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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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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같은 삶을 꿈꿨다가 진짜 영화 같은 삶을 살게 된 이란성 쌍둥이 아빠입니다....
‘신과 함께’ 성공이 빚어낸 충무로의 아이러니한 시선

2018-08-17 12:15

조회수 : 3,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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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건 일종의 극심한 넌센스적인 부분이다. 언제나 대작 영화가 개봉할 때, 그리고 대작 영화가 흥행을 할때면 거론되는 ‘스크린 독과점’ 문제 말이다. 올해 여름에도 극심한 스크린 독과점 문제를 거론해야 될 영화가 한 편 여지 없이 등장했다. 하지만 왜 인지 언론은 ‘전가의 보도’처럼 들이 밀던 ‘스크린 독과점’ 문제를 이 영화한테만은 지워버렸다. 왜 일까. 영화 ‘신과 함께2’ 그리고 ‘스크린 독과점’이다.
 
국내 유효 스크린수는 대략 2500개 수준으로 본다. 영진위 통합전산망 미등록 단관 상영관을 포함하면 3000개 내외가 정설이다. ‘신과 함께2’는 지난 1일 개봉 첫 날 1967개 그리고 3일 뒤인 4일 상영에선 2235개까지 치솟았다. 지난 해 여름 개봉해 ‘스크린 독과점’ 문제로 철퇴를 맞은 ‘군함도’ 역시 ‘신과 함께’와 비슷한 스크린 점유율을 보였다.
 
 
재미의 문제-영화 평론가 A
“일종의 플라시보 효과라고 해야 할까. 단순하게는 재미의 문제로 보인다. 재미가 있다면 그 어떤 잘못이나 문제도 대중들에겐 문제라고 인식이 안 되는 것이다.”
 
‘군함도’를 포함해 과거 여러 대작 영화들은 ‘스크린 독과점’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대표적으로 마블 영화가 그랬다. 하지만 이를 비웃듯 흥행은 폭발했다. 반면 ‘군함도’의 경우 손익분기점도 넘지 못한 채 극장가에서 사라졌다. 단순하게 ‘군함도’가 재미없었고 ‘신과 함께’가 재미가 있단 논리도 아니다. 장르 영화로서 확실한 목적성을 띈 결과물이었냐 아니냐의 문제다. 그럼 마블은? 한국 영화에 대한 남다른 사랑이 두터운 국내 관객들과 언론의 역시선이 아닐까. ‘마블은 재미있다. 하지만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분명히 짚어야 한다’란 시선이 작동한 것일까. 물론 결과적으로 ‘신과 함께’는 전편과 후편이 각각 1000만 관객을 넘어서며 한국영화 사상 유일무이한 시리즈 쌍천만 타이틀을 획득했다. 전 세대를 아우르는 상업 영화 ‘신과 함께’의 전략일까. 아니면 관객들과 언론의 무뎌진 ‘플라시보 효과’일까.
 
우리도 시리즈가 된다-영화 담당 기자 B
“시리즈와 판타지 장르 개척에 대한 언론의 관대한 시선이 아닐까. 언론의 무대응 지적에 대중들도 관심이 다른 쪽으로 쏠린 것 같다.”
 
‘신과 함께’는 전편과 후편 모두 기록적인 흥행을 이뤄냈고 또 달리는 중이다. 특히나 이번 흥행에 대해 언론과 관객들은 ‘한국형 시리즈 성공 가능성’ ‘한국형 프랜차이즈 영화 탄생’ ‘한국형 판타지 장르 개척’ 등 다양한 찬사를 쏟아내고 있다. 이 지점은 스크린 독과점이란 문제를 덮고도 남는다는 시각을 확산시키고 있다. 그동안 한국 영화에서 판타지 장르나 프랜차이즈 영화가 등장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기술력 부족과 기획력 부족 등으로 장기 흥행과 확고한 자리매김을 하지 못하고 사라져 간 것이 대부분이다. 가장 최근까지 ‘조선명탐정’이 프랜차이즈 영화로 자리매김하는 듯 했지만 ‘배우 오달수 파문’으로 퇴장한 바 있다. 또한 사극이란 장르적 한계성을 담고 있었다. 반면 ‘신과 함께’는 외피 자체가 판타지이지만 그 안에 액션과 스릴러 공포 그리고 드라마적인 요소를 담기에 충분하다. 시공간의 개념을 파괴하는 판타지 장르의 장점은 앞으로 충무로 제작 현장의 트렌드를 바꿀 수 있단 분석도 가능하게 된다. 물론 이 같은 분석은 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되는 판타지 장르와 프랜차이즈의 결합이란 분명한 단점도 드러내고 있다. ‘신과 함께’가 아시아 최대 기술력을 보유한 덱스터스튜디오의 결과물이란 점도 일면 수긍이 가지만 반대로 이런 결과물이 나올 수 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점을 갖고 있단 지적이기도 하다.

때문에 ‘신과 함께’가 비껴간 ‘스크린 독과점’ 문제는 사실상 이 영화에 대한 대중과 언론의 관대한 시선이 만들어 낸 또 다른 ‘플라시보 효과’일 수도 있다. 우리도 마블을 능가하는 프랜차이즈 장르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의 결과물로 이 영화를 제시하는 것이다. 언제나 대작 영화들이 쏟아지며 등장했던 ‘스크린 독과점’ 문제가 이 영화를 외면하고 다른 곳으로 달아난 것도 크게 보면 대작 영화들에게 관대한 충무로 제작 현장의 아이러니라고 볼 수 밖에 없다.
  • 김재범

영화 같은 삶을 꿈꿨다가 진짜 영화 같은 삶을 살게 된 이란성 쌍둥이 아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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