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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호

(CPA에세이)왜 KT만 가면 구속되나

2018-06-20 12:42

조회수 : 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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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KT만 가면 다 구속되는 것은 아니다. 구속안되고 잘 피해다니는 경우가 다반사다. 황의 법칙도 만들었다는 삼성출신 황창규 KT회장을 놓고 구속하네 마네말이 많다. KT만 가면 끝이 항상 안좋다. 

KT 말고도 한국에서 기업을 운영하면 대부분 감옥을 한번씩 갔다오는 것 같다. 정부에 로비를 해도 잡혀가고 안해도 잡혀간다. 

한국에서 기업하기는 정말 어려운 것이다. 벌어놓은 돈도 많으실텐데 말년에 이런 꼴을 당하느니 차라리 안하는게 낫지 않을까? 아니면 우리가 모르는 막대한 RETURN이 보장되있기 때문에 감옥에 끌려가면서까지 그 자리를 탐내는 것인지. 시간이 가면 사람은 잊혀지니까 아마 HIGH RISK, HIGH RETURN이지 않을까 싶다. 물들어왔을때 배젓는것이다.

KT 회장들이 구속되는 이유는 배임, 횡령, 비리 등 안좋은 것들로 가득하다. 가장 중요한 이유가 KT가 주인없는 회사이기 때문이다. 주인이 없으면 해먹기가 쉽기 때문이다. 주인없는 회사에서 국가와 민족을 위해 기업경영에 헌신하는 CEO는 없다. 김구 선생님처럼 청렴하고 애국심 가득한 전문경영인이 되라고 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 

<5G 주파수가 화제다. 난 개인적으로 통신사 1개를 더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쟁을 더 붙여야 한다. 단말기값부터 노예계약, 독과점 등 사회적인 문제는 수십년간 기사를 통해 누구나 알고 있으니 설명은 안하겠다>

KT는 낙하산 부대도 많다. 오죽하면 대부분의 전직 대통령들과 줄이 닫는 다양한 부류의 낙하산들이 박혀있다. 어느 정권의 장단에 춤을 춰야할지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KT만큼 여기저기서 해먹고 다니기 쉬운 회사도 드물 것이다. 

그렇다고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에게 잘 감시하라고 하기도 힘들다. 국민연금보고 스튜어드십을 하라고 하면 정부가 기업을 흔들어놓을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 

결국 기업의 건전한 성장과 부패를 막기 위해서는 '감시'밖에 없다. 

기업이 깨끗해야 성장을 한다. 부패와 성장은 역관계에 있다. 개인은 부자가 될지 몰라도 나라는 좀먹게 된다. 청렴한 경영은 멋있으라고 하는게 아니라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한 필수다. 실제 부패가 없는 기업이 대부분 글로벌 100에 진입해 있다. 

그런면에서 감시를 하는 제도를 다른 나라에게서 좀 배울 필요가 있다. 

내부고발자. 한국에서 내부고발하다가는 다 죽어난다. 노동부도 내부고발자를 기업에 일러바칠 정도니 이것은 내부고발하지 말라고 정부가 종용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내부고발자 중 좋게 끝난 결말은 한국에서 찾아볼 수 없다. 설사 눈치보고 내부고발자를 건드리지 못해도 기업은 소송으로 말려죽인다. 

외국의 경우는 일단 내부고발자에 대해 엄청난 상금을 준다. 내부고발자의 만일을 대비해서다. 그리고 기업이 보복소송을 걸 경우를 대비해서 소송도 기꺼이 국가가 감당을 해준다. 나라가 대신 싸워주는 것이다. 내부고발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 

증거인멸. 우병우 전 수석이 개인휴대폰을 버린 것은 25년감이다. 한국이라 징역 2년살고 마는 것이다. 기업의 비리나 횡령, 정치적인 문제를 일으킨 사람이 결정적인 증거를 실수로라도 분실하는 경우 외국에서는 무조건 25년 징역을 산다. 고의는 말도 할 것 없고 실수로 그랬다고 해도 똑같이 처벌받는다. 물론 그만큼 막중한 책임을 진 직책이니만큼 돈도 많이 벌지만 이를 어길시 형벌도 쎈 것이다. 

회계장부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런데 비리와 횡령의 증거가 없다? 한국이니까 그나마 숨쉬고 사는 것이다. 

감사인. 감사인은 내부감사자(CAE)와 외부감사자(CPA)가 있다. 외부감사자(CPA)는 그 기업의 비리나 위법한 사항을 적발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회계기준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불법도 사실상 용인된다. 오직 외부감사자(CPA)는 회계기준에 적법한지만 들여다 본다. 심지어 그 기업의 불법이나 비자금 등의 문제를 알아챘다고 해도 검찰에 고발할 의무는 없다. 그것또한 고객의 비밀정보로 간주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이다. 

<이석채 전 KT회장을 따라 아프리카에 가 본적이 있다. 그는 여러번의 살해협박을 받은 적이 있다고 했다. 심지어 타이어 볼트를 누군가가 모두 다 풀어내서 사고사를 유인한 적도 있다고 했다. 눈물이 핑 돌았다. 대체 얼마나 통신업계가 팍팍하고 지저분하면 죽고 살고의 문제까지 됐을까. 해먹은 돈이 적발됐을때 해먹을 돈을 못먹었을때 사람들은 정말 죽음을 불사하고 덤벼 싸우나 보다. 정상적인 거래라면 그럴일은 없을테지>

기업이 적법한 회계기준 안에서 돈을 어떻게 돌리고 돌리고 짜내는지는 외부감사자의 관심사가 아니다. 

기업을 감시하는 것은 사실상 내부감사자(CAE)의 몫이다. 불법, 비리, 배임, 횡령 적발의 주체는 바로 내부감사자(CAE)인 것이다. 

내부감사자는 매우 고민이 깊은 자리다. 그 회사에서 월급을 받고 다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럼과 동시에 치부도 드러내야 하는 직책이다. 

KT의 내부감사자들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것만은 분명하다. 내부감사자들이 속속들이 파헤치고 드러내고 고발해야 회사가 산다. 그렇지 않으면 다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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