지 확보를 통한 30만호 공급 가운데 1차로 서울과 경기, 인천 17곳에 3만5000호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서울의 경우 성동구치소 부지와 강남구 개포동 재건마을만 지역이 확정됐다. 이들 지역에는 총 1640호가 공급되고 나머니 8642호가 조성될 9곳은 공개되지 않았다. 또 서울과 1기 신도시 사이 지역에 330만㎡ 이상 대규모 택지를 4~5개소 조성하고, 연내에 1~2개소를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의 공공택지 확정 현황. 자료/국토교통부
 
함영진 직방빅데이터랩장은 "성동구치소와 강남구 개포 재건마을 등 매력적인 입지가 포함돼 있지만 그 총량이 작고 공개된 물량도 일부는 비공개였다"며 "비교적 파괴력이 기대되는 서울과 1기 신도시 사이 100만 평이상 대규모 택지 공급은 연내 발표하겠다는 예고제에 그쳐 신비주의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도 "수요가 몰려 있는 서울 내 공급 물량은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이라며 "국토부는 수도권 주택 공급이 안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하지만 이는 아파트 신규 입주만을 놓고 본 상황이다. 수도권으로 집중되는 인구 유입 증가 등 신규 수요 예측이 부족했고, 결국 신도시 건설은 수요 예측 실패를 어느 정도 인정 한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공급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그린벨트 해제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도 발표되지 않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서울시와 이미 훼손돼 보존가치가 낮은 3등급 이하 그린벨트를 해제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협의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주택시장 안정 등을 위해 불가피한 경우 국토부 해제 물량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 해제 물량은 결국 서울시가 그린벨트 해제에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직권해제도 검토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양지영 R&C 연구소장은 "그린벨트 해제 내용이 없어 공급계획 발표가 구체적이지 않았다"며 "서울시 미공개 9개 지역과 그린벨트 해제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집값 안정과 반등이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함영진 랩장은 "그린벨트 해제와 관련해 환경 및 미래세대를 위한 공급유보 문제 등 서울시와 정책협의가 쉽지 않았던 정부는 결국 합의를 이루지 못한 채 일정에 쫓겨 설익은 대책을 발표한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신도시 공급은 2021년부터 발표하는 것으로 집값 안정에 긍정적인 요인이기는 하지만 시기를 비롯해 입지가 실제로 집값에 영향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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