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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연

[IN 정릉] 토마토FC, 지난해 1회전 탈락 충격 딛고 기협 16강 달성

8강 오른 2015년 성과 다시 이어…내년 4강 목표

2018-04-24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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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기자들의 축구클럽 토마토FC가 지난해 부진을 털어내고 올해 한국기자협회 축구대회에서 16강 진출의 성적을 남겼다. 연습 경기 회식비를 지원한 회사에 최소한의 체면치레는 해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이 낳은 결과다.
 
토마토FC는 22일 서울 정릉동 국민대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제46회 한국기자협회 서울지역 축구대회 16강전에서 JTBC에 0-1로 졌다. 하지만 앞선 64강 연합인포맥스(1-0 승)와 32강 디지털타임스(2-0 승)를 잇달아 격파하며 지난 2015년(8강)과 2016년(16강) 성과를 그대로 이었다. 특히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스포츠서울을 계속 밀어붙이고도 실수 한 번에 골을 헌납해 1회전 탈락의 고배를 마신 지난해 불운을 말끔히 씻었다. 매번 기자협회 축구대회에서 강세를 보이는 경제지 라인에 신흥 다크호스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이날 토마토FC는 연습경기 때 주요 전술로 사용한 4-4-2 카드를 꺼내 들었다. '수비는 최후방을 지키고 미드필더들도 중앙선에서 10m 이상 올라가지 말라'는 전략을 짰다. 대부분의 선수가 공격 본능이 꿈틀대는 상황에서 승리라는 대의를 위해 희생이 필요했다. 왼발잡이로 노련미가 일품인 전보규와 지난해와 달리 올해 컨디션이 부쩍 오른 이우찬이 투톱에 서며 골문을 정조준했고 빼어난 실력을 갖추고도 매번 세종시에서 어렵게 팀에 합류하고 있는 임은석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공격 조율 임무를 맡았다. 토마토가 자랑하는 이 세 명의 공격수는 이번 대회 나란히 골 맛을 보며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해 큰 기대를 하게 했다.

'주장' 이종호를 비롯해 김광연-김지영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그 뒤를 받쳤다. 셋은 말만 미드필더지 거의 수비수와 비슷한 자리에서 상대 공격을 차단하는 임무를 맡았다. 이날 승리를 위해서는 공격보다는 수비가 중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이를 위해 지난 두 경기 벤치에서 대기한 김지영이 '히든카드'로 등장했다. 이번 대회 처음 선발 출장한 김지영은 좋은 성적을 거둔 2~3년 전 대회에서 찰거머리 수비로 상대 공격수 혼을 빼놓은 바 있다. 이때의 좋은 기억을 다시 재현하겠다는 계산이었다.

수비도 변화를 줬다. 한번 공격으로 올라가면 돌아오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은 김형석이 어김없이 왼쪽 풀백에 자리 잡았으나 오른쪽 풀백은 기존 박주용이나 '20기 패기' 김동현 대신 조용훈이 맡았다. 조용훈은 이전 연습경기와 1차전에서 공격 쪽에 배치됐으나 적은 활동량으로 선배에게 욕을 먹었다. 하지만 스피드와 발재간을 갖추고 있어 버리기 아까운 존재였다. 중앙 수비는 매번 듬직한 플레이를 펼치며 두 경기 무실점 성과를 거둔 문지훈-신상윤이 호흡을 맞췄다. 둘의 합류로 그간 토마토FC의 약점으로 불렸던 수비 불안이 크게 개선됐다. 골키퍼는 역시 두 경기 단 한 골도 실점하지 않으며 '야신 모드'이던 양진영이 자리했다. 
 
토마토FC는 선공으로 시작한 전반전, 임은석이 시작하자마자 센터서클 근처에서 강력한 슈팅을 때리며 기선을 제압했다. 하지만 긴장한 탓인지 짧은 패스 미스를 연발하며 기세를 계속 이어가지 못했다. JTBC는 기존 1~2차전 상대보다 강했다. 토마토FC는 짜임새 있는 움직임과 패스를 바탕으로 뒷공간을 집요히 노리는 상대 플레이에 고전했다. 좀처럼 상대 진영에서 제대로 패스가 연결되지 않았고 흐름이 끊겼다. 하지만 실점 위기 속에서도 악착같이 공을 걷어내며 맞섰다. 특히 수비수로 처음 출장한 조용훈은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여러 차례 공을 뻥뻥 차며 분위기를 달궜다. 조용훈은 이미 시작 전 "난 전반 15분만 뛰러 나왔다"며 비장한 각오를 내비쳤다. 
 
