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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직원 첫 공동집회 "갑질 없는 직장 함께 만들자"

양대 항공사 노조 무더위 속에 총수일가 퇴진 요구

2018-07-15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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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구태우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직원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퇴진을 한목소리로 외쳤다. 총수일가와 수직적인 조직문화를 바꿔 직원이 존중받는 회사로 바꾸기로 했다.
 
국내 양대 항공사의 총수 일가 갑질에 분노한 직원 200여명은 지난 14일 오후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첫 번째 공동집회를 열고 "조양호는 퇴진하라! 박삼구는 집에 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공동집회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지부)와 아시아나항공노조(노조)가 주최했다. 섭씨 31도를 넘는 무더위였지만 직원들은 'I ♥ KAL(대한항공)', 'I ♥ 아시아나'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회사를 살리겠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경영진을 비판하고, 동료를 격려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직원이 14이 청와대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사진/뉴시스
 
대한항공 직원들은 조 회장 일가의 구속 수사를 촉구했다. 조 회장과 이명희씨 등 일가에 대한 구속영장은 모두 기각됐다. 집회에 참석한 대한항공 직원은 "회장 일가의 상습적인 범죄에도 구속하지 않는 건 증거인멸을 돕는 꼴"이라며 "조 회장과 박 회장 모두 감옥에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박 회장의 경영실패를 거세게 비판했다. 심규덕 노조 위원장은 "30년 동안 회사를 다니는데 경영상황이 좋았던 적이 없다"며 "매년 태스크포스를 하지만 어려운 건 박 회장이 (이익을) 가져갔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집회 참가자는 노조에 가입해 총수일가 퇴진운동을 이어가자고 제안했다. 지부는 이달 지부장 선임을 포함한 집행부를 꾸릴 계획이다. 당초 조 회장 일가의 갑질을 폭로하려고 카카오톡에 단체 대화방에서 활동했던 익명 모임이 노조 설립까지 이어진 것이다. 이날 지부 운영진인 유모씨는 가면을 벗고 신분을 공개했다. 유씨는 경력 2년차 대한항공 직원이다. 그는 "노조에 가입해도 불이익이 두렵지 않다. 두려워하지 말고 싸우자"고 말했다. 지윤현 아시아나항공 노조 사무국장은 "주말에 직원들이 집회에 나오지 않도록 노조가 앞장서 싸우겠다"고 말했다. 
 
앞으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경영진 퇴진 운동은 노조를 중심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라 노조가 교섭을 요구할 경우 사용자는 교섭을 거부하거나 고의로 지연할 수 없다. 양대 항공사 경영진의 전횡을 견제할 장치는 노사간 교섭을 통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직원들은 2시간 가량 집회를 진행했다. 경찰들이 관리 하는 가운데 대한항공 직원들은 하늘색,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갈색 종이 비행기를 접어 날리며 평화 시위를 가졌다.
 
구태우 기자 good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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