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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정

(6.13 격전지)①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재선거

힘 있는 여당이냐, 신인의 참신함이냐…유권자의 선택은?

2018-06-05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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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차현정 기자] 오는 13일 선거를 앞둔 후보들의 일과는 멈추지 않는다. 하루 종일 전철역 앞으로, 시장으로, 공원으로, 골목으로 돌아다녔다. 모두가 필승의 의지다. 하루 백여km 거리를 이동하며 강행군을 하고 있지만 유세 내내 웃음을 잃지 않았다. 공식 선거운동 닷새째를 맞은 4일 국회의원 재선거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는 서울 송파을을 찾아 더불어민주당 최재성, 자유한국당 배현진 후보를 밀착 취재했다.
 
최재성 “국회 복귀령 내려달라”
하나둘, 여서일곱, 어깨풀기~”
 
사방이 새벽 어스름으로 짙던 오전 6시 반 송파 아시아공원. 새벽 고요를 깨는 구령소리가 울려 퍼진다. 에어로빅 강사 동작에 맞춰 몸을 움직이는 주민들. 전부 주부 같은데 그 속에 능숙한 웨이브 동작을 소화해내는 파란 점퍼 입은 사내가 눈에 띈다. 민주당 최재성 후보다.
 
더불어민주당 최재성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가 4일 송파구 아시아공원에서 주민들과 운동을 하고 있다. 사진/차현정 기자
 
전날 늦도록 유세현장에 선 피로가 남은 탓인지 눈이 벌겋게 출혈돼 있었지만 이렇게 몸을 풀면 그만이랬다. 최 후보의 하루는 이렇게 시작됐다. 그가 같은 당 박성수 송파구청장 후보와 함께 “인사드리러 왔습니다” 하며 허리를 숙이자 지나던 어르신이 “결과 나오면 지역 위해 열심히 해주시오. 여기 뿌리내리시오” 하고 그를 독려한다. 70대 공무원 출신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박석휘씨는 “송파는 쌓인 현안이 많은 동네다. 힘 있는 국회의원이 와서 좀 챙겨 달라”고 당부했다. 운동 중이던 주민들에 연신 허리를 90도로 숙인다. “기념사진 한 장 찍자”고 다가오는 유권자에겐 더 다가선다. 경기 남양주갑에서 17대부터 내리 3선을 한 그지만 선거운동에 임하는 자세는 정치 초년생과 다르지 않았다. 그는 “선거는 태도와 메시지 전달이 중요해요. 진중함이 무기”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최재성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가 4일 송파구 아시아공원에서 유권자들과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차현정 기자
 
다시 장지역 4번 출구에서 그는 운동원들과 출근길 시민을 상대로 득표활동을 시작했다. 한 연설원은 “최재성 하면 실력입니다. 송파의 현안을 해결할 최 후보를 국회 복귀시켜 송파발전을 이끌 수 있도록 힘을 모읍시다”라고 호소했다. 출근길을 재촉하던 시민들도 악수를 건네는 손을 낯설지 않게 맞잡는다. 송파 토박이라고 한 나경우씨(50세·남성)는 “송파를 위한 후보가 필요하고 정책은 큰 흐름에서 일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 문재인 대통령과 가장 일맥상통하는 최 후보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최재성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가 4일 선거사무실에서 사진 촬영 중이다. 사진/차현정 기자
 
개표방송용 프로필 사진촬영 일정을 위해 선거사무실로 돌아가는 그가 차 문을 직접 열곤 안타냐고 묻는다. 공보팀 관계자가 “타시라. 선거용 차량은 마을버스다. 동네 어르신들 태우고, 지지자들 가는 길에도 내려준다”고 했다. 이동하는 차에서도 최 후보는 송파에 새 비전 설계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거기엔 많은 예산과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후보 본인뿐이랬다. 가락시장, 석촌역 일대, 올림픽훼미리아파트 일대를 유세하던 현장에서도 강조한 얘기다. “국회 복귀 명령을 내려달라. 복귀해 정당혁신으로 대한민국의 정치를 바꿔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높이겠다. 필요하다면 당 간판이 돼 끌고 가겠다. 새 역사를 쓰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최재성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가 4일 가락시장에서 유권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차현정 기자
 
더불어민주당 최재성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가 4일 가락시장에서 유권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차현정 기자
 
점심식사는 라면. 다음 유세장인 가락시장에서 수행원들과 해결했다. 한 김 식기도 전에 밥부터 말던 그에게 각오를 묻자 “국회 4선, 송파 초선”이라고 했다. 내친 김에 즉석에서 ‘송파각’ 삼행시도 주문했다. 송파각은 유권자에 다가서는 최적의 각도를 아는 최 후보에 참모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송)송파에서 (파)란을 일으킬 (각)각오로 뛰겠습니다!” 선거일까지 일주일여. “이제 출발선”이라는 그의 말에 옆에서 공보담당자가 “극한직업 현장 보고 계신다”고 농을 건넸다.
 
