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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윤

미운오리 코오롱글로텍, 이웅열 회장 앞에선 백조

작년 실적 악화에도 이 회장에 보수 11억원 지급

2018-04-22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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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코오롱인더스트리 자회사인 코오롱글로텍이 부진의 늪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등기임원인 이웅열 코오롱 회장은 2016년부터 매년 11억원의 고액보수를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전방인 완성차 업체들의 고전이 이어지면서 코오롱글로텍의 수익성이 하락하고 있지만, 이 회장은 예외였다. 오너로서 책임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22일 <뉴스토마토>가 코오롱 주요 계열사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코오롱글로텍이 지난해 이웅열 코오롱 회장에 지급한 보수는 11억100만원으로, 코오롱인더스트리(16억3620만원) 다음으로 많았다.
 
지난해 지주사인 코오롱은 8억원의 보수를 지급했고, 또다른 주력 계열사인 코오롱글로벌은 9억2300만원을 제공했다. 코오롱글로텍은 지난 2015년 이 회장에게 10억300만원을 보수로 지급했다가 2016년 1억원을 올려 준 뒤 이를 유지하고 있다.
 
 
코오롱글로텍은 다른 코오롱 계열사와 비교해 회사 덩치나 실적이 크게 뒤져 있다. 이 때문에 코오롱글로텍의 보수가 지나치게 높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코오롱글로텍은 자동차원단, 폴리프로필렌(PP) 단섬유와 인조잔디, 골프장 영업 등 레저사업을 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연결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출은 15%, 영업익은 12%로 기여도가 낮은 편이다. 실제로 코오롱글로텍은 지난해 매출액 6662억원, 영업이익 29억9400만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매출은 3.1% 줄고, 영업이익은 88%나 급감했다. 이와 반대로 코오롱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22% 줄면서 이 회장과 직원 보수가 각각 11% 감소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역시 영업이익이 28% 감소함에 따라 상여액이 깎여 이 회장의 보수가 전년보다 8% 줄었다.
 
특히 지난해 코오롱인더스트리 실적 악화의 주요인이 코오롱글로텍이 속한 산업자재 부문이었다는 점에서 코오롱글로텍이 이 회장의 지갑 채우기에만 급급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따르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올 1분기도 산업자재 부문에 발목이 잡혀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 시장 일각에서는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원료가격 인상 부담과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올 상반기까지는 실적 회복을 이루기 힘들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도 나온다.
 
이에 코오롱그룹은 이웅열 회장이 올해 1월부터 코오롱글로텍에서 급여를 받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경영악화가 지속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보수를 전액 반납키로 했다는 설명이다. 코오롱그룹 관계자는 "코오롱글로텍은 지난해까지 이사보수 지급기준에 따라 보수를 제공했으나 올해부터는 월급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계열사들이 이미 지난해 이 회장의 보수를 내린 상황이라 급여반납이 뒤늦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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