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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연

(토마토칼럼) 공주시의원의 '명함 클래스'

2018-08-19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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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경에서 노자는 "세상에 엄청난 일은 반드시 하찮은 곳에서 시작된다"고 했다. 별것 아니라는 안일한 생각이 자신을 인생을 망치기도 하고, 크게 좋은 일도 작은 움직임에서 비롯된다는 가르침이다.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인 공주시의회 박석순 의원이 최근 겪고 있는 곤욕도 이런 노자의 경고와 무관하지 않다. 박 의원은  의원명함을 잘못 제작했다가 구설에 휘말려 고초를 겪고 있다.
 
전말은 이렇다. 박 의원은 자신의 의원 명함 뒷면에 남편이 운영하는 카센터를 넣었고, 자신의 이름까지 다시 넣었다. 의회사무국은 이를 만류했고, 결국 박 의원은 자비를 들여서 제작했다고 한다. 이를 두고 해석은 다를 수 있지만 의원 신분을 이용, 남편사업에 영향을 주고자 한 것으로 보지 않을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모 언론사가 이 사실을 보도한 것을 두고 '법적검토'를 운운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전화번호가 공개됐다는 이유인데, 의회 홈페이지에 공개된 공인의 전화번호가 언론을 통해 재차 나왔다고 해도 문제는 없다. 오히려 박 의원이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사과는 없으면서, 남의 티끌을 지적하겠다는 것으로 비춰진다. 시민의 의사를 대표하는 공적인물이 보일 행동은 아니다. 
 
기자가 이번 구설수와 관련한 본인의 의견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전화, 문자 등을 보냈음에도 답변이 없는 것도, 지나갈  소나기 쯤으로 여기는 마음가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위기관리는 사실여부에 따라 적극 대응하는 게 현명할 때가 있다.
 
채근담에는 "남을 대할 때는 봄바람처럼, 자신에게는 가을의 서리처럼 하라"는 '대인춘풍 지기추상'이라는 대목이 있다. 최근 공주시의회가 노트북 문제나 의원사무실 통합 등 여러 구설에 곤혹을 치렀다. 이번엔 의원의 도덕성도 논란이 됐는데, 시비거리가 생기는 것은 자신들에게 관대한 지기춘풍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김종연 충청지사 부장(kimstomat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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