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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록

방송가는 '먹방' 열풍, 그 이면은?

2018-09-19 09:01

조회수 :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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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가는 현재 '먹방' 열풍입니다.
 
각종 '맛집 탐방' 프로그램에서 시작된 '먹방'은 조리법을 소개하는 요리 방송인 '쿡방'을 거쳐 최근에는 tvN '윤식당',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등 직접 식당을 운영하는 '사업형 먹방'으로까지 진화했습니다. (
[연예퍼즐] ‘먹방’, 웃음은 있는데 울림이 없다 中)

방송가 '먹방' 열풍부터 방송에서는 드러나지 않은 '먹방' 프로그램의 명과 암을 조명했습니다.

1. 방송가는 '먹방' 열풍


사진/MBC '나 혼자 산다' 방송 화면


사진/MBC뉴스 보도 화면

[세컷뉴스] ‘곱창-게장-김부각’ 3연타 대란 몰고 온 화사의 레전드 먹방
(시선뉴스 기사 읽어보기)

그룹 마마무의 화사는 최근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해 선보인 '먹방'으로 '먹방 여신'으로 등극했습니다.

지난 6월8일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한 화사는 방송에서 '곱창 혼밥 먹방'을 선보였는데요.
긴 머리를 늘어뜨리며 끊임없이 곱창을 흡입하는 장면은 한동안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돼 화사를 '먹방 여신', '먹방계의 샛별' 등으로 불리게 했습니다.
화사는 연이어 출연한 '나 혼자 산다' 7월20일 방송분에서도 간장게장과 김부각을 복스럽고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여 많은 시청자들의 호감을 샀습니다.

이에 화사는 '곱창 먹방' 이후 전국에 곱창 품절 사태를 일으켰으며, 다양한 식품을 비롯해 주류, 견과류 등 10여개 이상의 광고 모델 요청을 받기도 했습니다.
또 올 여름 폭염 속에도 ‘화사가 먹었다’하는 음식들의 핫한 인기는 식을 줄을 몰랐습니다. 
화사가 갔던 곱창 집에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고, 간장게장은 주문이 폭주하는 한편 화사네 김부각을 먹어보고 싶다는 반응들이 인터넷에 넘쳐났습니다.

이밖에 현재 방영 중인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나 Olive '밥블레스유'에 등장하는 음식점들은 연일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습니다.

2. 방송 파급력에 협찬 논란 일기도


사진/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방송 화면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억대 협찬금 받았다는데
(중앙일보 기사 읽어보기)

한때 활기가 넘쳤지만 지금은 상권이 죽은 골목을 되살리는 SBS 예능 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경우 한 지자체로부터 억대 협찬 비용을 받고 장소를 섭외해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하 골목식당)은 성공한 요리사업가 백종원이 쇠락해 가고 있는 옛 골목 상권을 찾아가 가게들에게 조언을 해주고 상권을 되살리는 예능인데요.

'골목식당' 제작진이 최근 인천 신포시장 청년몰 편을 찍는 과정에서 인천시 중구청으로부터 2억원의 협찬 비용을 받자 논란이 일었습니다.
‘골목식당’이 공익적 가치를 내세우며 한때 잘나갔으나 지금은 힘든 골목을 선정해왔다는 점에서 일부 진정성 논란을 빚을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 것인데요. 이전에 촬영이 진행된 골목의 지자체로부터는 협찬 비용을 받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인천 중구청 관계자는 문서를 통해 “‘골목식당’ 프로그램 종료 후 대부분의 상권이 다시 활기를 찾는 등 우리 구의 시책 추진 방향과 여러모로 부합되는 측면이 있어 협약을 맺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방송의 파급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3. 먹방 프로그램의 명과 암


사진/픽사베이

TV 맛집에 '맛집'이 병들어 간다
(OSEN 기사 읽어보기)

방송에 소개된 음식점들은 장밋빛 미래를 꿈꿀 것 같지만 현실은 또 그렇지가 않습니다.
방송에 소개되고 몇몇 신문이 뒤따라 보도한 맛집들은 손님이 늘었다고 마냥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늘어나는 손님을 감당하지 못해 "힘들다"는 푸념을 연신 내뱉기도 합니다. 반대로 방송 이후에 손님이 없거나, 줄어든 음식점들도 있습니다.


TV 속 맛집 소개는 2000년대 들어 열풍처럼 번지기 시작했는데요. 
처음에는 역기능보다 순기능이 강조됐고 많은 시청자들에게 좋은 맛집 정보를 알렸습니다. 
하지만 수년 전부터 맛 소개 프로그램이 급증하고 더 이상 발굴할 맛집 자원이 고갈되면서 음식점 광고를 방불케 하는 전파 낭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연예퍼즐] ‘먹방’, 웃음은 있는데 울림이 없다
(시크뉴스 칼럼 읽어보기)

'먹방'을 소재로 하는 프로그램은 지극히 '재미'만을 강조한 상업 방송이라는 것도 문제입니다.
시청률을 높여 광고가 달리면 그만이기 때문에 방송 이후 가게들이 겪는 부작용 같은 폐해나 '안전'에 대한 사회적인 책임은 없습니다.


일례로 육류는 ‘먹방’에서 소개되는 가장 많이 등장하는 식재료 중 한가지이지만, “동물성 단백질이나 지방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메시지는 전해주질 않습니다.
'먹방' 프로그램은 여기에 버터와 설탕은 물론 이미 맛과 향이 검증된 가공된 재료들을 거침없이 쏟아 붓습니다.
'먹방'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가공 식품은 수많은 화학첨가물 범벅입니다. '먹방'은 이 같은 사실을 외면하는 것입니다.

‘먹방’과 관련된 방송을 접하는 시청자들도 무분별한 소비를 멈추고, 가려 먹을 줄 알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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