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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판사들 "대법관 후보자 인사검증자료 공개해야"

대법원에 의견서 제출…"사회적 공론화로 '밀실 인사' 없애야"

2018-06-08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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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현직 판사들이 대법원을 상대로 대법관 제청대상 후보자들에 대한 인사검증자료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부산지법 권기철 부장판사 등 현직 판사 8명은 8일 "대법관 후보자에 관한 인사검증자료를 대법원이 대법관후보자추천위에 제출하기 전 국민에게 공개해달라는 의견서를 대법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권 부장판사 등은 "사회적 공론화를 통해 후보자를 검증하고 이를 통해 대법관후보자추천위를 실질화 시키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인사검증자료는 대법원장이 대법관후보자추천위에 제공하는 대법관 제청대상 후보자들에 대한 세부자료로, 지금까지 공개된 적이 한 번도 없다. 대법원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학력과 경력·병력·재산 등의 기본 정보 외에 이에 대한 심층 자료와 전·현직 법관 후보자인 경우 주요판결 내용· 법원장 후보자인 경우 재직 중 주요 업무내용· 변호사 후보자인 경우 사회단체 가입내역·변론활동·논문 등 저술 활동·납세내역·후보자별로 제출된 후보자에 대한 각종 의견 등이 포함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행 헌법은 대법관 제청권이라는 권한을 대법원장 1인에게 부여하고 있고, 법원조직법은 대법원장의 독단적 제청권을 제한하기 위해 추천위를 구성토록 해 추천결과를 대법원장이 존중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권 판사 등은 "대법관후보추천위 규칙에 의하면, 대법원장은 추천위에 심사대상자를 제시할 수 있었고, 추천위는 대상자가 부적격으로 판정되지 않는 한 후보자로 추천해야 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추천위는 대법원장의 의사에 따라 대법관 제청대상 후보자를 선정하고, 추천위의 형식적 승인을 거쳐, 대법관 제청대상자를 결정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처럼 대법원장이 우선 심사대상자를 제시할 수 있었고, 추천위 회의가 1회에 그치고, 회의시간도 길지 않다고 알려져 있다는 점에서 추천위 회의가 형식적 의례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면서 "이와 더불어, 대법원규칙은 비밀성이나 밀행성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어 대법원의 대법관 제청대상자 선정과정에서 활발한 사회적 공론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권 판사 등은 "국회의 인사청문회를 통해 어느 정도 사회적 공론화가 이루어지지만, 그 이전에 추천위 단계부터 사회적 공론화가 이뤄지면, 우리 사회와 시대가 원하는 대법관상을 정립하고, 이에 적합한 후보자를 검증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법조계는 물론 언론계, 학계 등 각계각층 이 참여하는 사회적 공론에 단초를 제공하고 공론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고 추천위의 심의를 실질화하는 데에도 크게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하고 "후보자 검증의 공익성과 중대성을 고려하더라도 공개하기 어려운 프라이버시의 문제가 있다면, 이러한 부분은 제외하면 될 것"고 주장했다.
 
권 판사 등은 같은 내용의 의견을 지난 5일 법원 내 온라인 소통공간인 코트넷에 게시했으며, 오는 11일 열리는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도 안건으로 제안한 상태다.
 
대법원은 오는 8월1일 고영한·김창석·김신 대법관 등 3명이 퇴임함에 따라 지난 5월4일부터 2주간 후보자를 천거 받았으며, 추천위 구성에 이어 심사 대상자에 대한 의견 수렴을 지난 4일부로 모두 끝냈다. 현재 제청 후보자들에 대한 심사가 진행 중이며 오는 22일 전후로 추천위 첫 회의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사진/대법원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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