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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현

청계천에는 물이 흐르지만, 유역에는 빨간색이 흐른다

2018-09-07 11:01

조회수 : 1,0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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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에 도시재생, 정비를 하겠다고 하자 그 곳에 있던 상가들은 난리가 났다.

올해 5월쯤에는 '청계천 상권수호 비상대책위원회'가 나서서 반대도 하고 오늘은 서울시청 앞에서 이렇게 시위도 했다.

이들의 요구는 "대체부지를 마련해달라", "대체부지에 유통단지를 만들어 분양하라" 등이다.

사진에서 보듯이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가든파이브 정책이 언급되는 건 당연하고, 박정희 정권 당시 이주 정책 이야기까지 나왔다.

이런 류의 운동이 일어나는 걸 이기주의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면 왜 유독 이런 이기주의는 한국에서 자주 일어날까?

한국에도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오고, 서울은 그 중 80%를 차지하기 때문에 서울시청이나 시청 앞 서울광장으로도 외국인은 흘러오게 돼 있다.

당연히 이 시위를 할 때도 외국인은 시청 앞의 아리수 모형에 셔터를 눌러대고 있었다. 옆으로는 (한국) 유치원쯤 돼보이는 아이들이 교사와 함께 시청에서 나오고 있었다.

만약 이 사태를 외국인에게 설명한다면 뭐라고 설명할까? 이기주의라고 설명할까? 영어가 유창하지 않아서, 영어로 바꾸려고 애쓰는 입장에서는 이 상황을 번역하면서 한번 더 생각하게 될거고, 단순히 이기주의라고 번역하려면 뭔가 이상하다고 느낄 것 같다.

유치원생을 보면서도 상념이 든다. 저 상인들도 다 어렸을 때는 귀여운 아이들이었을텐데, 그냥 생겨먹은 게 이기적이어서?

아마 외국인에게 이걸 설명했다면 토론 문화의 부재 정도로 퉁치고 넘어갔을 거 같다.


이 일을 두고는 터전 상실의 아픔 이외에도, 세운상가에 대한 서울시의 적극적인 보존 정책도 거론된다. 어디는 밀고, 어디는 남겨두는 게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아무쪼록 재개발 필요성과 생존권 사이에서 타협이 이뤄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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