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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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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준의 베트남 전문가되기)베트남은 한국을 좋아해

2018-07-23 03:01

조회수 : 1,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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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가장 핫플레이스인 호암끼엠 호수 한쪽에는 커다란 동상이 있습니다.
이 동상의 주인공은 리왕조라는 베트남 최초의 장기집권 왕조를 세운 리 타이 토입니다.
그냥 먼 외국의 왕인가 싶지만, 이 왕조는 머나먼 한국과 연결이 됩니다.
리왕조 4대왕 인종의 아들 이양혼은 왕위쟁탈전에 밀려 중국을 거쳐 고려로 망명해 정선 이씨의 시조가 됩니다.
또 리왕조가 망하면서 이용상 왕자가 가족들과 배를 타고 고려로 귀화해 화산 이씨의 시조가 됩니다.
화산 이씨는 몽골과 맞서 싸워 큰 공을 세워 황해도 옹진군 화산 일대를 받았습니다.
정선 이씨는 고려 무신정권의 유명한 이의민을 배출하는 등 역사 속 활약도 쏠쏠합니다.
중요한 건 현재 베트남에서 이들이 리왕조의 후예로 인정받는다는 겁니다.
기본적으로 외국인의 이민을 인정하지 않는 베트남 정부에서 정선 이씨와 화산 이씨는 베트남에서 살 경우 출입국관리, 세금, 사업권 등에서 베트남인과 동일한 특혜를 준다고 합니다.
재미난건 지금도 베트남 대사가 경북 영주와 봉화에 화산 이씨 집성촌을 찾는답니다.
봉화에는 국내 유일 베트남 타운까지 만들어진다니 대단한 인연입니다.
 
베트남은 한중일 동북아 3국 중에 한국과 가장 우호적인 분위기입니다.
중국과는 1000년 넘게 지배와 독립을 반복하며 오랜 대립을 이어왔습니다.
사회주의 국가를 하면 많이 개선됐다고 해도 남중국해 문제를 끼고 있어 그리 깔끔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접경국가인데다 대국인만큼 민감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 많죠.
중국이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해상 일대일로 사업 또한 베트남 입장에서는 예민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일본은 우리나라에게 그랬듯이 베트남을 지배했던 국가입니다.
무엇보다도 잔인한 통치로 1944년 짧은 기간 동안 1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굶어죽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는 세계사에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일로 지금도 베트남 사람들 가슴 속에 깊숙이 남아있다네요.
하지만, 최근들어 일본의 베트남 투자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입니다.
항구, 공항, 고속도로 등 대규모 인프라 건설을 투자하고, 베트남이 가장 원하는 선진기술과 법 준수도 높은 수준입니다.
 
그럼에도 한국의 위치는 앞에 두 나라보다 결코 못하지 않습니다.
화산 이씨, 정선 이씨는 물론 베트남에게 기본적으로 한국은 호감 국가로 꼽힙니다.
한강의 기적을 앞세운 높은 기술과 경제 발전은 베트남 사람에게 존경과 부러움의 대상이죠.
기본적으로 안보에서 미국·중국으로부터 독립하고 경제적 발전으로 아세안 패권을 노리는 베트남에게 한국은 중요한 파트너입니다.
 
특히, 베트남 사람들은 한국과 유사한 측면이 많습니다.
손기술이 좋은 점, 교육열이 높은 점, 가정적이고 정이 많은 문화 등은 예전 우리 모습과 비슷합니다.
외적으로도 민족에 따라 다르겠지만, 많은 베트남 사람들은 한국 사람들과 외적으로도 닮았습니다.
 
이정도 얘기하면 월남전으로 인한 악감정이나 사과 문제를 떠올리시는 분들이 있을텐데요.
일본의 위안부 문제를 거론하면서 우리도 베트남에게 사과해야 한다는 국내 여론도 있습니다.
물론 작은 문제라고 할 수야 없겠지만, 그 문제로만 얘기하면 전혀 대화가 풀리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베트남 사람들은 월남전 파병 문제를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체면을 중시하는 문화다보니 섣부른 사과는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 있습니다.
또 당장 그들은 말 뿐인 사과보다 경제적 도움을 차라리 더 원하는 뉘앙스라네요.
지난 문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 당시 ‘마음의 빚’을 거론했죠.
하지만, 당시 베트남 정부로부터 돌아온 대답은 "국민감정을 상하게 하거나 협력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지 말아달라"입니다.
아무래도 단기적으로 털고 가는 개념보다는 교류의 폭을 넓히면서 장기적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이 낫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박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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