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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

“자연유산 남기고파” 구본무 회장, 아호 붙인 ‘화담 숲’ 애착

2018-05-2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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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무 LG 회장. 사진/LG
 
[뉴스토마토 채명석 기자]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아호는 ‘화담(和談)’이다. ‘정답게 이야기를 나눈다’는 뜻으로, 그의 아호를 붙인 유일한 사회사업이 ‘화담 숲'이다.
 
구 회장은 취임 후인 1997년 자연환경 및 생태계 보존을 위한 공익재단인 LG상록재단을 설립한 것을 비롯해 문화, 교육, 복지 분야의 LG 공익재단 대표로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쳤다.
 
특히 그는 “우리 후대에게 의미 있는 자연유산을 남기고 싶다”는 평소 의지에 따라 LG상록재단을 통해 경기도 곤지암 일대에 생태수목원 ‘화담숲’을 조성하며 현대인들의 자연 속 휴식공간을 제공한 것은 물론 자연환경 보존에 대한 인식을 뿌리내리는 데 앞장섰다.
 
생전 구 회장은 화담숲에 각별한 관심을 쏟았다고 알려졌다. 화담숲을 조성하면서 직접 여러 차례 현장을 찾아 세심히 살펴보기도 했고, 화담숲을 거닐며 생각을 정리하고 사업을 구상했다고 한다.
 
4300여종 이상의 식물과 20여개의 테마정원으로 조성된 화담숲은 다양한 꽃과 나무들이 자연생태 그대로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산책길은 경사도가 낮은 데크길로 조성해 보행이 불편한 노인이나 아이를 동반한 가족들도 쉽게 다닐 수 있도록 했다. 그마저 불편한 사람들이 얼마든지 숲을 감상할 수 있도록 입구부터 전망대까지 친환경 모노레일도 설치했다.
 
어느 공간, 어느 위치에서도 자연과 사람이 정다운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화담숲만의 매력이라는 평이다.
 
화담숲은 연간 입장객이 90만 명에 달할 정도로 바쁜 도시생활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자연 생태계를 친숙하게 접할 수 있는 휴식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구 회장의 뜻에 따라 반딧불이, 원앙, 남생이 등 사라져 가는 토종 동식물의 복원을 위한 연구의 장으로도 활용돼 자연 생태계와 수목의 체계적인 연구에도 기여하고 있다.
 
화담숲에는 우수 품종의 무궁화 500주를 식재한 ‘무궁화 동산’도 있어 눈길을 끄는데 이는 무관심 속 사라져가는 나라꽃 ‘무궁화’의 소중함을 알리려는 구 회장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무궁화는 과거 우리나라에 흔했지만 진딧물이 많아 가꾸기 어렵다는 선입견 때문에 점점 그 수가 줄어들어 이제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라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된 구 회장이 이를 안타까워했다고 한다.
 
이에 LG상록재단을 통해 국립산림과학원과 함께 병충해에 강하고 가정에서도 쉽게 기를 수 있는 국내 첫 ‘실내용 무궁화 품종’을 개발하도록 했으며, 또 청소년들이 무궁화를 친숙하게 접할 수 있도록 전국 1000개 학교에 화담숲 인근 양묘장에서 기른 무궁화 묘목을 무상 보급하는 활동도 전개토록 했다.
 
구 회장의 자연 생태보호 의지는 LG상록재단의 조류 보호 사업으로도 이어졌다. 환경이 훼손되어 새가 줄면 인간도 살기 어려운 삭막한 곳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세계적 멸종위기종인 황새 복원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지원해왔다.
 
구 회장은 외국에서 발간된 조류 도감을 보고 “우리나라에도 일반인들이 쉽게 볼 수 있는 조류도감이 있었으면”하는 소망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2000년 LG상록재단을 통해 한반도에서 관찰된 조류 450여종을 망라한 조류도감 ‘한국의 새’를 발간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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