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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윤

미, 한국산 냉간압연강관에 최고 48% 반덤핑 관세 부과

쿼터제와 함께 대미 수출 이중고

2018-05-24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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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신상윤 기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한국산 냉간압연강관 수입으로 자국 철강산업이 피해를 봤다고 결론 내렸다. 한국 철강사들은 최고 48%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받게 됐다. 미국에 수출하는 국내 철강사들로서는 쿼터제와 함께 반덤핑 관세까지 이중고에 직면하게 됐다. 
 
23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미 ITC는 오는 24일(이하 현지시간) 한국과 중국, 독일, 인도, 이탈리아, 스위스 등 6개 국가에서 수입하는 냉간압연강관(Cold-Drawn Mechanical Tubing) 제품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냉간압연강관은 상온에서 압연된 탄소합금강관을 말한다. 앞서 지난 17일 미 ITC는 한국산 등 냉간압연강관 수입이 자국 철강산업에 피해를 입힌다고 결론 내렸다.
 
냉간압연강관. 사진/뉴시스
 
지난해 4월 미 ITC는 현지 강관업체 4개사의 제소로 한국 등 6개 국가에서 수입하는 냉간압연강관이 자국 산업에 미치는 피해 여부 조사에 착수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10일 한국산에 최고 48.00%, 독일산에 209.06% 등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산 가운데 상신철강과 율촌 제품은 48.00%를, 기타 회사 제품은 30.67%의 반덤핑 관세율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다만, 미 ITC는 상무부가 주장했던 '긴급상황(Critical Circumstance)' 판정에 대해선 인정하지 않았다. 긴급상황 판정은 수출자가 반덤핑 조사 개시 이후 수출량을 크게 늘리는 것을 막기 위해 반덤핑 예비판정 발표일로부터 90일 전까지의 수입품에 관세를 소급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한국산 등 냉간압연강관은 지난해 11월17일 반덤핑 예비판정을 받았다.
 
미 ITC가 최종 판정 결과를 발표하면, 이달 말부터 한국산 등 6개 국가의 냉연압연강관은 반덤핑 관세가 적용돼 수입된다. 한국산이 미국산 등에 비해 가격경쟁력에서 열세에 있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 한국산 냉간압연강관의 미국 수출액 규모는 368만달러다. 전년 대비 75.29% 감소했지만, 미국 내 수입시장 점유율은 3.4%로 8위 규모다.
 
미국 정부는 한국산 철강제품에 대해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한 관세 부과를 면제했지만, 개별 제품에 대한 반덤핑 관세 또는 상계 관세 적용은 지속하고 있다. 앞서 이달 2일 미 ITC는 포스코 등 한국산 강선재 제품에 41.10%의 반덤핑 관세 부과에 '긍정' 판결을 내림으로써 관세가 적용됐다.
 
미국 정부의 반덤핑 관세 공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무역확장법 232조 대신 도입한 '쿼터제'도 한국 철강업계의 발목을 잡는다. 대미 수출량은 지난 2015~2017년 평균 수출량의 70%(268만t)로 제한됐고, 철강사들은 한국철강협회의 승인을 받아야만 미국 수출이 가능해졌다. 게다가 미국이 기준을 올해 1월로 지정하면서 일부 철강사들은 올해 배정받은 수출량을 이미 채운 곳도 있다. 반덤핑 관세 규제에 쿼터제까지,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게 업계 목소리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석연찮은 이유로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고, 쿼터제를 도입해 대미 수출시장은 좁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내나 동남아 등으로 판매 경로를 다양화하려고 방법을 찾고 있지만, 중국산과의 가격 경쟁에서 크게 뒤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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