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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정

(2018 남북정상회담)'평화, 새로운 시작' 한반도 운명의 날 밝았다

'비핵화' 의제로 한 남북대화는 처음…분단 이후 북 지도자 최초로 남한 땅 밟아

2018-04-2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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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차현정 기자] 2018 남북 정상회담이 27일 열린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날 오전 9시30분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에서 역사적인 첫 만남을 시작한다.
 
남한과 북한 정상이 다시 마주 앉는 건 11년 만이다. 2000년과 2007년에 이어 세 번째다. 그러나 미증유의 길이기도 하다. 불가능을 가능케 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불과 반년 전까지 제기되던 안보 위기를 한 번에 해소할 것이란 기대감이 상당하다. 분단 반세기 넘도록 쌓인 동족 간의 갈등과 반목, 대결의 역사를 청산하고 한반도 평화와 화해의 기틀을 놓을 반전의 길이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은 불가능할 것으로만 여겨졌던 ‘비핵화’ 문제가 정식 의제로 올랐단 점에서 큰 주목을 받는다. 북한의 종전 선언을 담은 비핵화 의지를 정상 차원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돼서다. 어떤 형태로 합의 하느냐에 따라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한 로드맵의 틀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가 단연 집중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2018 남북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2018 남북정상회담' 환영 기자회견에서 '6.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청년학생본부' 회원들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의 사진을 들고 환영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번 회담은 5~6월에 이어질 북미 정상회담의 ‘길잡이 회담’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남북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군사적 긴장완화, 남북 관계 진전 문제가 다뤄지면 동시에 북미관계 정상화와 북미 수교 가능성 등 그 조건에 대한 의견교환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1·2차 남북 정상회담 때와 분위기가 완전히 다른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과거 두 차례의 정상회담이 당시 대통령의 집권 3~4년차에 이뤄졌던 것과 달리 이번 2018 정상회담은 문재인 대통령의 집권 1년이 채 안 된 시점에서 이뤄진다는 것도 큰 의미를 갖는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집권 중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임기 후반기에 이뤄진 남북회담은 후속 회담 개최를 위한 동력을 확보하기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은 새 연락사무소 설치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도 전해진다. 청와대는 “합의가 순조롭게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특히 답보 상태였던 남북 경제협력 사업에 물꼬가 트이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국제사회 차원에서 대북제재가 이어지고 있다는 걸 감안하면 곧바로 개성공단 재가동이나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기는 어렵다. 그러나 회담이 잘 풀린다면 결국에는 경협 재개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남북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문 대통령은 전날에 이어 공식 일정 없이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보냈다. 진정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목표로 최대한의 성과를 끌어내기 위한 전략에 골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고 돌아오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비핵화·종전선언 등 남북정상회담의 핵심 의제와 관련한 미국의 입장을 보고받고 이를 회담 전략에 반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도 사실상 비상 체제로 전환하고 만에 하나 발생할지 모를 모든 상황에 대비해 긴장상태를 유지했다.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회도 최종 리허설을 갖는 등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임종석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장(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한 공식수행원 7명이 모두 참여한 가운데 만찬 음식 전달과정까지도 점검했다. 전 세계로 생중계되는 순간인 만큼 방송시스템도 수차례 확인했다.
 
정상회담에 동행하는 우리 측 공식 수행원은 임 실장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경두 합동참모본부 의장 등이다. 북측에서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영철·최휘·리수용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 김여정 제1부부장, 리명수 총참모장, 박영식 인민무력상, 리용호 외무상,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 9명이 배석한다.
 
남북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경기도 파주 판문점 전경. 사진/뉴시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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