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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영

MB정부 5·24조치 8년…북, 대중국 의존도만 높였다

당초 목적인 '대북제재' 효과 미미…북한 경제 중국 종속화 우려도

2018-05-22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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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지난 2010년 발효된 5·24 조치가 8년 째를 맞이하는 가운데 당초 목적이었던 대북 제재효과는 미미했던 반면 중국만 반사이익을 얻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천안함 피격사건 이후 내려진 5·24 조치는 개성공단을 제외한 다른 남북 교류·경제협력을 중단하는 것이 골자다.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22일 “개성 외 타 지역에서도 임가공 등이 이뤄졌는데 5·24조치 후 시설물과 숙련된 노동력을 중국이 활용하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학계에서도 이같은 주장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김연철 통일연구원장은 저서 ‘새로 읽는 남북관계사-70년의 대화’에서 “2011년 이후 남북교역 통계를 보면 전체적인 남북교역 통계와 개성공단 반출입 통계가 일치하는 현상이 발생했다”며 “위탁가공 중단 이후 북한의 대중국 섬유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5·24 조치로 생긴 빈틈을 중국이 파고들었다는 것이다.
 
1990년대 이후 이전 정부는 남북관계 부침 속에서도 대북 교역·위탁가공을 중단한 적이 없었다. 이 과정에서 중국 기업들은 북한의 낮은 임금을 매력으로 여기고 북측은 우리 기업이 제공한 설비를 이용해 우리 기업이 십수년 간 이전한 기술로 위탁가공 사업에 나섰다고 김 원장은 설명했다. 중국 말고는 외자유치를 할 나라가 없었던 당시 국제정세도 북한으로 하여금 중국에 의존하게끔 했다. 김 원장은 “후진타오 정부는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달라진 위상을 고려해 대북정책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변화론이 아닌 북중협력이 전략적 이해에 부합한다는 지속론을 공식 입장으로 결정했다”며 “2009년 10월 원자바오 총리의 방북 이후 2010년 5월 초 김정일 위원장 방중까지 빈번한 고위급 접촉 과정에서 경제협력 논의를 구체화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북한 경제의 중국 의존도는 높아지는 추세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더불어민주당 심재권 의원실에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대중국 대외무역 의존도는 지난 2007년 67.1%에서 2016년 92.5%까지 상승했다. 5·24 조치가 발효된 2010년 83%에서 1년 후 89.1%로 급등한 점도 눈에 띈다.
 
중국과의 거래가 단순 물자협력이 아닌 투자협력 형태로 이뤄지는 점도 우려된다. 중국은 유엔 대북제재를 이행하면서도 광물(무산광산 등), 항만(나진·청진항) 개발은 물론, 산업단지(나진·선봉특구), 도로, 철도 등 북한의 천연자원과 사회간접시설에 활발히 투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심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이대로 가다간 북한 경제가 중국에 완전 종속돼 남북통일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대비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5·24 조치 해제는 개성공단 기업인들에게도 초미의 관심사다. 신한용 회장은 “최근 정세를 보면 암초를 만났지만, 이번 주가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며 “5월 말에서 6월 초가 반전의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민주노총·화학섬유연맹 조합원들이 지난달 11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5·24 조치 해제와 개성공단 재가동을 촉구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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