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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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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게 방랑하는 공간. 문화를 봅니다.
(못다한, 밴드유랑)'아무 카페'에서 '아무 커피' 괜찮으세요?

싱어송라이터 이지형과 함께 한 커피 타임①

2018-06-08 09:32

조회수 :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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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커피 뮤지션'이란 수식어가 강한 분이라 장소 선정에 신중해야 할 것만 같았다. 작년 겨울 찾은 그의 공연 '더 홈'의 인상이 강렬한 탓이었다. 작업실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공간에서 그는 신중히 원두를 갈고 물을 끓이며 커피를 마셨다. 관객 중 한 명을 초청해 커피를 직접 타주며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결코 아무 카페, 아무 커피나 먹을 것 같지 않던 그를 상수동 근처에서 만났다. 장소를 어디로 결정했냐는 질문에 의외로 무던한 대답을 하며 넉살 좋게 웃는다. "저도 여긴 처음인데 그냥 한번 가보실까요?"

프렌차이즈가 아니었기 때문에 카페 사장님께 협조를 구해야 했다. 레이블 관계자와 함께 가서 고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인터뷰를 하겠다고 했다. 흔쾌히 허락해 주셨다.

자리에 앉자 마자 그는 당연한 듯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킨다. "제가 술은 아직도 잘 못하고요. 맵고 짜고 자극적인 걸 못 먹어요. 커피는 가까이 하면 할수록 자주 찾게 되더라고요."

주문한 아메리카노를 한 손에 쥐고는 잠시 생각하다 말을 잇는다. 그가 커피 문화에 깊숙이 빠지게 된 것은 국내에 '핸드드립', '아메리카노'란 말도 없던 16년 전이었다. "26살 때였는데요. 데이트를 하던 날이었어요. 우연히 들른 레스토랑에서 원두를 종류별로 나눠 파는 걸 보고 깜짝 놀랬죠. 콜롬비아, 쿠바, 인도네시아 여러개가 있었는데.. 바리스타 한 분이 나오시더니 직접 갈아서 물로 내려주시더라고요. 당시 '핸드드립'이란 말도 없을 때였는데 충격이었죠."

그 길로 커피 특유의 향과 정취에 빠진 그는 커피가 있는 곳들을 자주 들락 날락 했다. "지금이야 워낙 대중화돼서 '그런가 보다' 하실 수 있지만 그땐 생소했거든요. 점점 원산지 맛의 차이를 알게 됐고 커피에 푹 빠지게 됐어요. 블랙커피, 카페라떼 밖에 없던 시절이었거든요."

커피가 일상의 한 부분으로 자리하니, 자연스레 음악에도 녹여내게 됐다. 음악에서 
커피는 일종의 ‘미장센’이었다. 한참 커피에 빠져 있던 무렵에는 아예 앨범 콘셉트를 커피로 정하기도 했고 ‘Tea Party’나 ‘더 홈’ 등 공연에서도 일상소품 같은 용도로 활용했다.

"커피 이야기가 생소해했기에 당시에는 음악으로 이야기하면 새롭게 보는 부분이 분명 있었어요. 그래서 음악의 한 부분으로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20여년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혼자 만의 생각을 가다듬기 위해 커피를 찾는다. 작업 전이나 라디오 생방 전에는 꼭 '아무 카페'의 '아무 커피'를 마신다.
차가운 머리보다는 뜨거운 가슴으로 커피를 내려 먹는 순백의 '커피 애호가'였다. “집에선 맥심 커피를 통으로 사다 놓고 그냥 뜨거운 물 부어 끓여 먹는걸요. 제가 만약 마시고 맛 없는 커피라면 그 집은 정말 가시면 안되는 거라 보시면 돼요! 사실 기준이 많이 널널한 편이에요. 하하” 

(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조은채 인턴기자가 함께 동행해 사진을 찍었습니다. 함께 어떤 그림을 담을까 고민하고 고민한 결과물입니다. 저작권은 뉴스토마토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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