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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세준

현대중공업그룹, 지주사 체제 '남은 숙제' 해결

증손회사 지분율 규제 대응…순환출자도 끊어(종합)

2018-08-22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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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황세준 기자] 현대중공업그룹이 지주회사 전환 이후 남은 숙제를 해결한다. 현대삼호중공업 분할합병을 통해 증손회사 지분율 규제에 대응하고 현대미포조선이 보유한 현대중공업 지분도 매각해 순환출자를 해소키로 했다.
 
22일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은 각각 이사회를 열고 현대삼호중공업을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 후 투자회사를 현대중공업이 12월까지 흡수합병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지주의 증손회사였던 현대미포조선이 손자회사로 편입돼 현대중공업그룹은 지주사 행위제한 요건 중 하나인 증손회사 지분문제를 해결하게 됐다.
 
현대중공업 계동사옥. 사진/뉴시스
 
공정거래법 상 지주사의 손자회사는 증손회사 지분을 100% 보유해야 한다. 총수일가(정몽준·정기선)→현대중공업지주→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으로 이어지는 현재의 지배구조는 이를 충족하지 못한다. 현대삼호중공업이 현대미포조선 지분을 42.34%만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할 후 흡수합병하면 현대중공업지주→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으로 이어지는 그림이 만들어지면서 규제를 벗어난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지주회사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 기한은 내년 4월까지다.
 
또 분할합병 이후 현대중공업은 주요 조선 자회사인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을 직접 지배해 그룹 내 조선지주회사(중간지주회사)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현대중공업 지주 아래 조선(현대중공업), 정유화학(현대오일뱅크) 등 각 사업별 주력 회사를 중간 지주 형태로 두는 그림을 완성한다.
 
이와 함께 현대중공업지주와 현대미포조선도 이날 이사회를 열어 현대미포조선이 보유 중인 현대중공업 지분 3.93%를 현대중공업지주에 매각키로 했다.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중공업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앞서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2016년 11월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투명성 제고를 위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지난해 4월 현대중공업을 현대중공업, 현대로보틱스,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 현대건설기계 등 4개 회사로 인적분할했다. 올해 3월 현대로보틱스를 현대중공업지주로 사명 변경하면서 본격적인 지주회사 출범을 알렸으나,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건 충족과 순환출자 해소가 숙제로 남았다.
 
지주회사 체재 내 금융회사 지분을 소유할 수 없는 '금산분리 규정'은 하이투자증권을 DGB금융지주에 매각키로 결정하면서 충족시켰다. DGB금융지주는 지난해 11월 현대미포조선으로부터 하이투자증권 주식 85.32%를 45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지주사 체제 완성으로 현대중공업그룹은 향후 각사의 고유사업에 집중한다. 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해 주주 및 투자자들의 이익에 가장 부합하는 방안을 선택했다"며 "이번 분할합병으로 지주사체제 전환 과정에서 남아있던 불확실성을 해결해 재도약을 위한 여건을 조기에 마련했고 앞으로 조선, 정유화학 등 각 사업별 주력 회사를 중심으로 사업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삼호중공업은 향후 업황 회복이 가시화되는 시점에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중공업그룹은 배당성향을 지주사의 경우 70% 이상, 자회사의 경우 30%이상으로 유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황세준 기자 hsj121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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