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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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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같은 삶을 꿈꿨다가 진짜 영화 같은 삶을 살게 된 이란성 쌍둥이 아빠입니다....
영화 속에서도 변화돼 온 ‘남과 북’

2018-09-19 11:26

조회수 : 3,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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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정상이 다시 만났습니다. 지난 4월 판문점 회담에 이어 불과 5개월 만의 일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해가는 남북 관계의 모습에 온 국민은 저마다 장미빛 미래를 그리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는 대중 문화의 최일선 ‘영화’에서도 느낄 수 있습니다. 국내 영화계는 한국전쟁 직후 반공 영화가 확산됐었습니다. 일차원적인 목적은 반공 의식 고취였습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전쟁의 비극과 참상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었습니다. 시대를 막론하고 북한은 언제나 적대국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수위는 조금씩 낮아져 왔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영화 속 북한은 궁극적으로 같은 민족이며 우리와 함께할 사람이란 것이었습니다.



♦ 무찌르자 공산당
 
40대 이상이라면 누구라도 기억할 애니메이션 ‘똘이장군’입니다. 어린 시절 이 애니메이션을 본 세대라면 누구라도 고 김일성 북한 주석이 실제 ‘돼지’라고 믿었을 것입니다. 애니메이션에서 마지막 장면에 공산당의 대장이 쓴 얼굴 가면이 벗겨지면서 드러난 돼지의 모습에 모두가 놀랐습니다. 어린 시절 이 애니메이션을 본 뒤 ‘북한=나쁜놈’ ‘김일성=돼지’란 등식이 뿌리 깊이 박혀 버리게 됐습니다. 아마도 40대 이상 중년 세대에겐 거의 첫 번째 반공 영화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2000년대 들어와서 ‘똘이장군’은 몇몇 개그 프로그램의 소재로 잠깐씩 언급될 뿐입니다.
 
똘이장군 그리고 그 시절 반공 코드
 
다시 태어난 ‘똘이장군’ 중국 간다(아시아경제 보도)
 

♦ 쉬리,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시작
 
‘쉬리’이전까지 충무로 상업 영화 시장에서 반공은 사라져가던 코드였습니다. 이 사라져가던 소재를 수면 위로 끌어 올린 작품이 바로 ‘쉬리’ 입니다. 또한 새로운 분단 영화를 만들어 냈단 찬사를 얻기도 했습니다. 북한을 단순하게 악의 축이자 적으로 묘사하지 않은 점도 눈길을 끕니다. 여기에 분단을 민족의 비극으로 전환시킨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던 작품입니다. 사회적으로 찬반 양론까지 불러 일으킨 영화였습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이 영화 이후 등장한 북한을 담아낸 영화들의 방향을 결정지은 작품이 바로 ‘쉬리’이기도 했습니다.
 
영화 쉬리에서 공작까지(한국일보 보도)

 
♦ 그들도 사람이다
 
‘공동경비구역 JSA’는 더욱더 진화를 합니다. 북한군도 그저 사람이라고 그려냅니다. 특수하고 특별한 사람들의 얘기가 아닙니다. 그저 그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라고 그립니다. 이 영화는 판문점에서 벌어진 북한군 초병의 의문사를 다룹니다. 이 과정 속에서 숨은 남북한 병사들의 진한 우정을 담아냈습니다. 이 영화를 통해 실제로 북한군들에게 전파된 ‘초코파이’는 지금도 가장 인기가 높은 간식이라고 합니다.
 
이제는 사라지길 꿈꾸는 공동경비구역 JSA(채널예스 보도)

 
♦ 피를 나눈 형제보다 진한
 
‘국정원 요원과 남파 간첩이 형제가 된다?’ 이 황당한 설정이 돋보이는 영화 ‘의형제’는 설정부터 황당했지만 남과 북이 형제처럼 긴밀하게 친해진다는 구조 자체는 기존의 남북 관계를 그린 영화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달랐던 지점이 단 하나 있었습니다. 해고된 국정원 직원이 흥신소를 차려 생계를 유지한다는 설정 그리고 남파 간첩이 너무도 훤칠한 잘생김을 뽐냈단 점입니다. 고리타분한 남북 관계에서 벗어나 일종의 판타지를 뒤섞은 내용이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영화가 그린 남과 북, 이념보단 사람(KBS 보도)

 
♦ 영화 ‘공작’이 그린 북한은?
 
올해 개봉해 호평을 받은 ‘공작’은 가장 생소한 모습으로 남과 북의 관계를 그렸습니다. 실제 대한민국 정부에서 북한으로 침투시킨 공작원은 수도 없이 많습니다. 하지만 드러난 사건은 현재까지 단 한 건입니다. 바로 실제 했던 암호명 ‘흑금성’ 박모씨의 일화를 담은 공작입니다. 이 영화에선 북한의 고위층과 접촉했던 박씨의 숨은 비화가 그대로 드러납니다. 실제로 박씨는 북한에 침투해 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독대한 바 있는 경험도 있습니다. 남북 고위층의 밀약을 알게 되고 이를 세상에 밝히면서 그는 버림 받은 공작원이 됩니다. 이 영화가 공개된 뒤 공교롭게도 과거 보수 정부가 행한 북한과의 밀약에 대해 비난하고 분노하는 관객들이 많았습니다.
 
거짓 같은 사실 속 진짜 이야기(뉴스토마토 보도)
  • 김재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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