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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 백발되어…" 눈물의 상봉장

이산가족, 22일까지 금강산서 1차 상봉…문 대통령 "상시상봉 필요"

2018-08-20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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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취재단, 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헤어지기 전 20대 초반이었던 청년은 87세 백발의 할아버지가 돼서야 열 살 어린 동생을 만날 수 있었다. 두 사람은 손을 부여잡고 “우리 친형제가 이제야 만났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북측 70세 딸을 만난 100세 아버지는 그저 눈물만 흘렸다. 북한의 흥겨운 노래 ‘반갑습니다’도 이들의 눈물을 막지는 못했다.
 
문재인정부 들어 첫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20일 금강산호텔에서 열렸다. 우리 측 상봉단 중 최고령인 백성규(101세)옹이 휠체어를 타고 행사장 안에 들어가자 며느리·손녀는 그의 어깨를 부여잡고 한참을 울었다. 정작 백옹은 담담하게 동행한 아들·손녀에게 북측 가족을 소개했다. 백옹은 전날 집결장소인 강원도 속초 한화리조트에서 취재진을 만나서도 “처음에 몇 번 (신청)했는데 다 안 됐다. 그런데 이번에 소식이 왔다”며 “나는 울 줄도 모른다”고 차분하게 답한 바 있다.
 
전날 한화리조트에서 하룻밤을 보낸 우리 측 이산가족 89명은 오전 8시35분쯤 준비된 버스를 타고 금강산으로 출발했다. 상당수가 오전 6시30분 이전 리조트에서 제공한 아침식사를 마치고 7시쯤부터 로비에서 대기하며 초조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상봉단 배웅에 나선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마음이 다들 급하신 것 같다. 어서 출발하고 싶은 마음에 버스도 빨리 타고 싶으실 것”이라며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상봉단은 북측 가족들에게 전할 선물도 한가득 마련한 모습이었다. 백옹의 경우 여름·겨울 옷과 내의, 신발 30켤레, 치약, 칫솔, 스테인리스 수저 등을 준비했다. 그는 “마지막이니까 좀 많이 샀다. 없는 것 없이 다 샀다”며 웃으며 말했다.
 
남북 이산가족들은 이날 단체상봉 후 오후 7시부터 2시간 동안 금강산호텔 연회장에서 진행된 북측 주최 환영 만찬에 참석했다. 이후 22일까지 6차례에 걸쳐 11시간 동안 상봉을 가진 후 아쉬움을 가득 안고 귀환할 예정이다. 24~26일에는 북측 이산가족 83명의 상봉 행사가 금강산호텔에서 진행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이산가족 문제에 대해 “최근 5년 동안 3600여 명이 매년 돌아가셨고 올해 상반기에만 3000명 넘게 세상을 떠났다”며 “헤어진 가족의 생사조차 알지 못한 채 천추의 한을 안고 생을 마감하신 것은 남북 정부 모두에게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면적 생사확인과 화상·상시상봉, 서신교환, 고향방문 등 상봉 확대방안과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 상시운영 필요성을 밝혔다.
 
통일부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이산가족 등록자는 13만2603명이며, 이 중 생존자는 5만6862명에 불과하다. 90세 이상 생존자 수만 1만2146명으로 전체 대비 21.4%에 이르며 등록된 이산가족 중 절반 이상(7만5741명)이 이미 사망했다.
 
20일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단체상봉 행사에서 우리 측 이금섬 할머니(92세, 왼쪽)가 아들 리상철씨(71)를 만나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동취재단,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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