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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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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북한은 큰 경협 파트너…지속적 교류 위해 단일 시스템 구축해야"

이찬호 외국변호사 "남북경협 실무 바탕 단계별 자문·리스크 최소화 역할할 것"

2018-06-28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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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인 4·27 남북정상회담과 6·12 북미정상회담을 거치면서 북한의 핵 실험, 미사일 발사 등으로 긴장 속에 있던 남북관계가 전례 없는 평화로운 분위기 가운데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특히 문화예술 분야 교류, 인도적 교류 등에 이어 경제 분야 교류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26일 판문점에 열린 철도협력 분과회의에서는 남북 철도 연결과 현대화를 위한 공동연구조사단을 구성하고, 다음 달 24일 경의선부터 공동연구를 진행하겠다는 내용이 발표되기도 했다. 철도협력 분과회의가 열린 날 통일부 교류협력과장을 지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소속 이찬호 외국변호사를 만났다. 태평양은 지난 2002년 설립해 운영한 북한팀을 남북정상회담 직후 남북관계·남북경협 특별팀으로 확대했으며, 이 변호사는 팀장으로 특별팀을 이끌고 있다. 

남북관계, 남북경협 등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는

통일부에서 금강산 관광 사업을 담당하는 과장으로 근무하면서 실제로 남북경협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해 현장에서 많이 느낀 점이 있었다. 이후 미국에서 로스쿨을 나와 외국변호사가 됐고, 통일부에 복귀해서 근무하다가 로펌으로 들어왔다. 하지만 남북경협이나 남북교류협력에 대한 법조계의 관심은 상당히 낮은 상태였고, 지난 10년간 남북관계가 상당히 좋지 않아 금강산 사업 등이 중단된 상태라 교류협력에 대한 논의 자체가 많이 실종됐다. 이러한 과정에서 남북경협은 서로 다른 체제 간의 교류협력이고, 기존의 외교와는 다른 특수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남북경협에 대한 법 제도 구축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이 분야에 관심을 두고 업무를 하게 됐다.

북한팀에서 남북관계 특별팀으로 확대한 이유는 

우선 남북경협은 현장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잘 알고 있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남한과 북한의 법체계는 상당히 달라 우리가 가진 법적인 기준으로 북한을 보는 것은 한계가 있다. 북한에서는 법치 행정이 구축되지 않았고, 법률 자체가 공개가 안 되는 상황에 있기 때문에 우리와 같이 법이 운용된다고 생각한다는 것은 오산이다. 그래서 현장이 실제로 어떻게 되는지를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그러한 부분은 연구자도 할 수 없다. 결국 실무를 잘 아는 변호사가 남북경협의 현장에서 뛰고 있는 기업과 협업하면서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그런 면에서 우리가 지난 2002년 북한팀을 처음 만들어 불모지나 다름없는 이 분야를 개척했고, 지금은 변호사 40여명이 투입됐다. 앞으로 이뤄지는 남북경협은 지금보다 훨씬 규모도 크고, 다양하고, 복잡하게 이뤄지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현장에서 법적인 실무 능력을 갖춘 변호사가 많은 기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법률 수요 증가에 따른 구체적인 업무는

남북관계 특별팀은 수익만을 조직이 아니고, 공적인 기능을 수행한다는 사명도 있다. 그래서 첫 번째로 제도 설계 부분에 대해 정부 쪽에 많은 자문을 하고 싶다. 정부에서 지금 준비하는 기간에 그동안 문제가 많았던 제도를 손을 봐야 하는 시점이다. 문제가 많았던 제도로 남북경협을 재개하면 똑같은 일이 발생하기 때문에 분석하고, 대안을 마련해 북한과 협상한 후 남북한이 단일하게 적용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그 부분에 대해 우리 특별팀에서 외국의 사례도 조사하고, 필요하면 용역을 받아 연구 결과를 제시할 수도 있다. 두 번째로 민간 부분에서 대북 진출 프로젝트에 대한 기획 단계부터 자문할 수 있다. 기존의 기업 중에서 남북경협의 경험이 있는 기업은 극소수다. 북한과 접촉하고, 협상하고, 투자 계약을 하고, 실제로 투자를 실행하는 부분은 일반적인 대외무역, 대외투자와는 많이 다른 면이 있기 때문에 자문하고,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투자의 관점에서 북한 시장의 현황과 장단점은

