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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세준

현대·기아차 '중국' 승부수…'꽌시'는 오너가 챙길게

현지 경험 없는 총경리 2명 발령, 실적 정면돌파

2018-07-25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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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황세준 기자]  현대·기아자동차 중국법인장이 또 바뀌었다. 이번엔 2명 모두 중국 경험이 없는 인물을 임명했다. 업계에서는 중국 사업의 정석으로 통했던 '꽌시'(관계나 인맥을 뜻하는 중국어)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방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현대자동차는 25일 윤몽현 HAOS(터키) 법인장(전무)를 부사장을 승진 발령하고 중국법인인 북경현대기차 총경리에 임명했다. 지난해 9월 화교인 담도굉 부사장을 총경리로 임명한지 1년도 채 안돼 인사가 났다. 담 부사장은 본사로 발령났으며 추후 현대차 중국사업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윤몽현(좌측)·진병진 부사장. 사진/현대차그룹
 
이날 기아자동차도 진병진 생기센터장(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 발령해 중국법인인 동풍열달기아 총경리에 임명했다. 지난해 2월 중국통인 소남영 부사장을 다시 불러들여 판매 부진 타개 특명을 내린지 1년 4개월여만이다. 소 부사장은 자문으로 위촉됐다.
 
담 부사장, 소 부사장과 달리 윤 부사장과 진 부사장은 중국 경험이 전무하다. 그동안 중국법인 수장은 잦은 교체가 이뤄지는 외중에도 '중국통'을 임명하는 추세였으나 이번에 변화를 줬다. 갈수록 여건이 어려워지는 중국 시장에서 기존과는 다른 접근법을 모색하라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인사라는 평가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신임 총경리 2인은 중국 시장 경험은 처음이지만 다양한 해외법인을 두루 거치며 영업실력을 쌓아온 저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1~6월 현대·기아차의 중국 누적 판매량(도매기준)은 55만2451대로 전년 동기(43만947대) 대비 28.2% 크게 늘었다. 외형적으로는 사드 보복 여파에서 벗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예년 수준은 여전히 회복하지 못했다. 2016년 동기(80만8359대) 대비로는 31.7%, 2015년 동기(81만3386대) 대비로는 32.1% 줄어 판매량이 크게 못 미친다. 여기에 중국이 최근 수입차 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크게 인하하면서 대륙 쟁탈을 둘러싼 경쟁도 한층 심화되는 상황이다.
 
현재 중국과의 '꽌시'를 직접 챙기는 인물은 오너인 정 부회장이다. 그는 올해 들어서 지난달까지 총 5회 중국 현장 경영을 펼치며 후춘화 부총리, 천민얼 충칭시 서기 등 유력 인사들과 교류했다. 중국 시장은 정 부 회장이 각별히 신경 쓰고 있는 지역이다. 정 부회장은 올해 1월 국제가전전전시회(CES)에서 취재진에게 "중국 시장에서 좋은 주사를 맞았다고 생각하고, 오히려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며 "올해 중국 시장에서 약 90만대 정도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00만대까지 올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그룹 내에서 중국법인 총경리는 실적이 부진하면 재임 기간에 상관 없이 바뀌는 데다 과거에 맡았던 인물이 다시 온 전례가 있다. 2011년 백효흠 전 사장부터 지난해 담 부사장까지 6년간 총 6명이 바뀌었다. 현대차는 지난해 사드 배치 여파로 중국 시장에서 반한(反韓) 감정이 확산되며 판매량이 급감하자 담 부사장을 구원투수로 재등판시켰다. 그는 현대차 북경사무소장, 중국사업본부장을 역임하며 중국 시장을 개척했고 2010년 중국법인 총경리를 한차례 역임하기도 했다.
 
이는 중국 시장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을 내세워 현지 소통을 강화하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부진 탈출에 실패했다. 기아차 역시 소 부사장을 다시 불러들여 과거의 영광 재현을 노렸지만 역부족이었다. 소 부사장은 지난 2006년 기아차 중국법인 판매실장으로 임명되면서 중국 경력을 시작했고 2011년부터 2015년 상반기까지 중국법인 총경리를 맡아 연 평균 20%대 판매 신장률을 달성했다.
 
황세준 기자 hsj121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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