토마토FC는 이후 연신 공중볼을 올려 공격 작업을 이어갔으나 오히려 상대의 높은 제공권에 고전하며 루트가 막혔다. 세밀한 전술 연습과 훈련 부족을 절감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이기려면 현재 모든 것을 다 쏟아부어야 했다. 그러던 전반 중반 단 한 번의 실수가 실점으로 이어졌다. 상대의 빠른 역습에 위기를 맞은 토마토FC는 페널티박스 안에서 상대에게 슈팅을 허용했다. 양진영이 골문 앞으로 나와 선방하는 듯했지만, 양진영 품에 들어왔다가 혼전 상황에서 공이 빠졌고 앞에 있던 상대가 그대로 로빙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허무한 실점이었다. 주심 재량에 따라 골키퍼 차징 파울이 선언될 수도 있었으나 골키퍼가 완전히 공을 잡아놓지 못했다며 토마토FC 어필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골 대부분이 조그만 실수에서 비롯된다는 아마추어 축구의 진리를 다시 곱씹게 했다.

후반 들어 토마토FC는 역시 체력이 떨어진 조용훈을 빼고 수비형 미드필더 정기종을 투입했다. 나머지 10명은 전반과 같이 기용하며 공격 활로를 열기 위해 온 힘을 다했다. 임은석도 더 공격적으로 나섰고 전보규-이우찬이 상대 골문 근처에서 상대 수비와 치열하게 싸웠다. 하지만 여전히 상대를 뚫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경기 종료가 다가오자 조급한 마음이 더 해져 패스 정확도가 급격히 떨어졌다. 경기 시작 전 "페어플레이하자"는 제안이 무색하게 두 손으로 유니폼을 끌어당기는 등 상대의 거친 플레이가 계속 파울로 불리지 않아 더 예민해졌다. 좀처럼 경기 중 화를 내지 않는 전보규나 이종호 등도 상대와 신경전을 펼칠 정도였다. 결국, 동점골을 넣지 못하고 주심의 종료 호루라기 소리가 울렸다. 공격 전술의 다변화를 절감했다.

아쉬운 결과였지만, 이날 출전 선수들과 디지털타임스전 조커로 나와 날카로운 공격력을 뽐냈던 정해훈, 든든한 수비 전력인 박주용-신항섭, 20기 막내들인 김동현-김응태, 주무로 뒤에서 후배들을 열렬히 응원한 김영택-박용준, 응원단 최병호 등은 부족한 선수와 연습 시간에도 2~3년 전에 필적한 성적을 올린 것에 만족하며 서로를 격려했다. 또 몇몇은 이번에 이겼으면 다음 주 토요일 또 휴일을 반납해야 했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다만 1~2차전 승리 이후 열린 회식 자리에서 2승에 대한 보상은 물론 16강전까지 이길 시 플러스알파의 금일봉 지급을 약속한 정광섭 편집국장의 공약이 생각나 고개를 떨어뜨렸다. 자신의 휴일을 팽개치고 연습 경기와 이번 대회에 임한 선수들은 현재 1~2차전 승리에 대한 '당근' 지급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경기 후 합정 제주삼다돈에서 열린 해단식에서 선수들은 고기를 구워가며 내년 4강 진출을 다짐했다. 이날 점심을 굶고 뛰느라 고기를 과다 흡입한 선수들의 회식비도 적지 않았다고. 부족한 예산 탓에 매번 연습경기 회식 자리에서 메뉴 추가를 망설였던 선수들은 이날만큼은 마음껏 이모님을 불렀다. 선수들은 한 명씩 자리에서 일어나 건배사를 하며 이번 대회를 치른 소감을 밝히고 소속감을 느꼈다. 일부 선수들은 아쉬운 마음을 달래기 위해 2차 장소로 향했고 그렇게 올 축구대회 일정을 마무리했다.
 
1차전 승리 후 인사하는 토마토FC. 사진/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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