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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용

yong@etomato.com

금융현장의 목소리를 전하겠습니다
(백브리핑)금감원 공보국장 교체 구설

2018-05-25 15:52

조회수 : 3,8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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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융감독원이 '조직의 입'을 담당하는 서모 공보국장을 교체했습니다. 공보국장은 언론 대응과 정책 홍보 등을 담당합니다. 서국장은 임기가 1년가까이 남았지만, 이번 인사를 통해 인재개발원으로 이동했습니다. 인사가 단행된지 열흘이 지난 시점에서 이 얘기를 다시 하는 것은 금감원 내부에서는 이번 인사에 대해 거론하기 쉬쉬하기 때문입니다. 궁금증을 계속 유발하고 있습니다. 주요직에서 빠지는 성격인만큼 문책성 인사라는 평가에는 이견이 없는데요, 어떤 문책인지에 대해선 해석이 분분합니다. 시간이 흘러가면서 하나둘씩 구체화 되고 있긴 합니다.
 
문책성 인사 사유에 대해 처음 얘기가 돌았던 것은 자질 문제입니다. 전임 금감원장 2명이 도덕성 흠결로 줄줄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과정에서 공보국장으로서 제대로 언론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당시 금감원은 해명자료를 쏟아내면서 '수장지키기'에 급급하다는 비난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원장의 개인적인 도덕성 문제 책임을 공보국장에게 물었다는 해석은 과도합니다.

최근에 나오는 유력한 얘기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삼바사태)' 관련 입니다. 삼바사태란 금감원이 이달초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혐의를 이례적으로 외부에 공개하면서, 회사 주가가 급락하는 등 난리가 났던 일입니다. 당시에도 서국장의 문책성 인사 사유가 '삼바사태 관련'이라는 얘기가 돌긴 했습니다. 하지만 '관련'이라는 단어에 묻혀, 무엇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는건지 뚜렷한 설명은 없었습니다.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서국장이 금감원이 삼바 분식회계건을 사전공개하는 것을 반대했다고 합니다. 금감원이 상위부처인 금융위원회를 건너뛰고 사전통지를 외부에 공개할 경우, 절차 문제가 벌어지고 시장 혼란이 있을 수 있다는 이유때문인데요, 결론적으로 맞는 말이었습니다.
 
금감원 윗선의 입장에서는 조직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일에 반대의견을 내는 간부가 '눈에 가시'였을 수 있겠습니다. 더구나 '삼성'에 대한 징계 움직임에 제동을 거는 사람은 어떤 이유에서라도 일종의 '적폐'나 '엑스맨'으로 분류됐을 수 있겠습니다. 이달 초 금감원장이 새로 취임한 이후 분위기 쇄신 움직임 등의 바람까지 겹쳐서 공보국장을 교체했다는 겁니다.

정반대일수도 있다고 합니다. 공보국장이 삼바사태를 주도했기 때문에 책임을 물었다는건데요. 그러나 회계감독국장이 아닌 공보국장이 주도했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전자든 후자든 말이 많은 인사인 것은 틀림이 없겠습니다. 신임 금감원장이 내부 파악이 덜 된 상태에서 이번 인사를 단행했다는 점, 그것이 '꼬리자르기' 형식이 아니었을지 냄새가 난다는 점에서 궁금증은 계속됩니다. 
 
금감원 공보국장을 교체한, 윤석헌 원장의 사실상 첫 인사에 대한 구설수가 계속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8일 금감원장 취임식에 입장하는 윤석헌 원장. 사진/뉴시스
 
  • 이종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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