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양지윤

현대중공업, 8월부터 해양플랜트 일감 바닥…내부 동요 심화

오는 28일 인력·조직 개편 유력…"해양사업부 임원 절반 감축"

2018-05-24 16:02

조회수 : 5,151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현대중공업이 오는 7월 말 아랍에미리트 국영석유회사 아드녹의 자회사인 아드마옵코에 나스르 원유생산설비를 인도하기 위해 막바지 건조 작업이 한창이다. 총 2조1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나스르 프로젝트는 현대중공업이 지난 2014년 11월 마지막으로 따낸 해양플랜트 일감이다. 이를 끝으로 현대중공업의 해양플랜트 야드(조선소 작업장)는 비게 된다. 
 
현대중공업은 그간 수차례 해양 프로젝트 수주전에 참여했으나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조선업계에 불어닥친 극심한 불황도 문제지만, 인건비가 한국의 3분의 1 수준인 중국, 싱가포르 업체들의 거센 추격을 당해낼 수가 없었다. 특히 지난 4월 사업자를 최종 선정한 토르투 프로젝트는 현대중공업에 큰 충격을 안겼다. 현대중공업과 평소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오던 글로벌 석유회사 BP가 중국 조선사로 발길을 옮겼기 때문이다.
 
강환구 현대중공업 대표는 지난 23일 김숙현 해양사업대표와의 공동 담화문을 통해 "중국 야드가 해양공사까지 수행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프로젝트 하나를 수주하지 못했다는 것 이상의 의미로 받아들여진다"며 "결국 우리는 인건비가 3분의 1 수준인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하며, 수주 성공을 위해 생산성은 더욱 높이고 원가는 낮춰야 하는 '이중부담'을 갖게 됐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노사가 함께 허리띠를 졸라매고 견뎌야 한다"며  "무조건 목소리를 높이고, 투쟁 구호를 외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은 아무것도 없다"며 노조의 자숙을 촉구했다.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전경. 사진/뉴시스
 
이번 담화문은 어려운 회사 사정을 대하는 직원들의 동요를 잠재우려는 목적도 있지만, 인력이동과 조직통합 등을 이끌어내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풀이된다. 해양플랜트 사업부는 당장 8월부터 개점휴업에 들어감에 따라 이에 맞는 인력과 조직 개편이 뒤따를 예정이다. 
 
현대중공업 내부에서는 각종 설들이 난무하며 뒤숭숭한 분위기다. 해양플랜트 사업부의 경우 인력을 타 사업부나 계열사로 이동시키거나, 6개월간 휴직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또 이달 말 정기 임원인사에서는 해양플랜트 사업부 임원의 절반이 감축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수선 사업부문은 조선사업부에서 떼어 내거나 특정 직능을 분사하는 방안이 꼽힌다. 조선설계 역시 조직을 변경하거나 직제를 변경하는 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직개편은 이르면 오는 28일, 늦어도 내달 초까지 마무리한다는 게 내부 직원들의 전언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나스르 해양플랜트 인도를 완료하면 일감이 완전히 '제로'가 되기 때문에 관련 인력들을 조선이나 다른 사업부로 전출하거나 교육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 양지윤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