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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B회장 인선, 외부출신 2파전…금융계 인맥이 향배 가를듯

김태오, 김승유 배후지원설 솔솔…이경섭, 경쟁 은행 출신 '발목'

2018-05-0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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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DGB금융지주(139130) 회장 후보군이 김태오 전 하나HSBC생명 고문과 이경섭 전 농협은행장 등 외부 출신으로 압축된 가운데 그들이 갖춘 금융권 최고경영자(CEO) 경력 외에도 금융권과 정치권을 아우르는 인적 네트워크가 최종 인선을 가르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DGB금융 회장을 놓고 외부 출신 간 2파전이 벌어지고 있다. (왼쪽부터) 김태오, 이경섭 DGB금융 회장 후보. 사진/뉴스토마토
 
7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은 최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를 열고 김태오 전 하나HSBC생명 고문과 이경섭 전 농협은행장을 최종 회장 후보로 압축했다. 임추위는 오는 10일 심층면접을 통해 2명의 후보 중 1명을 최종 차기 회장 후보로 내정할 계획이다.
 
지주 내에서는 두 후보 모두 30년 이상 금융 경력을 쌓은 대구·경북 출신의 ‘금융맨’이라는 점에서 거부감이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구은행 한 관계자는 “두 후보 모두 경북 출신으로 지역 사회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권에서 오랫동안 일한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임추위에서 심층 면접을 통해 잘 선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결국 최종 선택에는 두 후보가 가진 인적 네트워크가 크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태오 전 고문은 1978년 외환은행에 입행하며 금융권에 첫발을 디뎠다. 이후 하나금융지주(086790) 부사장과 하나은행 부행장을 거쳐 2012년 하나HSBC생명 사장을 역임했다. 특히 하나은행 재직 시절인 2009년 영남사업본부 부행장을 맡으며, 경북 지역 금융에 대한 이해와 인맥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또 경북고등학교 출신으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을 비롯해 DGB금융의 임추위원 5명 가운데 조해녕, 서인덕 사외이사와 고등학교 동문이기도 하다. 경북고는 대구은행장 11명 중 4명을 배출하며 DGB금융 내 인맥도 잘 구축돼 있다.
 
다만 2014년 현직에서 물러난 이후 금융 경력에 공백이 있었다는 것과 은행장 경험이 없다는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하나금융 부사장 시절인 2006년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점도 눈길을 끈다. 김승유 전 회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고려대 동문으로 MB정권 당시 금융권 4대 천황으로 불린 인물이다. 
 
김 전 회장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도 막역한 사이로 알려져 있으며,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최흥식 전 금융감독원장과 하나대투증권(현 하나금융투자) 사장 출신인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을 천거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태오 고문 역시 '김승유 사단'의 인맥 덕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경섭 전 행장의 경우 1986년 농협에 입행해 농협은행장까지 역임한 ‘정통 농협맨’이다. 그는 지난해까지 농협은행장으로 재직했다는 점에서 ‘프리미엄’이 존재한다.
 
특히 농협금융 부사장 시절 DGB금융에 우리아비바생명(현 DGB생명) 매각을 주도했으며, NH농협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의 통합추진위원장을 맡아 ‘NH투자증권’ 출범을 이끌기도 했다. 현재 DGB금융이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행장의 경험은 강점으로 작용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이경섭 전 행장은 농협에서 함께 일했던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나 김태영 은행연합회장, 권혁세 전 금융감독원장 등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 금융권 네트워크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정통 농협맨'이라는 이력이 단점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농협은행과 대구은행이 그동안 경북 지역 시금고와 기관 영업 등을 놓고 라이벌 구도였기 때문이다. DGB금융 한 관계자는 “내부 정서상 농협은행 출신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경쟁사다보니 좋게 보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후보의 출신이나 인맥보다 능력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정원 대구은행 노조위원장은 “그룹을 이끌 수장을 뽑는 것에 개개인의 인맥이나 사외이사의 출신 등이 언급되는 것 자체가 실례”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고 나면 노조 차원에서도 검증할 것”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이어 “지난해 전임 회장을 둘러싸고 비리혐의나 권력 다툼 등이 불거지며, 조직도 상처를 받았다”며 “이번에는 일련의 사태를 안정적으로 수습하고 갈등을 봉합할 포용적 리더십을 가진 인물이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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