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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영

CVID 시한 못 박자는 미, CVIG 확약 받겠단 북

북미, 막판까지 실무협의…핵무기 국외반출 여부 쟁점

2018-06-11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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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 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세기의 담판’으로 불리는 12일 북미 정상회담은 북한 비핵화와 체제보장에 대해 양국이 얼만큼 구체적으로 합의하는 지가 회담 성패를 결정하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 노동신문은 11일 “조미(북미) 수뇌회담에서는 달라진 시대적 요구에 맞게 새로운 조미 관계를 수립하고 조선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문제, 조선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한 문제들을 비롯해 공동의 관심사에 대해 폭넓고 심도있는 의견이 교환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를 두고 판문점 등에서 양국이 수시로 진행한 실무협상이 어느 정도 진전을 이룬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최선희 북 외무성 부상과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가 각각 이끄는 양측 실무단은 정상회담 직전까지 합의문 초안을 놓고 막판 조율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현지시간) 캐나다 퀘벡에서 싱가포르로 떠나기 직전 기자들을 만나 “(북미 정상회담은) 김 위원장이 북한을 위대하게 만들 단 한 번의 기회(one-time shot)”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비핵화 결단을 내릴 것을 거듭 촉구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 남북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 속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핵 없는 한반도 실현” 정신을 이어받아 명확한 비핵화 목표와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구체적으로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합의문에 명문화할 수 있는지를 중요하게 여길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CVID의 목표 시한까지 못 박을 것을 요구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다만 CVID 목표를 명시하되 비핵화 로드맵을 구체화하는 문제는 뒤로 미룰 수 있다는 여지도 남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최소한의 관계를 맺고 이후 과정(process)을 시작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한 것이 그 예다. 비핵화를 위한 ‘일괄타결’ 방식의 담판보다 추가 회담을 이어가며 단계적 해법을 모색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다. 핵능력을 포기해야 하는 북한의 부담을 줄여준다는 명분과 핵무기 유예-동결-불능화-폐기 등 각 단계를 확인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현실적인 문제 모두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있을 북한 핵무기 국외반출 여부는 뜨거운 쟁점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핵탄두와 핵물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북핵 핵심전력 일부를 수개월 안에 해외로 반출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사찰단 복귀 시기를 놓고도 양 정상 간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문에 CVID 요구를 명기할 경우 김 위원장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체제보장’(CVIG)을 약속해달라고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해제해 제재를 유연화하고 국제사회의 경제적 지원의 길을 열 것이란 분석이 있다. 대북 제재가 완전히 풀리지 않더라도 미국의 묵인 하에 중국 등이 물밑 지원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양국 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우리 정부의 남북 경제협력 사업 역시 속도를 낼 전망이다. 남북은 지난 1일 판문점 고위급 회담에서 동해선·경의선 철도 및 도로 연결과 현대화, 산림협력,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를 위한 후속대책 마련에 합의한 바 있다. 최근에는 국내 철도업계 숙원이던 국제철도협력기구(OSJD)에 한국이 정회원으로 가입했다.  
 
북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1일 오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묵고 있는 싱가포르 세인트리지스호텔 앞에서 대기 중인 싱가포르 취재진이 자국 신문에 실린 정상회담 관련 기사를 읽고 있다. 사진/뉴시스
 
싱가포르 =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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