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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휘

(평양 정상회담)평양예술단 10월 서울서 공연…2032년 하계올림픽 공동개최 추진

3·1운동 100주년 공동기념식도-…"문화의 힘으로 민족 동질성 회복"

2018-09-19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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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공동취재단,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0월 중 평양예술단의 서울공연을 진행하고, 2032년 하계올림픽의 공동개최 유치에 나서는 등 문화·예술·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의 남북 교류협력을 확대하기로 19일 합의했다. 분단으로 갈린 남북의 민족 동질성을 문화의 힘으로 회복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남북 정상은 이날 오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9월 평양공동선언’에 서명하고 “남과 북은 화해와 단합의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우리 민족의 기개를 내외에 과시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협력과 교류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합의했다.
 
남북 정상 내외가 참석해 18일 평양대극장에서 열린 삼지연 관현악단의 환영공연에서 단원들이 열띤 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우선 남북은 문화 및 예술분야의 교류를 더욱 증진시켜 나가기로 하고, 10월 평양예술단의 서울공연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번 공연은 지난 4월 남측 예술단의 ‘봄이 온다’ 두 차례 평양 공연에 대한 답방 성격이다. 당시 김 위원장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봄이 온다’를 잘했으니까 가을에는 남측에서 ‘가을이 왔다’를 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이번에 내려올 평양예술단은 지난 1월 방남한 현송월 단장의 ‘삼지연관현악단’이 주축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공연 외에 지방에서 공연할 가능성도 있다. 문 대통령은 “‘가을이 왔다’ 공연으로 남과 북 사이가 더욱 가까워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울러 남북은 2020년 하계올림픽경기대회(도쿄 올림픽)를 비롯한 국제경기들에 남북이 공동으로 적극 진출토록 노력하고, 2032년 하계올림픽 공동개최를 추진키로 했다. 이는 2월 평창 동계올림픽과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의 감동을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남북은 2월 평창올림픽에서 여자 아이스하키에서 ‘팀 코리아’를 결성했다. 결성당시 무리한 구성인 아니냐는 반대 목소리도 일부 있었고 메달도 확보하지 못했지만, 결과적으로 남북 모두에 큰 감동을 선사하는 등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어진 8월 아시안게임에서는 여자농구, 카누, 조정 등에서 단일팀을 결성했다. 여기에선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라는 값진 성과를 거뒀다. 이 기세를 도쿄올림픽까지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남북이 2032년 하계올림픽 공동개최를 추진할 경우 서울과 평양을 중심으로 남북 주요 도시들이 공동 후보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공동개최는 ‘스포츠를 통한 세계평화’라는 올림픽 정신에 가장 부합하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입장에서도 최근 시들해진 올림픽 열기를 부흥시킬 강력한 카드가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남북은 10·4 선언 11주년을 뜻 깊게 기념하기 위한 행사들을 의의있게 개최하며, 3·1운동 100주년을 남북 공동으로 기념하기로 하고 그를 위한 실무적인 방안을 협의해나가기로 했다.
 
10·4 선언은 2007년 10월4일 문 대통령의 평생동지인 노무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선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정상회담에서 채택된 남북공동선언이다. ▲통일문제 논의를 위한 남북한 각 분야 접촉확대와 6·15공동선언 이행을 통한 통일문제의 자주적 해결 ▲서해평화수역 조성 등 한반도 군사적 긴장완화와 북핵문제 해결을 통한 항구적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민족경제·문화·인도주의 협력사업의 교류·협력 강화를 통한 공동번영과 균형적 발전 협력 등이 골자다.
 
이번에 채택된 ‘9월 평양공동선언’의 원류라고도 할 수 있다. 10·4 선언 기념식 혹은 관련 행사의 남북공동 개최는 자연스레 9월 선언의 의미를 되새기고 열기를 이어가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3·1운동 100주년 남북 공동 기념’은 분단 이전의 역사를 강조해 민족적 동질성을 회복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꼽힌다. 한반도를 침탈했던 외세에 한민족은 함께했고 거기에는 남북이 따로 없었다는 논리다.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은 “다져지고 뭉쳐진 민족의 힘은 하나 된 강대한 조국의 기틀이 될 것”이라며 “세계는 오랫동안 짓눌리고 갈라져 고통과 불행을 겪어 온 우리 민족이 어떻게 자기의 힘으로 자기의 앞날을 당겨오는가를 똑똑히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결승 남북단일팀과 중국의 경기가 열린 9월1일(현지시각)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이스토라경기장에서 남북 합동응원단이 남북단일팀을 응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평양공동취재단,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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