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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현

[잡념] 북한의 남북정상회담 기록영화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2018-05-02 16:32

조회수 : 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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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40분짜리 길이였다. 북한의 컨텐츠를 이용한 네티즌들의 풍자 컨텐츠는 본 적이 있었지만, 북한이 자체적으로 만든 컨텐츠를 이렇게 오랫동안 보기는 처음이었다.

다른 건 다 괜찮았는데 김정은을 지칭할 때마다 조금씩 고비였다. '경애하는 최고 령도자 김정은 동지께서는', '경애하는 최고 령도자 동지께서는' 이런 식으로 수식어가 너무 길기 때문이었다. 북한 방송 특유의 강세 억양까지 더해져 2배로 힘들었다.

계속 들여다 본 이유는 한 가지 궁금증이 있었기 때문이다.

일전에 새터민을 취재했을 때, 새터민 단체장은 자신이 몽골에 갔다온 이야기를 해줬다. 그는 남북정상회담 이전에 몽골에 갔고, 북한 식당 종업원들과 정상회담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눴다. 단체장에 따르면 북한 사람들은 회담이 판문점 남측 영역에서 이뤄지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그래서 기록영화를 뚫어지게 봤다. 그게 나오는지.

결론은 좀 아리송하다.

일단 "남측에서 회담한다"는 말을 직접적으로 하지는 않았다. 다만 우리가 모두 아는 장면들, 즉 김정은이 북측 판문각에서 내려오고 문재인 대통령과 악수하고 손 잡고 월경을 유도했다가, 남측으로 내려오는 장면은 다 보여줬다. 그리고 회담 장소가 평화의 집이라는 점은 언급했다. '남측 평화의 집'이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그러니깐 유심히 영상을 보면 회담 장소가 남측인지 알 수 있지만, 그냥 지나치면 모르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 교묘하다고 해야 하나.

원래 이런 식의 교묘한 왜곡?이 있었는지, 아니면 노골적인 왜곡으로 일관하다가 이제 새 시대를 맞아서 완화된 건지 궁금해진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방위원장. 사진/뉴시스

사진 : 뉴시스의 조선중앙TV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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