배현진 “지지율 고민, 전~혀 없어요”
배현진입니다! 배현진입니다!”
 
아침 7시30분. 잠실주공5단지 상가 앞 출입구. 흰 셔츠에 빨간 조끼를 입은 배현진 후보가 이리 뛰고, 저리 뛴다. 도저히 따라잡을 수가 없을 만큼이다. 출근하는 직장인 한명한명에 다가가 악수를 청하며 얼굴을 알리는데 여념이 없다.
 
자유한국당 배현진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가 4일 잠실주공5단지 상가 인근에서 출근길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차현정 기자
 
전날 밤 늦게까지 계속된 유세 때문인지 배 후보의 목소리는 다 갈라졌다. 하지만 연신 인사를 건네며 몸을 낮추면서도 표정은 밝다. 반쯤 쉰 목소리지만 힘도 실렸다. “처음 치르는 선거인데 어떤 전략으로 임하고 있는지” 물었다. 그는 “별다른 거 없어요. 주민들 많이 만나고 계속 다니는 거죠”라고 답했다. 배 후보는 지나는 차량을 향해 손가락으로 브이를 그리고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렸다가 허리를 90도 숙였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당 후보에 밀리는 배 후보지만 현장민심은 우호적이었다.
 
자유한국당 배현진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가 4일 잠실주공5단지 상가 인근에서 출근길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차현정 기자
 
아줌마팬들에 인기가 높았다. 잠실새내역을 지나 리센츠 동문 앞. 검은 차가 내리고 아이와 엄마가 내렸다.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성은 “우리 딸이 언니처럼 앵커되고 싶다고 한다. 사인 받고 싶어 내렸다”고 하자 배 후보가 건네받은 종이에 사인을 한다. 여성이 “주부잡지서 인터뷰 봤다. 우리 아빠(남편)한테 세뇌를 당해서 그런지 나도 좋더라” 하자, 한 남성이 “우리 집은 배현진에 몰표” 하며 지나간다. 새내역 인근에서 만난 김진희씨(56세·여성)은 “배 후보는 기존 정치인과 달리 참신함이 있다. 지지율 낮은 건 당 지지율 탓 아니냐”고 했다.
 
자유한국당 배현진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가 4일 잠실주공5단지 상가 인근에서 출근길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차현정 기자
 
50대 익명의 여성은 “배 후보는 볼수록 소탈해서 좋다”면서 “특히 이 동네는 지금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로 골치다. 보수가 내 재산 지켜줄 것이란 믿음이 있다”고 말했다. 잠실주공5단지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대상이다. 배 후보는 정부가 특히 집 문제에 관해서 좀 과도하게 침해를 하고 있다고 보고 현재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 공약을 내세운 상황이다. 같은 당 서울시의원 진두생 후보는 “재건축 초과환수에 대한 주민 불만이 상당히 크고 재건축 규제 역시 그렇다”며 “선거 캐치프레이즈를 ‘정부의 재건축 규제·세금 폭탄을 투표 폭탄으로 심판하자’로 바꿔갈 생각”이라고 했다.
 
지역 산악회 차량 인사를 마친 그가 또 내달린다. 그가 선 곳은 주차장 관리실. 배 후보가 문앞에서 “감사합니다” 하며 목청을 높이자 한모씨(63세·남성) “나는 무조건 배현진이다” 화답했다. “배 후보와 셀카도 찍었다”며 핸드폰에 저장된 사진을 보여준 그는 “다른 동네 사는 내 며느리(30세)가 좋아해 찍었는데, 작은 며느리도 마찬가지고 우리 집 투표권 10장은 한국당표”라며 “3선 의원은 썩어빠졌다. 새 인물 필요하다”고 말했다. 동갑내기 전모씨(남성)가 “나도 한 반장이랑 같은 생각인데 우리 집 애들은 말을 안 듣는다”며 하소연을 한다.
 
자유한국당 배현진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가 4일 잠실주공5단지 상가 인근에서 출근길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차현정 기자
 
자유한국당 배현진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가 4일 서울 송파구 관내 경로당을 찾아 어르신들과 악수를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차현정 기자
 
민심이 이렇대도 여당 프리미엄까지 더한 3선 정치인과의 승부는 만만치 않다. 5선 시의원에 도전하는 진 후보는 “이번처럼 힘든 선거는 처음”이라며 “전국시도의회 운영위원장 협의회 회장까지 했지만 다수당이 아니어서 의장을 못 한다.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단 생각”이라고 했다.
 
용수철 튀듯 인사를 돌던 배 후보가 다시 저만치 가 있다. 다소 낮은 지지율이 걱정되진 않는지 조심스레 물었는데 “전~혀 걱정 없다”며 유세를 이어갔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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