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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윤

진에어 오너 리스크 현실화…8월 여객 실적 직격탄

성수기에 항공기 신규 도입 막혀 성장률 저조…"내년 상반기까지 경쟁사와 성장률 격차"

2018-09-12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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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로 면허취소 위기에 몰렸다가 가까스로 모면한 진에어가 8월 여객 운송실적에서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라이벌 제주항공과 추격자인 티웨이가 전년 동월과 비교해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한 데 반해 진에어는 4.9% 증가에 그치며 저비용항공사(LCC) 중 증가폭이 가장 작았다. 지난 7월부터 신규 항공기 도입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좌석 공급이 늘어나지 못해 여객 운송 실적이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12일 한국공항공사와 인천공항공사, 증권업계에 따르면 8월 전국공항 국제선 여객 수송 인원은 785만9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0.8% 증가했다. 이 가운데 LCC는 전년 동월보다 19.1% 증가한 233만명을 수송했다. 
 
회사별로는 제주항공이 69만9000명으로 전년 동월과 비교해 26.7% 급증했다. 신생항공사인 에어서울을 제외하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LCC를 통틀어 성장폭이 가장 크다. 반면 진에어는 49만6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4.9% 증가하는 데 그쳤다. 3위 티웨이항공은 37만9000명으로 진에어보다 여객 수송인원은 작지만, 증가폭은 14.1%로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에어부산과 이스타항공도 각각 32만8000명, 27만2000명이 이용했다. 전년 동월보다 각각 12.2%, 9.6% 증가한 규모다.
 
 
진에어의 여객 성장폭이 다른 LCC에 비해 부진했던 이유는 신규 항공기 도입을 추진했던 계획이 무산된 영향이 컸다. 진에어는 지난 5월과 6월 각각 항공기 1대씩을 들여 온 데 이어 7월에 2대를 들여와 여름 휴가철 성수기에 대응한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지난 3월 조 전 전무의 물벼락 갑질 사태를 계기로 미국 국적인 조 전 전무가 불법으로 진에어 등기이사에 올라 있었던 게 뒤늦게 드러나면서 항공기 추가 도입 계획이 무산됐다. 국토부가 지난 6월 말 진에어의 면허취소를 검토하기 위한 법적 절차에 착수하면서 신규 항공기 도입과 노선 신설에 대한 승인을 보류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진에어는 지난 달 중순 국토부가 진에어의 면허를 유지하기로 결정을 내리면서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신규노선 허가 제한, 신규 항공기 등록과 부정기편 운항허가 제한 등의 족쇄가 있다. 당장 내년 2월에 있을 부산~싱가포르 신설 노선의 운수권(노선운항권) 신청이 막혀 경쟁사들의 반사이익이 예상된다.  
 
진에어가 제출한 경영문화 개선 대책이 제대로 이행되는지에 따라 국토부가 재제를 풀겠다고 공언한 만큼 내년 3월 주주총회를 개최한 이후에나 신규 항공기 도입과 노선 신설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는 국토부의 검증 작업 등을 감안하면 진에어에 대한 재제가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현행 26대 운영 체제를 반년 이상 유지해야 한다는 얘기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진에어의 경우 면허 취소 위기로 지난 7월부터 기재 도입이 중단되면서 경쟁사들보다 낮은 성장세를 보였다"며 "LCC는 신규 항공기 도입을 통해 공급 좌석을 늘리고, 성장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까지는 진에어와 다른 LCC간 성장률에서 큰 차이를 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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