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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윤

(6.13지방선거 현장24시)⑥울산시장, 자유한국당 김기현 후보

"울산 시행착오 겪을 여유 없어"

2018-05-2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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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시정은 4년 만에 성과를 거두기 어렵습니다. 8년 정도 임기를 채워야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어요. 지금 위기 상황이잖아요. 정책 기조를 바꿔 시행착오를 겪을 시간이 없습니다. 적시에 현장을 뛸 일꾼이 필요합니다.”
 
자유한국당 김기현 울산시장 예비후보가 재선에 도전하는 이유다. 맑고 파란 하늘처럼 바닷가 바람이 시원했던 20일 울산의 아침. 남구에 위치한 교회에 예배를 보러 온 그를 만났다. 이후 선거캠프에서 회의를 마친 뒤 중구 십리대밭 아마추어 축구장 방문 인사와 태화강 둔치에서 열린 재울산충청향우회 단합대회까지 빠듯한 일정을 동행 취재한 지 3시간이 지난 정오 무렵에서야 겨우 이야기를 나눌 틈이 생겼다. 교회에서 본 하늘색 셔츠와 남색 재킷 정장 대신 짙은 꽃분홍색 린넨 셔츠의 간편한 캐주얼 차림으로 갈아입은 모습이었다.
 
자유한국당 김기현 울산시장 예비후보가 20일 울산 중구 거리에서 시민과 얘기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김 후보는 지난 시정에 이어 반드시 이어가고 싶은 정책으로 4차 산업혁명 대비책을 꼽았다. 그는 “울산은 기존 3대 주력산업인 조선·자동차·석유화학을 중심으로 커오다 위기를 맞았다”면서 그 원인으로 “국제정세와 경제 변화에 출렁이는 구조적 취약점”을 들었다. 그러면서 “기존 제조업은 그대로 고부가가치화 해나가더라도 첨단 산업과 소프트웨어·하드웨어 융합이 특징인 4차 혁명에 대비해 틈새시장을 찾아야 한다”면서 “3D 프린팅, ESS(에너지저장장치), 2차전지, 해상풍력, 해수전지 등의 분야를 키워오던 중”이라고 소개했다.
 
신산업 분야 연구소와 기업을 유치하는 비결은 ‘집적 효과’다. 김 후보는 “4차 산업은 큰 공장이 필요한 게 아니지만 모여 있으면 커뮤니케이션과 융합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면서 “올해 6~7월경 준공되는 ‘테크노산업단지’가 기본적인 세제혜택만으로도 기업을 유치할 수 있는 건 집적효과 때문”이라고 했다. 대전·충남 등 4차산업혁명 연구 단지 조성을 추진하는 다른 지역 대비 울산의 가장 큰 장점은 이미 갖춰진 제조업 인프라. 김 후보는 “기술을 개발한 뒤 바로 시험해볼 수 있는 기업 공장이 옆에 있으면 물리적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면서 “새로운 연구기술이 제조업과 융합할 수 있는 여건에 울산의 비교우위가 있다”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김기현 울산시장 예비후보가 20일 중구 십리대밭 축구장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지금껏 울산 민선 시장 자리는 줄곧 한국당 차지였지만 이번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기자가 거리 인터뷰를 통해 체크한 울산 민심은 “(박 대통령을 믿었는데) 줏대바리 없이 물거품이 돼버렸다 아입니꺼. 기분 나빠요, 억수로” “이번에는 다들 송철호(더불어민주당 후보) 찍는다고들 한다”는 등 부정적 여론이 적지 않았다. 십리대밭 축구장에 모인 20~30대 청년들 중엔 빨간 잠바를 입고 명함을 돌리는 김 후보 일행을 달갑지 않은 시선으로 쳐다보거나 심지어 악수를 청하는 김 후보의 손을 거절하는 이들도 보였다. 그중 한 사람인 우 모(36세·남성)씨는 “젊은 사람들은 다 민주당”이라고 딱 잘라 말했다. 김 후보는 박 전 대통령 탄핵을 언급하며 “한국당에 정권을 맡겼는데 결과에 대한 실망감, 이런 것들은 있다. 깊이 책임을 통감한다. 저희 분골쇄신, 자성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울산 중구 태화강 둔치에서 20일 열린 재울산충청향우회 단합대회에서 자유한국당 김기현 울산시장 예비후보와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물론 이런 울산의 변화는 어디까지나 과거에 비해 상대적인 것일 뿐이라는 한 시민의 설명처럼 김 후보가 가는 곳마다 “시장님, 파이팅입니다” “사진 한 방 찍을끼요”하며 반기는 시민들도 많았다. 재울산충청향우회 단합대회에는 충청 출신 이완구 전 총리가 김 후보와 함께해 말 그대로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안녕하십니까. 잘 부탁드립니다”하고 다소곳하게 허리를 굽혀 인사하는 김 후보 옆에서 이 전 총리가 호탕한 목소리로 “어디요?” 하고 모인 사람들의 고향을 일일이 물으며 제천·옥천·포항 등의 대답을 들을 때마다 악수하며 반기자 분위기가 고조되기도 했다.
 
UN 경제사회이사회 특별자문 민간단체인 밝은사회국제클럽(GCS) 한국본부 영남지부 체육대회가 있던 남구 종하체육관에 이어 여성바둑대회가 열린 북구 농소중학교 체육관으로 이동한 오후 일정에서도 김 후보는 허리를 90도로 굽혀 인사하고 시민들의 요청에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날 유세현장에는 빨간 점퍼의 지지자와 캠프 관계자 5~6명이 명함을 돌리며 인사를 함께 했다. 한 관계자는 점심도 제대로 챙겨먹지 못하고 이동해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오늘은 한가한 편”이라며 웃어 보였다.
 
자유한국당 김기현 울산시장 예비후보가 20일 종하체육관에서 열린 밝은사회국제클럽(GCS) 한국본부 영남지부 한마음 체육대회에서 한 시민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북구 호계교회 85주년 기념초청연주회 참석을 위해 다시 흰 셔츠 위 적색과 자색이 사선으로 겹쳐진 넥타이를 매고 한쪽 팔꿈치께 제법 크고 두툼한 성경책을 들고 나타난 김 후보를 뒤로 한 채 동구로 향했다. 조선업 구조조정 후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된 울산 동구에 대해 한 시민은 “동구는 현대중공업 등 대기업 고용뿐 아니라 하청업체 도산으로 실업문제가 심각한 데다 부동산 가격 폭락과 인근 상권 불황이 겹쳐 위기가 상당하다”고 했다. 경제위기와 정치위기로 요동치는 울산 민심이 어떤 선택을 할지는 어느새 먹구름이 끼고 회색빛으로 바뀌어버린 울산 하늘처럼 알 수 없게 느껴졌다.
 
김기현 후보 약력 ▲1959년 울산 출생 ▲부산지방법원 울산지원 판사 ▲17·18·19대 국회의원(울산광역시 남구을) ▲6대 울산광역시 시장
 
20일 울산 호계교회 85주년 기념 초청연주회에 참석하기 위해 교회 입구로 들어서는 김기현 울산시장 예비후보의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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