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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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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카이노 오와리의 희망어, 그것은 '세상 위로'

2018-08-03 10:15

조회수 : 1,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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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이 주류 음악계에서 밀리지 않는 일본이지만 그곳에서도 밴드가 일본 돔 투어를 펼친다는 건 쉽지 않은 일로 통한다.

하지만 세카이노 오와리는 메이저 데뷔 3개월 만에 도쿄 부도칸에 입성, 3년 만에 첫 돔 투어를 진행할 정도로 슈퍼 록 스타가 됐다. 동화 속에 들어갈 듯한 찬란한 판타지 풍 멜로디, 그와 어울리는 의상과 영상, 무대 연출 등으로도 유명세를 탔다. 

안전상의 문제로 15m 이상 크기로 제작할 수 없다는 관계자 측의 반대에도 보컬 후카세는 자신의 요구를 관철하며 아래 사진 같은 스케일의 무대를 곧잘 연출하곤 한다.

(세카이노 오와리 일본 공연 모습. 사진/위키피디아)

그래서 꼭 한 번은 공연을 보고 싶었다. 전날 딜런 기사를 마감하고는 정신이 몽롱했지만, 다시 한번 올림픽 공원을 찾았다.

이날 세카이노 오와리의 내한은 '사운드 시티'라는 도심 속 릴레이 공연 행사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주최 측 관계자를 만나 공연에 대해 물으니, 전전날 딜런 공연이 겹쳐 아쉽게 됐다면서 그래도 오늘 세카이노 오와리에 마지막 희망을 걸어보고 있다는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던졌다.

눈을 잠시 돌려보니 거의 대부분이 세카이노 오와리를 보러 온 이들이었다.

그들의 티셔츠와 모자를 파는 굿즈 부스 앞엔 길게 줄이 늘어서 있었고, 일본어도 들리는 걸로 봐선 이들의 공연을 보러 자국에서 날라온 사람도 꽤 돼 보였다. 

추측은 공연을 보면서 확신으로 바뀌었다.

최대 수용 가능인원 6000여명인 SK핸드볼 경기장은 이날 거의 꽉 찼다. 스탠딩 존부터 지정석까지 밴드 이름이 아로 새겨진 형광봉과 응원 소리가 장내를 꽉 채웠다. 심지어 스탠딩 석에서는 거의 모든 노래를 일본어로 따라 부르는 괴성에 가까운 진성 팬들도 인상적이었다. 


(사운드시티 차 내한 공연을 하고 있는 세카이노 오와리. 사진/라이브네이션코리아)

거친 세상에 그간 많이도 아팠던 밴드는 '희망어'를 쏟아냈다. 

(보컬 후카세는 정신질환을 겪었고, 피아노 사유리는 따돌림에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살았다. 나머지 멤버들 역시 그들의 아픔에 공감하며 세상을 이겨왔다.)

서커스 탈을 쓴 DJ 러브는 핑거 스냅으로 초현실적 분위기를 한층 돋궜고, 사오리는 건반과 멜로디언을 오가며 아름다운 선율을 쏟아냈다. 어깨동무를 하고 맑게 노래하는 기타리스트 나카진과 보컬 후카세는 시종일관 따스하고 밝아 보였다.

따스하고 뭉근한 온기는 선율을 타고 관객들에게도 그대로 전달됐다. 깊게 그들을 알지는 못하는 이라 하더라도 그들의 희망어는 '세상(세상에서 제일로)' 위로가 됐다.

동화 한편 같던 공연 후 경기장 위로 레드문이 걸렸다. 초현실적인 광경을 카메라에 담던 한 무리가 밴드에 관한 관람평을 주고 받는다.

"오늘 이 밴드 처음 알게 됐는데, 진짜 좋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계속 영상을 찍은 것 같아"
"처음 곡들은 되게 일본 애니메이션 주제가 같지 않았어? 그래서 편견이 좀 있었는데, 점점 좋아지더라 나는...레이저 무대연출도 진짜 스케일이 대단하고" 

"원래 편견이란 게 좀 무섭잖아. 나도 좀 그런 느낌 있었는데, 일본어에 대한 생각을 좀 내려놓으니까 음악 자체가 너무 좋게 들리더라고! 진짜 위로가 됐달까...그나저나 내일 출근 어쩌지"
"야 내일 생각하자!" "그..........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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