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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다한, 밴드유랑)평일 대낮, 홍대 뮤지션 60명이 모인 까닭은

2018-07-06 10:21

조회수 : 2,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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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사:(권익도의 밴드유랑)록 음악이 죽었다고?…캡틴락 ‘낭만’은 죽지 않아!

(밴드 크라잉넛. 사진/위키피디아)

펑크록 밴드 크라잉넛은 올해로 23년차 장수 밴드다. 젊은 날의 혈기로 쉼 없이 '달려온' 그들도 이젠 불혹을 넘었다. 혼자 살아온 세월보다 '크라잉넛'으로 살아온 날들이 더 많다. 

크라잉넛의 개성 넘치는 베이시스트 캡틴락(한경록)은 멤버들에 대해 묻자 웃으며 "어휴 징글징글해요"라며 운을 뗀다.

"밴드도 인간관계다 보니까 가끔씩 의견 충돌하거나 짜증날 때도 당연히 있죠. 하지만 일단 같이 모이면 너무너무너무 재밌고 웃겨요. 10년, 20년 세월이 지나면서 함께 하는 연주가 쌓였고, 이제는 무대 위에 올라가면 서로 호흡 만으로도 합이 맞는 느낌이 있거든요. 이걸 말로 설명하기는 참 힘든데.. 아무튼 그렇게 우리끼리의 합이 관객과 교감이 되면, 공명을 울리는 듯한 쾌감이 있어요. 정말로요."


(캡틴락의 '모르겠어' 뮤직비디오에 참여한 60여명의 홍대 뮤지션. 사진/캡틴락컴퍼니)

작년에는 밴드 활동 22년 만에 '캡틴락'이란 타이틀로 첫 솔로 데뷔를 했다. 워낙 쾌남인데다 '인맥왕'으로 불리기에 앨범에도 여러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재능을 기부했다. 장기하와 얼굴들 키보디스트 이종민,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 드러머 양현모, 기타리스트 황성준 등이 참여했고, 앨범 디자인은 신창용, 조윤진 현대미술작가가 도움을 줬다. 

(인터뷰 중인 캡틴락. 사진/뉴스토마토)

특히나 뮤직비디오도 예산과 시간을 절감 차 '사람들'과 함께 했는데, 이날 인터뷰에서 캡틴락은 이와 관련한 이야기를 다시 재밌게 풀어 놓았다. 

"갑작스레 전화를 했는데, 평일 대낮에 60여명 정도가 모였어요. 뮤지션들은 보통 새벽에 작업을 하니 사실 말도 안되는 시간대였거든요. 씻지도 못한 사람도 있었고, 아침 7시까지 술을 마시다 온 사람도 있었고. 그러고 보면 제가 참 '친구 부자'라서 감사하다는 생각을 해요."

60여명이 출연하는 이 뮤직비디오는 캡틴락의 베이스캠프로 불리는 카페 '제비다방' 인근에서 촬영했다. 여러 뮤지션들이 노래하는 캡틴락을 중심으로 연주하며 길을 따라간다. 개성 강한 이들이 함께 모이니 그 자체로 홍대를 표현하는 '문화'가 됐다. 

인터뷰가 끝난 후 그와 직원들과 맥주를 함께 마시며 담소를 나눴다. 그는 더 확장된 다른 꿈을 꿨다. 
 
"다음에는 드론으로 홍대를 촬영해볼까. 홍대 위를 쫙 찍는 거. 그런데 또 찾아보면 규제 사항이 있겠지?"
 
"이렇게 맨날 쓸데 없는 생각을 하는데요, 그래도 음악은 계속하고 있답니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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