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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휘

한미정상 "북한 비핵화하면 체제보장은 당연, 밝은 미래 열려"

패션 코드부터 맞춘 두 정상…트럼프 "문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이어서 행운"

2018-05-23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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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 백악관에서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을 하고 북한 비핵화 문제를 집중 논의했다. 특히 두 정상은 북한이 비핵화 과정을 성실히 이행할 경우 체제보장은 물론 경제발전 등 밝은 미래가 열려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12시3분경 백악관에 도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관 앞에 미리 나와 문 대통령을 맞이했고, 문 대통령의 손을 잡고 건물 안에 입장했다. 양 정상은 모두 감색 정장에 흰색 와이셔츠, 스트라이프(적색, 남색) 넥타이로 패션코드를 맞췄다.
 
문 대통령은 방명록에 ‘평화와 번영을 향한 한미동맹, 세계사에 위대한 발자취를 남기길!’이라고 작성했고, 트럼프 대통령의 안내를 받아 백악관 서쪽(웨스트윙)에 위치한 대통령 집무실 오벌오피스로 이동해 단독회담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힘을 통한 평화’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비전과 리더십 덕분에 사상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게 됐다”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세계평화라는 꿈에 성큼 다가설 수 있게 됐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문 대통령이 아니면 이 문제가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한국은 문 대통령이 대통령인 것이 아주 운이 좋다”고 화답했다.
 
모두발언 후 20분가량 ‘돌발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당초 예정되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기자들의 질문에 응하면서 성사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된다면 아주 좋은 일이 될 것이고, 북한에게도 좋은 일이 될 것"이라면서도 ”만일 열리지 않는다면 그것도 괜찮다“며 6·12 정상회담 불발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러나 북한이 협상에 임할 경우 다양한 보상이 있을 것이라는 회유도 잊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정권의 안전을 보장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보장하겠다. 처음부터 보장하겠다고 이야기해온 것”이라며 “한국과 중국, 일본과 다 대화를 했는데, 이 3국 모두 북한을 도와서 북한을 아주 위대한 국가로 만들기 위한 아주 많은 지원을 지금 약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북한 비핵화 절차에 대해선 “한꺼번에 일괄 타결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도 “물리적 이유로 한 번에 못한다면, 매우 짧은 기간 동안에 해도 괜찮다”며 북한이 선호하는 점진적 비핵화 방식 수용 의지도 드러냈다. 
 
문 대통령 역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실현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미국 내에 있는 것 잘 알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과거에 실패해 왔었다고 이번에도 실패할 것이라고 미리 비관한다면 역사의 발전 같은 것은 있을 수 없을 것”이라고 거들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의 긍정적인 상황 변화를 이끌어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회담도 반드시 성공시켜 65년 동안 끝내지 못했던 한국전쟁을 종식시키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룸과 동시에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북미 간에도 수교를 하고, 정상적인 관계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20여분간 단독 정상회담과 1시간 가량 오찬 및 확대정상회담을 비공개로 진행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 수석은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6월12일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양 정상은 최근 북한이 보인 한미 양국에 대한 태도에 대해 평가하고, 북한이 처음으로 완전 비핵화를 천명한 뒤 가질 수 있는 체제 불안감의 해소 방안 등에 대해서 논의했다”고 회담결과를 전했다.
 
윤 수석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북미회담의 개최에 대한 북한의 의지를 의심할 필요가 없다”며 “북미 간에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비핵화와 체제 안정에 대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북한이 비난한 맥스썬더 한미연합군사 훈련의 종료일인 25일 이후부터 남북 고위급회담을 비롯한 대화재개가 이루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이외에도 양국 정상은 판문점 선언에서 남북이 합의했던 종전선언을 북미 정상회담 이후 남북미 3국이 함께 선언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도 북미회담이 성공적으로 열려야 한다는데 전혀 이견이 없었다”고 회담 분위기를 전했다. 또한 “완전한 비핵화에 대해 북한의 불안감은 결국 체제보장 부분일 수밖에 없어 북한이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체제보장 안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아직 공개할 시점이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다만 문 대통령이 북미수교를 촉구했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확대 회담에서 1882년 조미수호통상조약 체결을 특별히 언급하고 “그렇게 출발한 한미 관계가 오늘날 모든 분야에서 상호 호혜적인 포괄적 동맹으로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22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단독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워싱턴=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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