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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스 해체 당시 가려져 있던 이야기들

(잠깐, 독서)'스미스 테이프:록이 찬란했던 날들'

2018-07-17 17:03

조회수 : 1,0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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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영화 감독이자 언론인이었던 하워드 스미스의 미공개 인터뷰 모음집 '스미스 테이프'에는 비틀스 멤버들과의 대화가 실려 있다. 그는 비틀스가 공식 해체를 하던 시점 전후로 존 레논, 조지 해리슨을 인터뷰 했으며 당시 문화계의 시대적 화두를 여러 질문들로 끌어 내고 있다. 이제까지 알려지지 않은 비틀스 음악과 해체, 당시 이들이 하던 반전 캠페인 등에 관한 그들이 솔직한 속마음이 읽는 재미를 더한다. 리뷰에서 못 푼 이야기를 여기에서 조금 더 풀어 본다.

관련 기사: (책읽어주는기자)존 레논·앤디워홀·믹 재거를 '타임 캡슐'로 만나다


존 레논과 오노요코. 사진/위키피디아

스미스는 1969년 겨울, 존 레넌, 오노 요코를 함께 만난다. 반전 시위를 하던 둘은 전 세계 12개 도시에서 캠페인을 벌이고 있었고, 비틀스의 활동에는 크게 흥미를 보이지 않았다. 

스미스: 당신은 평화를 위해 열심히 움직여왔는데, 좀 효과를 거뒀다고 느끼나요?
레넌: 코카콜라에 질문하는 것과 마찬가지 아닐까요? 당신은 저 어리석은 광고가 효과가 있다고 생각해요? 난 히말라야에 있고, 저들은 코카콜라를 가지고 있어요. 저들에겐 다른 어떤 것도 없지요(초월적 가치(평화)를 좇는 자신과 대비되는 자본주의(콜라)의 탐욕을 비판한 말)

레넌: 그래도 우리의 선택지는 평화였어요. 그게 아무리 보잘 것 없어보이더라도 말이죠. 하지만 우리는 지나친 편집증에 빠지지 않으면서도 평화의 메시지를 외칠 만한 충분한 에너지를 갖고 있을 만큼 성숙했다고 생각해요. 다른 분위기였다면 그걸 드러내지 않았을 거예요. 그리고는 다시 나타나 메시지를 외쳤겠죠.

스미스: 당신들(비틀스)이 해체한다는 루머가 도처에 돌고 있어요.
레넌: 맞아요.
스미스: 사실인가요?
레넌: 링고는 한 번 탈퇴했던 적이 있었죠. 조지도 이틀 동안 떠났던 적이 있고요.

스미스: 그럼 비틀스로 다시 투어를 돌 계획도 없나요?
레넌: 그럴 가능성은 아주 적다고 말씀드리죠. 투어라는 단어가 내겐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네요. 이제 투어라면 지긋지긋해요. 

스미스: 왜죠?
레넌: 아침부터 밤까지 완벽히 광기에 사로잡혀 지내야 했어요. 한시도 평화로운 순간이 없었죠. 같은 방에서 4년 동안 서로 얼굴을 마주 보고 지냈으니까요. 물론 좋았던 순간들도 있었지만 현실 세계로 넘어오게 되면, 모든 게 고통이었어요. 음악도 공허해졌어요. 어떤 피드백도 없었죠.그냥 닥치는 대로 공연만 하고 있었죠.


해체 당시의 존 레넌(왼쪽)과 폴 매카트니. 사진/위키피디아

그로부터 4개월 뒤 비틀스는 해체했고, 스미스는 해체 2주 뒤 조지 해리슨과 마주한다. 솔로 1집 'All Things must pass'로 빌보드 차트 1위를 거머쥐던 그는 비틀스에 관한 넋두리를 이렇게 풀어놓는다.

스미스: 당신은 비틀스가 재결합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해리슨: 글쎄요. 그럴 수 있을지 쉽게 말을 못 하겠군요. 나는 분명 최선을 다해 그들과 함께 뭔가를 해보려고 할 거예요. 내 말은 그런 상황을 받아들이는 건 타협의 문제라는 이야기죠. 어떤 면에서는 타협이자 희생의 문제겠죠. 뭔가 큰 것을 얻으려면 어느 정도는 희생이 따를 테니까요. 

조지 해리슨. 사진/위키피디아

스미스: 폴과의 사이엔 어떤 증오가 있는 것처럼 보여요. 그가 "모든 게 다 끝났다"고 말한 것처럼 들리거든요.
해리슨: 처음 애플 레코드(음반사)를 만들자는 건 폴의 아이디어였죠. 그런데 일이 점차 꼬여 우린 그에 대해 뭔가를 해결해야만 했어요. 우리가 조치를 시작했을 때 그 문제에 대해 폴은 분명히 말을 아꼈어요. 그는 재정 관리자로 장인인 리 이스트먼을 원했어요. 하지만 우린 그러지 않았죠. 그게 유일한 이유였어요.

비틀즈가 1968년 설립한 음반사 애플레코드는 밴드의 해체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운영 당시 누구를 경영진으로 불러 오느냐에 대한 논쟁이 붙었고 해리슨은 이 과정에서 폴과의 의견 마찰을 솔직하게 얘기하고 있다.

스미스: 폴과의 갈등이 어떤 거였나요? 잘 몰라서요.
해리슨: 글쎄요. 폴과 나는 학교를 같이 다녔어요. 그런데 시간이 흐르고 어느 순간, 그런 느낌이 들었죠. '모든 사람들은 변하는구나.' 때때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변하지 않길 바라잖아요. 혹은 변하더라도 그 사람의 변화를 인정하지 않고, 마음속에 그에 대한 다른 이미지를 가지고 있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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