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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해나

중국 LCD 굴기에 장비시장도 지각변동

2018-05-23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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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중국 액정표시장치(LCD) 산업이 세계 1위였던 한국을 압도하면서 장비시장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한국의 LCD 장비 업체들은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로 속속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올해 한국의 대중국 LCD 장비 수출은 전체 LCD 장비 수출의 절반을 훌쩍 넘을전망이다.
 
23일 디지타임스 등 외신과 전자업계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글로벌 LCD 투자 비중 상승으로 올해부터 국내 LCD 장비 업체들의 중국 의존도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대중국 LCD 장비 수출은 한국 전체 LCD 장비 수출의 50% 이상을 차지했고, 올해는 그 비율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부분의 한국 LCD 장비 업체들은 지난해까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사업 호조에 힘입어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주요 장비 업체 중 하나인 AP시스템은 지난해 매출이 사상 최대인 1조원대에 이르렀다. LG디스플레이의 공급업체인 주성엔지니어링과 DMS 역시 지난해 약 2700억원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
 
올해 1분기 LCD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으로 1위를 차지한 중국 BOE. 사진/뉴스토마토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반전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LCD 투자규모를 크게 늘렸다.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글로벌 1위(수량 기준) 자리를 중국에 내줬다. 중국 국영 디스플레이업체 BOE는 올해 1분기 9형(인치) 이상 LCD 패널 3760만대(21.5%)를 출하해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BOE는 연간 출하량 기준 점유율 21%로, 20%를 차지한 LG디스플레이를 제쳤다. 공급 과잉으로 인한 패널 가격 하락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 실적 타격으로 돌아왔다. 양사는 투자규모를 지난해 합산 21조원에서 올해 13조원으로 줄일 전망이다.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중국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주요 장비사들은 고객 다변화 차원에서 중국과의 적극적인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DMS는 지난달 BOE와 429억원 규모의 디스플레이패널 제조용 공정장비 계약을 체결했다. 제이스텍 역시 지난 15일 중국 HKC그룹과 약 195억원 규모의 LCD디스플레이 장비 구매의향서를 체결했다. 제이스텍은 “그동안 장비를 국내 디스플레이 메이저 업체에만 공급해왔으나, 중국 디스플레이 시장으로 시장다변화를 추진했다”면서 “이번 수주를 계기로 향후 중국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DSCC는 BOE가 2021년이 되면 글로벌 디스플레이 장비 지출의 25%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LG디스플레이는 17%, 차이나스타는 15%의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상위 13개의 디스플레이 회사 중 9개가 중국 업체가 올라설 것으로 예측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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