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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

"검사님, 폭탄선물 드릴게 실적 올리고 석방시켜주세요"

검찰 "드루킹 면담과정 모두 녹음·녹화…공개 적극 검토"

2018-05-18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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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댓글 조작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드루킹(본명 김동원)이 검찰의 사건축소 의혹을 언론사를 통해 주장하자 검찰이 “모든 면담 진행내용을 녹음녹화했다”며 “필요한 경우 이를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드루킹 수사와 공판을 담당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이진동)는 18일 “드루킹의 옥중편지 내용 중 검찰 관련 내용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이같이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드루킹 변호를 맡고 있는 오정국 변호사는 지난 11일 “드루킹이 검사를 면담하고 싶다고 하니 검찰에서 드루킹을 불러서 면담해줬으면 한다”고 요청했고, 담당 검사는 14일 오후 드루킹을 검찰로 소환해 50여분간 면담했다. 담당 검사는 당시 면담 전 과정을 영상 녹화했다.
 
드루킹은 면담을 시작하자마자 “현재 경찰에서 수사 중인 댓글조작 사건에 대해 검사님께 폭탄선물을 드릴테니 내 요구대로 들어달라”고 한 후 “매크로 등 이용사실을 사전에 김경수 의원에게 얘기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경찰에서 진행 중인 나와 경공모 회원들에 대한 댓글조작 범행에 대해 수사 확대와 추가기소를 하지 말고 현 상태에서 재판을 빨리 종결시켜 바로 석방될 수 있게 해주면 김경수 의원의 범행가담 사실을 검찰 조사로 증언해 검찰에 수사실적을 올리게 해주겠다”고 제안했다.
 
담당검사가 “전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사건에 대해 수사를 축소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경찰에 그런 지시를 하는 등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면서 제안을 거부하자 드루킹은 “요구조건을 들어주지 않으면 17일로 예정돤 경찰 조사에서 폭탄진술을 다 하겠다. 변호인을 통해 조선일보에 다 밝히겠다”고 협박했다.
 
이에 담당검사는 “김경수 의원 관련 진술을 검찰에서 하든 경찰에서 하든 상관없다”며 “댓글수사 축소 요구를 들어줄 수 없으니 경찰에 가서 사실대로 진술을 하라”고 답변해 돌려보냈다.
 
이 상황을 면담직후 보고받은 이진동 부장검사는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에게 전화로 "오늘 드루킹이 검사와 면담하면서 진술한 내용을 알려주고 17일 예정된 경찰 조사에서 김경수 의원 관련내용을 진술하겠다고 하니 잘 조사하라“고 통보했다.
 
이날 검찰 관계자는 “결국 드루킹은 자신과 경공모에 대한 수사축소 요구를 검찰이 거부했음에도, 마치 검찰이 수사를 축소하려고 했다는 허위주장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드루킹은 조선일보에 “댓글조작은 김경수 의원의 승인으로 시작된 것이며, 검찰이 이 사실을 포함해 수사 전체를 축소하려 한다”는 내용의 옥중 편지를 보내 파문이 일고 있다. 
 
네이버 댓글 여론조작 혐의를 받는 파워블로거 '드루킹' 김모 씨가 지난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2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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