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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수진의 코넥스 줌인)메디젠휴먼케어 "건강관리, 진단보다 예측이 먼저"

유전체분석 기반 종합 헬스케어기업…95개 유전체 검사 항목 '선택적 분석 서비스'

2018-05-0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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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우리나라 증권유통시장에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그리고 코넥스가 있다. 코넥스는  초기 중소·벤처기업들이 자본시장을 통해서 성장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설된 시장으로, 코넥스-코스닥-코스피로 이어지는 자본시장 성장사다리 체계의 발판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2013년 개설된 이후 현재까지 코스닥으로 30개사의 졸업생을 배출해냈고, 코넥스시장의 개인투자자 비중은 2013년 개설 당시 50% 수준에서 올해 84.7%까지 커졌다. 코스닥 시장의 활성화와 함께 '프리(pre)코스닥' 개념의 코넥스 시장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정보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뉴스토마토>는 코넥스 기업들을 직접 방문, 소개하는 '코넥스 줌인' 코너를 통해 독자들에게 관련 기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편집자]
 
나의 질병 발생 가능성을 미리 알고 이에 대한 건강관리 방법을 컨설팅 받는다면 실제 질병에 걸릴 확률을 낮출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보통 몸에 이상이 생긴 뒤에 병원을 찾거나 건강검진 후 진단을 받은 뒤 질병에 대응한다. 하지만 이제는 유전체분석을 통해 미리 나의 체질적 성향을 파악하고 식습관부터 생활 환경, 체질에 맞는 약 등 발병 확률을 낮추기 위한 선제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
 
2016년 1월 코넥스에 상장한 메디젠휴먼케어는 유전체분석 기반의 종합헬스케어업체로, 지난 2012년 국내에 유전체분석 사업의 시작을 알렸다. 국내 업체 중 가장 많은 검사 항목 수를 제공하며 항목별 선택적 검사가 가능하다. 차별적 서비스를 기반으로 높은 성장세를 기록한 메디젠휴먼케어는 현재 코스닥 이전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메디젠휴먼케어의 유전체분석 사업은 사람이 가지고 있는 31억쌍의 염기서열 데이터를 대상으로 질병이나 약물반응, 신체 특성 등의 연관성 분석을 통해 특정 질병에 대한 위험도가 얼마나 높은지, 즉 발병확률을 파악해 질병에 걸리지 않게 건강 관리 컨설팅을 하겠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예측 의료로 건강관리 새 장 연다
 
일반적으로 병원에 가서 질병에 대한 '진단'을 받는다면 메디젠휴먼케어는 질병이 발생하기 전에 이에 대한 '예측'을 한다. 태어날 때 부터 갖고 있던 유전적 요인을 분석해서 내가 어떤 질병에 취약한지를 미리 파악하고 이에 맞는 건강관리 방법을 컨설팅 받는 것이다. 만성질환의 경우 유전적 영향이 5~40%에까지 이른다. 반대로 말하면 발병률의 60% 이상은 그 사람의 생활환경 요인에서 영향을 받는다는 얘기다. 결국 발병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유전체분석을 통해 질병에 대해 사전에 파악하고, 나의 생활환경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 역삼동 메디젠휴먼케어 본사에서 만난 신동직 대표이사는 "건강은 의사가 아니라 '개인'이 지키는 것"이라며 "발병에 60~70%의 영향을 주는 개인의 환경을 컨트롤하기 위해 유전적 요인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나에게 맞는 생활 관리 방법을 파악하는 것, 이것이 '예측 의료'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메디젠휴먼케어는 개인별 유전체검사를 통한 유전적 질병발생 위험도 분석 서비스부터 건강관리 솔루션 제공, 임상·유전정보의 바이오 빅데이터 뱅킹, 분자진단, 유전자치료제 후보물질 개발과 유효성 검증 등 종합 헬스케어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신 대표는 지난 2000년 미국 연수 당시 휴먼지놈프로젝트(게놈프로젝트) 과정에서 정신질환, 자폐증 환자에 대한 유전체 연구를 보고 '이 연구를 다른 질환으로 가져간다면?'이라는 생각과 함께 유전체분석에 집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에는 여건상 자료가 너무 없어서 유전체 분석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해 국가에 연구비 지원을 요청해 연구를 진행했다"며 "이후 국내에서도 관련 분야에 대한 연구가 진행됐지만 용역과제 정도에 그쳤고, 직접 사업화해야겠다는 생각에 지난 2011년부터 투자를 받아 회사를 설립하게 됐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유전체분석 시장이 2007년부터 형성됐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정밀의료'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부터는 관련 시장이 급격히 성장, 현재 전세계 시장점유율 1위인 '23앤드미'의 경우 이미 162만명의 데이터가 확보됐다. 정밀의료 시장이 커지면서 유전체분석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리서치앤마켓 조사에 따르면 전세계 유전체분석 시장은 오는 2025년 46억달러(약 4조9500억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국내 유전체분석시장은 지난 2012년부터 형성돼 정확한 집계는 없지만 약 100억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메디젠휴먼케어의 유전체검사 서비스 'M-CHECK(엠첵)'은 의료기관에서 소량의 혈액이나 타액 채취를 통해서 간단하고 신속하게 검사를 진행하는 서비스다. 의료기관에서 건강점진을 받는 소비자가 검사 항목을 선택해 유전자검사를 받으면 개인의 질병의 발병위험도 및 발병확률을 확인하고 이에 대한 실질적 건강관리 및 질병에 대한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 엠첵의 유전자검사 누적 수검자는 지난 2016년 말 기준 5만212명에서 올해 2월말 기준 18만2552명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메디젠휴먼케어는 4년 연속 국내 검사수 1위에 올랐다.
 
