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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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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폭염에 전통시장 발길 뚝…백화점은 바글바글

전통시장 매출 30% 줄어…폭염 대비 시설 부재·노후화

2018-07-25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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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은별 기자] "야채도 비싸지고 손님이 반도 더 줄었어." 25일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오목교 중앙시장에서 채소장사를 하는 한 할머니는 이렇게 말했다.
 
약 2주간 지속된 기록적인 폭염은 시장의 희비를 갈라놓았다. 전통시장은 손님이 오지 않아 길목이 텅텅 빈 반면 백화점은 피서 겸 쇼핑을 나온 손님들로 가득찼다.
 
이날 오목교 중앙시장은 입구부터 더웠다. 좁은 길목에 양쪽으로 문을 연 가게가 드문드문 보였다. 에어컨이 설치된 가게들은 문이 닫혀 있었으며 손님이 올 때만 잠깐씩 문이 열렸다. 대부분의 상인들은 선풍기를 쐬며 평상에 걸터앉아 티비를 시청하고 있었다.
 
시장 전체는 뜨거운 햇빛을 가리려는 듯 연노란색 천막이 쳐져 있었으나 열기를 가둬 한층 더 더워지는 듯했다. 10분도 채 걷지 않았는데 이마에서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시장에는 나이가 꽤 있는 듯한 할머니 두 세분이 장을 둘러보고 있었다.
 
문형덕 오목교 중앙시장 상인회장은 "폭염 때문에 점포 매출상황을 보면 30~40% 가까이 줄었다"며 "시장 특성에 따라 다르지만 여름에는 손님들이 시원한 곳을 찾다보니 재래시장은 발길이 끊긴다"고 말했다.
 
규모가 큰 전통시장도 한산하기는 마찬가지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통인시장은 관광객들도 많이 찾기로 유명하지만 이날 낮에는 중국인 5~6명 정도가 보일 뿐이었다. 선풍기 돌아가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고요했다. 통인시장상인회 관계자는 "주말 토요일 기준 약 1000여명이 방문하는 도시락 카페도 최근 2주간 700명이 될까 말까 한 정도로 줄었다"고 전했다. 이 곳 내부 역시 더운 열기로 가득했다. 기름에 볶아진 음식이 내부 열기를 더 올리는 듯했다.
 
반면 백화점은 폭염에 시원한 에어컨을 쐬려는 손님들로 평일 오전부터 북적였다. 지하철로 연결되는 통로부터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쏟아졌다. 한 손님은 백화점에 들어서자마자 "아 살겠다"고 외쳤다.
 
비교적 높은 가격대의 백화점 식품관도 북적거렸다. 배송서비스를 해주는 곳에는 줄까지 늘어서 있었다.
 
백화점 식품관을 이용하는 안모씨(49)는 "백화점이 시원하고 주차가 편하며 소량의 물건을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어 오게 된다"고 말했다. 안씨는 "온라인에서도 종종 구매하지만 전통시장은 주차도 불편하고 잘 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백화점에서 바캉스를 즐긴다는 뜻의 '백캉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여름에 매출과 고객수가 치솟는다. 특히 올해는 폭염으로 백화점 매출은 두 자릿수 신장률이 보이기도 했다. 지난 18일부터 24일까지 롯데백화점의 매출 신장률은 전년 동기간 대비 10.4% 늘었으며 구매고객 수도 13.9% 증가했다. 지난 16일부터 23일까지 신세계백화점의 매출은 15.8% 신장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 역시 "폭염이 지속된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백화점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다"고 말했다.
 
전통시장 상인들은 시설 부재를 안타까워한다. 전통시장 통로는 더위를 낮출 시설이 거의 없고 있더라도 노후화가 심하다. 통인시장의 경우 지난 2005년 현대화사업이 진행된 후 13년이나 지나 비까지 샌다. 일부 더위를 낮추는 시설이 구비된 전통시장도 노즐이 막히거나 물이 떨어지는 등 2차적인 문제가 발생한다고 한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관계자는 "상인들이 가장 필요한 것을 조사했을 때 꼽힌 것이 주차장, 비가림시설, 화장실, 교육프로그램 등이었다"며 "그런 부분에 포커스를 맞추다 보니 예산 부족으로 분무시스템까지 갖추기는 좀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여름이 계절적 요인에다 명절도 없다 보니 가장 힘든 시기"라며 "필요한 시설을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역대급 폭염에 전통시장과 백화점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사진은 25일 비슷한 시간 통인시장(좌)과 백화점(우)의 대조적인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김은별 기자 silversta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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