첫 번째는 한반도의 정세가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전체제에서 평화체제로 전환이 시작되고 있는데, 이것은 새로운 한반도의 세상이 열렸다고 볼 수 있는 근본적인 변화다. 그러한 변화 속에서 북한은 지금 대외관계를 넓혀나가면서 경제력을 상승시키려 하는 내부적인 욕구가 확인되는 과정도 볼 수 있다. 두 번째는 지금 북한의 경제 체제가 실질적으로 많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김정일 시대에는 북한식 경제 건설을 고수했는데,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이제는 김정은 시대로 오면서 경제 정책의 중심이 외부의 좋은 모델을 벤치마킹하고자 하는 새로운 접근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전에는 북한의 시장이 일종의 현상으로만 있었다면, 이제는 질적인 변화를 거쳐 구조화되면서 시장경제적인 질서와 시장경제적인 마인드가 생기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시장을 북한 체제에 대한 도전이나 범죄시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이제는 북한도 현실로 받아들이면서 경제 운용의 한 부분으로 인정하기 시작했다. 세 번째는 우리나라 경제가 어떻게 나가야 하느냐는 부분과 관련해 북한이란 하나의 커다란 경제협력 파트너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와 같이 생산할 수 있는 경제공동체로서 평화 체제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남북한 공동번영의 가능성이 생겼다. 

현재 남북경협을 준비하는 기업에 조언한다면

당장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보다는 가장 주력으로 진행하는 사업을 장기적이고, 점진적으로 키워간다는 생각으로 임하는 것이 좋다. 또 북한은 문화상 신뢰를 상당히 중요시하므로 사업 상대방으로서 신뢰를 쌓는 부분을 많이 유의해야 한다. 다음으로 북한에 알고 들어가야 한다. 북한이 지금 어떤 제도를 가지고 있고, 어떤 법에 따라서 사업이 관할되고 있는지를 공부해야 한다. 그래서 조직 내에 조그만 규모라도 조직을 꾸린 후 북한의 전반적인 상황이나 경제 상황, 그동안 남북교류협력에서 투자에 실패한 사례와 성공한 사례를 담은 여러 자료를 학습하기를 권한다. 필요한 경우에는 전문가에게 자문도 받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공통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 남북경협은 순수하게 경제적인 논리로만 이뤄지지 않고, 정치적인 변수가 고려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의견을 결집할 수 있는 형태가 필요하다. 

남북경협 중 주목받는 대륙철도의 현실화 가능성은

쉽지는 않은 문제인데, 우리는 남북 철도 연결의 경험이 있다. 개성공단을 하면서 연결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그래도 프로젝트가 워낙 커서 여러 가지 난관이 있을 것이고, 기간이 오래 걸릴 것이다. 사전 타당성 조사부터 시작해서 노선을 확정하고, 전기와 통신 시설도 들어가야 한다. 우려하는 것은 남북경협을 한다면서 일부 건설회사가 올라가서 인프라만 구축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다. 이러한 협력만 가지고는 현재의 분위기를 이어가기가 어렵고, 한반도의 통일과 평화를 위해서는 남북협력에 대해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가 그동안 해 온 사업 중에서 가장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분야가 관광이다. 금강산 사업이 중단된 지 10년이 됐는데, 중단되기 이전에는 1년에 30만명 이상이 갔다. 그래서 그 사업도 빨리 재개해서 말로만 평화가 아닌 실제로 참여할 수 있는 분야의 사업도 병행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더 발전된 남북관계를 위해 정부와 정치권에 바라는 점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사항을 보면 남북관계의 제도화 부분을 강조했다. 남북관계 제도화의 취지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대내적인 제도화다. 정권이 바뀌는 것에 따라서 대북 정책이 급격하게 바뀌면 남북경협이나 남북교류에 참여했던 기업이나 투자자에게는 치명타가 된다. 그러한 부분에서 남북관계의 제도화를 위해서는 객관적인 제도를 만드는 입법 활동 등 국회의 협력도 필요하고, 사회적인 공감대도 필요하다. 남북관계가 어찌 되더라도 교류협력은 계속돼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두 번째는 남북한 간의 제도화다. 남한과 북한의 제도가 완전히 다르고, 서로 다른 제도를 이어주는 합의가 이행되지 않는 것을 극복해야 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남북경협과 남북교류협력을 운영하는 시스템을 하나로 만들어야 한다. 우리의 구상을 완결된 형태로 만들어 북한에 전달하고, 그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설득해야 한다.

22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제1별관 지하 1층 대강당에서 열린 '한반도 정세 변화에 따른 남북경협 추진 전략의 모색'이란 세미나에서 이찬호 외국변호사가 '남북경협의 리스크와 기업의 리스크 관리 대책'이란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법무법인 태평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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