신동직 메디젠휴먼케어 대표. 사진/심수진기자
 
메디젠휴먼케어만의 차별적 분석서비스
 
해외 유명 기업의 경우 데이터는 많이 확보됐지만 대부분은 백인의 데이터다. 반면 메디젠휴먼케어가 확보한 동양인의 유전체 데이터는 19만명으로, 국내 최대 수준이다. 이는 동양인 11개국 16개 민족에 대한 검사 결과로, 동양인에 대한 차별적 분석 제공이 가능하다.
 
신 대표는 "같은 질병이라도 나라별로 유병률이 다르기 때문에, 각 나라의 유병률 데이터를 알고리즘에 반영해서 결과를 분석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데이터가 확보됐다는 것은 그만큼 정확한 검사 결과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라며 "올해는 30만개, 내년까지 50만개의 데이터를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메디젠휴먼케어는 95개의 검사 항목 수를 제공하는데, 이는 국내 의료기관에서 진행되는 유전체검사 항목 중 가장 많다. 검사방식 또한 'DIY'스타일의 선택적 검사로, 병원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항목을 직접 선택해 분석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또 연구를 통해 통해 기존대비 절반 수준의 시약으로도 한 번에 1개의 유전자만 분석하지 않고 최소 3개에서 8개의 유전자를 동시에 분석하는 기술을 확보했다. 이른바 '멀티플렉싱' 기술을 통해 시약을 적게 쓰고 단가를 낮춘 것이다.
 
본사 직영 영업시스템 구축을 통한 마케팅전략도 소비자 신뢰도를 높이고 서비스 비용을 절감했다는 설명이다. 대학병원과 대형 제약사, 대기업, 보험사와의 협력을 통해 영업망을 확충했으며 영업지원인력이 직접 영업 및 배송서비스를 제공해 소비자의 클레임에 즉각 대응하고 있다.
 
메디젠휴먼케어 연구소에서 연구원들이 유전체분석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메디젠휴먼케어
 
매출도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지난 2015년 10억2000만원 수준이었던 매출액은 2016년 16억2200만원, 지난해에는 30억1000만원으로 증가했다. 특히 해외시장에서 매출이 크게 늘고 있는데, 현재 필리핀 정부에서 마약검사를 '필수'로 지정하면서 메디젠휴먼케어의 유전체분석 서비스를 도입하기로 결정했고, 중국에서는 이미 바이두사와 정식협약을 맺고 지난해부터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국내에서는 규제에 가로막혀 95개 항목에 대한 검사만 가능하지만 중국에서는 200개 항목의 유전체검사가 가능해 시장 확대 가능성이 훨씬 크다는 설명이다. 올해는 해외 시장 확대에 집중할 계획으로, 현재 중국의 여러 업체와 논의중이다. 북경과 상해, 심천 등 중국 6개 지역에 메디젠휴먼케어의 연구소 및 지점을 낼 예정이다.
 
 
신 대표는 "선택적 검사와 빠른 결과분석, 컨설팅 제공 등 시장의 요구를 반영했기 때문에 매출로 연결됐다고 본다"며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고 가격이 비싸지 않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시장 확대를 통해 해외매출은 최소 30억원, 올해 전체 매출은 50억~60억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국내 유전체분석 시장은 규제에 가로막혀 검사 항목 수가 한정적"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메디젠휴먼케어는 코스닥 이전상장을 목표로 기술특례상장을 준비중이다. 2분기 내에 기술평가 자료를 준비해 통과할 경우 가을쯤 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신 대표는 "처음 상장준비 당시 코스닥 직상장에 대한 고민도 했으나 코넥스시장이라는 제도를 통해 재무·회계 및 회사의 도덕성, 사업성에 대한 평가를 받아보기로 결심했다"며 "실제로 이 부분에 대한 평가를 통해 회사를 외부에 소개하는 데 있어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하고, 기업의 실적 외에도 기업가치를 올리기 위한 '보이지 않는 매출'을 올리는 데 코넥스 상장사로서 도움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메디젠휴먼케어의 유전체분석 단계 중 DNA 추출 준비 과정. 사진/메디젠휴먼케어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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