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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세준

현대차 역대급 외부기업 투자…한 달에 한 개꼴

올해 11개 법인 출자, 정의선 부회장 체제 이후 가속

2018-08-22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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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황세준 기자] 현대자동차가 올해 들어 한 달에 한 개꼴로 미래 기술 보유 기업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의선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이같은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다.
 
22일 현대차에 따르면 올해 현재까지 국내외 타법인 출자 건수는 총 11개로 지난해 전체(5개)의 2배 이상이다. 2월부터 최근까지 인공지능, 전기차 관련 기술 등을 보유한 기업에 투자가 쉴새 없이 잇따랐다.
 
2월 유럽 스타트업 투자 캐피탈업체 얼리버드, 3월 미국 고체연료전지 개발업체 아이오닉 머티리얼즈, 5월 이탈리아 연료전지 개발업체 솔리드파워, 호주 차량 공유 선도업체 카넥스트도어, 6월 미국 자율주행차용 레이더 개발 스타트업 메타웨이브, 이스라엘 차량용 반도체 설계업체 오토톡스, 이스라엘 인공지능 딥러닝 개발업체 시매틱스, 미국 열화상 센서 개발업체 옵시디언, 7월 국내 라스트마일 서비스 선도업체 메쉬코리아, 중국 배터리 교체 스테이션 운영업체 임모터, 8월 인도 차량 공유 서비스 2위 업체 레브 등이다.
 
 
투자 금액은 건당 수십억원 수준으로 소규모이나, 정 부회장이 그리는 미래차 기술을 보유한 업체 중심으로 집중되는 게 특징이다. 또 정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2016년 이후 이같은 투자가 활발해졌다. 현대차의 전체 타법인 출자 건수(56건, 중복기업 합산집계) 중 지난 2년여 간 이뤄진 게 21건으로 37.5%를 차지한다. 현대차 계열사 및 범현대 기업 출자를 제외하고 보면, 절반 가까운 47.8%에 달한다.
 
특히 차량 공유 및 호출 사업은 최근 현대차의 새로운 사업 모델로 주목하고 있다. 차를 많이 판매하는 과거 방식을 넘어, 더 많은 소비자들이 현대차를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글로벌 시장에 제시하려는 것이다. 무역 규제 등으로 자동차가 과거만큼 많이 팔리지 않는 환경 변화 속에 '차량 점유율→사람 점유율'로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는 셈이다. 현대차는 차량 공유 및 호출 사업을 통해 차량과 스마트폰을 연결하는 신규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 개발, 마케팅 모델 발굴 등 다방면의 부가가치 창출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차를 보유한 고객도 자신이 사용하지 않는 시간에 다른 사람에게 대여해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지난해 8월 투자한 국내 카풀 서비스업체 럭시의 경우 규제의 벽을 넘지 못하고 올해 1분기 중 투자 지분 전량(12.2%)을 매각했지만 규제가 없는 동남아, 인도 등 신흥 시장에서는 관련 사업을 활발히 모색 중이다. 특히 신기술과 공유경제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밀레니얼 세대'가 전체 인구의 35%를 차지하는 인도는 2022년 15만대 수준의 차량 공유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새롭게 제작하는 그룹 광고 경쟁입찰 공고문에도 '모빌리티 개념 확장'을 적시했다. 구체적으로 '이동 수단을 넘어 하나의 플랫폼으로 개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자동차', '자동차에서 제약 없이 편리함을 누리는 커넥티비티와 자율주행', '개인에게 최적화된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하는 인공지능', '자동차 이상의 연결성을 담은 미래 이동 시나리오' 등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친환경 전기차(수소연료전지차)와 자율주행차 역시 정 부회장이 그리는 중요한 미래 사업이다. 현대차는 2013년 세계 최초로 투싼 수소연료전지차를 양산한 데 이어 올해 2세대인 '넥쏘'를 출시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 6월 CES아시아 기조연설자로 참석해 수소연료전지차를 기반으로 한 넥쏘 자율주행차와 수소전기하우스 등 현대차가 그리는 미래 수소사회 비전을 중국 시장에 전하면서 "사람들이 행복하고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현대차는 친환경차를 통해 깨끗한 환경에 기여하고 사고 없는 안전한 교통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을 활용한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미래차 사업 준비를 위한 글로벌 협업 체계 구축 행보도 활발하다. 지난달 바이두와 '커넥티드 카 전략적 협업 양해각서'를 체결해 커넥티드카, 음성인식 서비스, 인공지능 로봇 개발, 사물인터넷 서비스 등을 공동 개발키로 했다. 미래차 시장에서 해외 선진업체들과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기술 순혈주의'를 버리고 새로운 '개방형 혁신'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 성장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는 게 정 부회장의 경영 철학이다. 인재 영입도 지속 중으로, 최근 BMW코리아 출신 임원을 영입해 커넥티트카와 자율주행차 관련 신설 조직인 미래기술실을 맡겼다.
  
황세준 기자 hsj121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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