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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용

yong@etomato.com

금융현장의 목소리를 전하겠습니다
(백브리핑)사진찍을땐 스마일

2018-05-11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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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장관'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금융권 차관'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이번주부터 손발을 맞추고 있습니다. 둘은 지난 9일 첫 면담을 갖고 '상호협력 체제를 공고히 하자'며 악수를 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발언을 곱씹어보면 금융감독의 주도권을 잡기위한 보이지 않은 공방을 주고 받고 있었습니다.

윤 원장은 취임식에서 "금감원을 둘러싼 외부 이해관계자들로 인해 금융감독 본연의 역할이 흔들렸다"고 말했습니다. 윤 원장이 지적한 '외부 이해관계자'가 누구냐에 대해서 해석이 분분하지만 금융위원회를 말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많습니다. 그동안 금감원이 금융위의 산하기관으로 취급 받으며 정부와 금융위의 뜻에 따라온 것을 비판했다는 겁니다.

교수 출신인 윤 원장은 앞서 여러 논문들을 통해 금융위원회가 가진 정책 기능은 기획재정부로, 감독 기능은 감독기구로 넘겨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금융위 해체에 대해 얘기해왔습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반격도 있었습니다. 최 위원장은 "감독 체계 개편은 윤 원장께서 계속 해 온 말씀이지만, 전체적으로 정부 조직 개편과 맞물린 문제이기 때문에 감독원장이 새로 왔다고 해서 이 문제를 새롭게 논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금감원의 위치에 대해서 상기해보란 식으로 충고를 하기도 했습니다. 최 위원장은 "금감원은 금융위설치법에 따라 설치된 기관으로 금융위와 선을 긋는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합니다. 

둘의 입장이 미묘하게 다른 것을 두고, 호사가들이 싸움을 부추기는 걸수도 있겠습니다. 수위 조절을 잘 하는 노련한 관료출신, 최종구 위원장. 개혁성향이지만 나이 많은 학자출신, 윤석헌 원장. 일각에서는 젊잖은 스타일이기 때문에 서로 각을 세우고 부딪히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그러나 금융정책을 담당하는 부처와 금융감독을 담당하는 부처는 당연히 서로 입장과 견해가 달라야 하는게 아닐까요. 웃으며 악수하는 사진이 어색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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